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늘

신경숙 산문집

문학동네
1995년.
힘들 때마다 한 번씩 펼치게 되는 작가의 책.
이 책의 책날개 안쪽 한장은 아프게 찟겨나가고 없다.
한때 나와 한지붕 아래서..
나에게 가장 좋은 것들을 주고자 애쓰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도 사랑 이었지..한다.
오래 잊고 있다가 절망스럽다 생각이 들던때
아마도..그녀는 작가는 까맣게 잊었을테지만
계시같이..답장을 줬었지.

좀 더 살으라는.
아름다운 청춘..아니겠냐는..그런얘기였는데
그 빛나는 보물같은 말을 힘으로 삼고
아이를 낳고 ..어찌 어찌 여기까지 견뎌왔다고..
그녀가 그때 마이오르간 계정을 잃어버려 고생중이었듯
나 역시 지금 라이코스의 그 계정이 잃어 그녀의 글을 잃었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나와서..그녀가 누군지도 모르며 써놓은 언젠가의 이메일
주소라는 말에..나는 심장이 두근 두근 그랬지.

지나는 말이었을 텐데..
알아도..혹은 몰라도 진심인것이다.
한자 한자 발음하며..지금 뭐가 가장 힘들지..
싶을때..
아름다운 그늘..이 그늘의 힘을 빌려..
그 그늘에 몸도 얼굴도 숨기고 숨도 쉬고 눈물도 감추고
그랬다고..

늘 모자란 감사함을 멀리서 전하며.

정말 가지고 싶은것은 가져서는 안된다, 인적의 바퀴처럼
지나온 것들은 마땅히 묻을 것을 묻어 준다..... 가져서는 안된다, 이것이, 나의 일생이었도다......
나의 돌아감을 나여 허락하라
나는 나에게밖에 허락을 간구할 때가 없나니 p173

담담한 수채의 지옥---중,

옛집에서 떠나온 지 며칠이 되도록 어수선함 속에 대책없이 놓여 있다.
오피스텔 . 어쩌자고 이곳으로 왔을까.
주인은 이 달 안으로 이사를 갔으면 했다. 나는 소설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
.
나는 여기 살아야 한다.
짐구덩이 속으로 찾아온 그녀가 단순하게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짐이 많아? 버릴 건 다 버려!
나는 멍하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버리지 못한 책을
제외하고는 필요한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더듬거리는 내가 안돼 보였던지 그녀가 피식,웃는다.
그래. 다 필요한 것 들이네.

달라진 건 풍경일 뿐이다.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p269~270

지금은 다시오지않는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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