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를 먹으며 ]

 

 -글 이오덕, 그림 신가영, 도서출판 낮은산, 2004-


 

 

 

이 그림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자 냄새가 난다.

이오덕 선생님은 어린 시절을 이렇게 감자를 통해 조용히 말씀해 주셨다.

안방과 정지 샛문으로 어머니가 젓가락에 찍어 주시던 감자가

아마도 선생님의 삶을 지켜 준 텃밭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말씀보다 따뜻한 감자로 모든 걸 가르치신 것이다.

스무 살부터 사십 년 넘게 선생님은 산골 작은 학교에서만 일하셨다.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몇 십리 길을 시냇물 건너고 산을 넘으며 걷고 또 걸으셨다.

그 산길에서 선생님은 결코 잊지 못한 것이 어머니와 감자였을 것이다.

돌아가신 지금 하늘나라에서도 하느님과 함께 감자를 잡수시겠다니

부디 그리 되어서 행복하시기를 두 손 모아 빌 뿐이다.   -권정생-

 

 

 

*지난 일기를 옮겨와 봅니다.

지금은 루쉰의 소설 이야기를 같이 떠드는 딸.

물론 ,어린이용 도서이니 축약판 이긴 합니다.만,

항상. 엄마가 뭘 쓰는지 무얼 읽는지 관심을 가지는 딸이라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닙니다. ^^

하다못해 일기를 쓰는 데도 자꾸 들여다 보니까 말이죠.

처음엔 너무 신기하고 대견했는데..이젠 그러려니..하는 일이 되버렸던 중..

마침, 소리내어 읽는 다는 말에..저는 ,딸도, 아직 서로 그러니까..

옮겨 와 봤습니다.

 

 

 

 

아래의 시는 내가 전문을 다 구하 못하고

중략된 [시 詩 ]만을 발췌해 온 것이다.

읽어보면 그저 한편의 성장소설같은..아주..긴..이야기가 담겨있다..

 

어제 오후 기진해 누워있는 시간에 온 문자..

"엄마, 학교 다녀왔습니다~~"

다른 곳은 어떠했는지 모르나..이곳은 비가오고 바람이 거친..날..이었다.

"오~!수고했어요.딸..춥지않았구?"  -물론문자

"네.^__^ 저 독서해야되서 다 하고 다시 할게요.밥은 먹었어요"        -문자

"응, 수고!!"    -문자


이 앞 전에 한 새벽 ..아이가 문자를 하고 그 다음날  또 문자를 했기에 내가 통활해도

좋으냐 묻고 전활했었다.느닷없는 아이의 말이..

 

'엄마,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해서 엄마를 못 보러 갔어....'

 

나는 그저 너무 숨이 막혀 말이 나오질 않았다.....무슨 말로든 아이의 생각을 달래주어야 겠기에....

 

'아니야..누가 그래?! 누가,,네가 잘못해서 엄마를 못보게한다구..엄마가..그저..병원에 왔다갔다하느라

응?? 시간이 잘 않맞았던거지..네 잘못이 아니야..응??'

 

'할머니가....내가,독서록을 안써서, 딱 한번 깜빡하고 안썼거든요. 그래서 화가 나셔서..'

 

 

 

'아, 그런일이 있었어?? 놀다 깜박했구나?? 해야되는데.알면서 노는게 좋아서 자꾸 미뤄지지??..'

 

 

 

"네..."

 

 

 

"원래..그래..엄마도..그랬어..네 나이때에.."

 

"정말요??"

 

 

 

"그러엄...엄마도 너랑 같은 나이가 있었다니까...ㅎㅎㅎ그래서 엄마는 우리 딸 마음 아주 잘 알지~^^

그래서 말인데,우리 할머니 속상하게 해드리는건 하지말자..독서록은 책읽고 바로 써야느낌도 생생하지않을까?..

좀 귀찮은건 후딱 휘리릭 먼저 하고 걱정없이 노는건 어때??"

 

 

 

"응~!! 그럴께.!!"

 이런 일이 있었다....자신이 잘못해 나를 볼 수없는 거라는 아이 의 말...가슴이 멍이 들도록 아프고 아프고.아프다.

 

"엄마,저 독서,다하고 독서록도 다 썼어요.전화해도되요?"

 

내가 바로 전활 걸었다.

나는 딸에게 오늘의 책을 물었다..

[감자를 먹으며..이오덕 선생님..아..아니 할아버진가?..아..이젠..돌아가셨다니까.?..엄마..내가..읽어 줄게요..]

....

 

故 이오덕 님.

 

'감자를 먹으며'


뜨끈뜨끈한 감자를

젓가락 끝에 꿰어

후우 후우 불며 먹으면

그 어릴 적 생각난다.


네 살이던가 다섯 살이던가

그러니까 70년이 지나간

그 때도 꼭 이렇게 감자를 먹었지.


우리 어머니 아침마다 저녁마다

정지* 에서 밥을 풀 때

솥뚜껑 열고 밥에 앉힌 감자

맨 먼저 한 개 젓가락에 꽂아 나를 주셨지.


*정지: 부엌(이 책에 실려 있는 설명글은 이오덕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 붙여 놓은 것입니다.)

 

겨울이면 정지 샛문 열고 내다보는 내 손에 쥐어 주며

꼭 잡아 꼭!

봄 가을이면 마당에서 노는 나를 불러

김 무럭무럭 나는 그 감자를 주며

뜨겁다 뜨거, 후우 해서 먹어!


후우 후우

나는 감자를 받아먹으면서

더러 방바닥이나 마당에 떨어뜨리고는

울상이 되기도 했을 것인데

그런 생각은 안 나고

일찍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얼굴도 안 떠오르고

후우 후우 불다가 뜨거운 감자를 입에 한가득

넣고는 하아 하아 김을 토하던 생각만 난다.

 

후후 후우, 허어 허어, 냐음 냠
감자를 먹으면서 나는 자라났다.
밥을 먹기 전에 감자부터 먹고
가끔은 삶은 것을 점심으로도 먹고

논 매시는 아버지 새참으로 갖다 드리고는
논둑에 앉아 아버지와 같이 먹고
겨울에서 봄까지 소죽을 끓일 때마다
아궁이 잿불에 구워 먹고
여름날 삼묻이굴에 묻어 놓았다가 먹고

 

중략..

 

아주 긴 시여서..

원문을 구해 전부 옮겨올 수가 없없다...

딸은..덧붙임글도 읽어드려요? 한다..[나는] 아니..너의 생각을 덧붙여 줄래??

하니까..[한다는 말이]..음..이 책 작년에도 읽었는데 ..역시..아무리봐도 이 할아버지 선생님은

감자를 진짜, 아주..많이~ 좋아하시나..봐요..그 생각밖에 안들어..하하

[나도]..웃으며..그러게..얼마나..좋으면 사람색깔도 냄새도 감자같이되었다 하셨을까..그치??

네..감자 글자가 아~주 많아서 처음부터 몇개인지 세어보다 잊고 잊고 했어요..

풋~..나의 딸..답다..

나의 생각 역시..그랬다..나도 원문을 보면 감자 글자가 전체 몇 단어가 나오나 세어 봐야겠다 했던것..

시..중엔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그 배경마저 아우르면서 말이다.

나역시 그 그림을 안다.제목도 [감자먹는 사람들]..

그러하나,,,나는 그것을 착한 사람들이 살고있다고..라고 부른다..

감자냄새..감자같은 색깔..그것을 나누는..

착한 사람들...비록 오늘 우리가

나눌것이 감자,그 것 뿐일 지라도..마음이 착하여서 행복하였네...라고...

부디..나의 딸에게도 그런 축복이 가득하길..바라며..

 

 

그가 모르는 장소...블로그에서

 

[ 그 장 소 ]

 

 

2012/04/06 06:51

이 그림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자 냄새가 난다.

권정생-선생님의 말 중에서.(강아지똥,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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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3 05: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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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3 07: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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