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문학동네 시인선 69
박은정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랫만에 시집을 구매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어쩐지 이 시집은 어딘가를 떠돌다 나에게 온 것이 아닐까?

아무리 아닐, 아니겠지라고..해봐도

역시 이 콤콤한 냄새를 도저히 어쩔 수 없어서

누군가는 이 시를 화장실에 두고 내내 읽어 보았나 보다.

아무리 중고가 아닌 새책을 사도 .

비닐 커버로 쌓여져있지 않다면

이젠 모두 중고 책에서 오는구나 해야 할까부다.

속상한데, 내 삶이라고 뭐 딱히 그곳을 피해가는 것은 아니니

유난은 떨지 말자. 하면서

그냥 참아버린다.

한숨은 그래도 난다. 냄새 라도 좀 빼고 가져다 주지..

너무 했다.

 

그렇다고 시인의 시가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

 

시인은 아나? 이리 쓰여진 시는 누군가는 향수를 입히는 밤에.

누군가는 담배연기와 화장실의 습기먹은 냄새까지 모두 품어야 한다는 것을.

당신도 위로 받기를

그리 시간을 내서라도 조금 더 읽고 팠을 거라고

나도 나를 위로한다.

나에게 오려고 얼마나 급하게 옷을 추슬렸을지

그 삶이 들여다 보이는 듯하여.

사람이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긴지..하는 위로.

조감도 중 -
.
3.고해

등을 돌리고
무덤처럼 앉아 있다
내 몸에서 나는 냄새를 견딜 수가 없어

죽은 쥐를 가지고 노는 손
마르지 않는 죽음 위
검푸른 딱지

입이 살아 있다면
나를 용서 할 수 있을까

바닥없는 침묵 속에서
울혈이 터져 나왔다

해질 무렵
우물 속으로 돌을 던지면
붉은 늑대의 동공이 커졌다

p.055 /056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5-19 0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0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19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0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0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0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