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방·해변의 길손 - 1988년 제1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한승원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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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방 해변의 길손

작가
임철우, 한승원
출판
문학사상사
발매
2004.12.22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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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1988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

 

 

 

붉은 방-임철우

 

 

 

『 뭐야,아침부터 하품만하구.어젠 몇시에 들어갔었나,이형사.

 

앞자리의 잠바가 내 옆의 사내에게 묻고있다.

 

말도마슈.쓰발 새벽 두시가 넘어서야 들어갔다구요. 그새낀 한번

 

술판에 앉았다하면 꼭지가 돌기전에는 끝장을 안 내거든.어제도 오

 

차까지 갔지 뭡니까.

 

그 새끼라니.또 술먹었구먼. 누구랑?

 

최 과장 말입니다.최달식이. 그친구가 오랜만에 한잔 사겠다고 전활

 

했는데,안 갈 수가 있어야죠.에이 그랬더니 마누라는 한밤중에 질질

 

짜고,게다가 애새끼까장 덩달아 악악대고, 에잇 참, 이틀 만에 집이

 

라고 찾아들어가 보니 속만 상해서 원.  』18p~19p

 

 

 이 글의 백미를 꼽으라고 하면 나는 여길 ,,바로 이 부분을 말할테다.   글 엔 세명의

등장인물이 필요한데. 사내1과 이형사, 그리고 동료형사로 느껴지는 다른 한명.

이렇게 3인.

대화를 보면 두 형사의 피곤에 절은 일상을 옮기고 있는 듯 보일뿐.

특별한 징후 따위는 없다. 평이하다. 좀 과하게 마신 술과 이형사네 집에 부산스런

일이 있다 여겨질 뿐......어디에도 비상식과 파괴적 징후가 없는 듯하고

사내1은 우연히 동승하게 된 행인같기만 하니..

저들은 누구이고 사내는 누구인가..사건의 개연성이랄게 있기나 하냔 말이다.

 

 

 

『 피의 지옥 -맨 처음 뇌리속에 떠오른 느낌은 바로 그랬다.나는 마주하고

 

 서있는 그 풍경을 차마 현실로 인정하기가 어렵다. 붉은 방. 사방 벽과 천장

 

까지가 온통 시뻘건 선지피 빛깔의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것이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뭉크의 그림.화면전체가 한꺼번에 무서운 속도로 불에

 

녹아들고 있는 것처럼 기괴하게 뒤틀리고 있는 속에서, 역시 똑같이 뒤틀리

 

고 일그러진 해골 같은 사내 하나가 두 손으로 제 귀를 틀어막은 채 무어라

 

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그림 말이다. 그 그림을 볼 때마다 나는 어디선가 단말

 

마의 비명이 우렁우렁 고막을 떨게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사내일까. 뭉크의 그림 속  그 사내가 온몸에 피를 뚝뚝 흘리

 

며 이 방에 찾아들어와 벽과 천장을 온통 저렇게 피칠갑을 해놓은 것일까.』45p

 

 

 

이벤트 당첨이라도 되서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을 찾자.하면 그런 방을 구경하게 될까?

그렇다해도 온통 사방이 붉기만 한 방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이 수상년도가 88년 ..지금은 반미.반일.반북.친미.친일.친북..아 !

아~우리는 북에 대해선 다른 표현들을 교육받고 자란 세대이다.

이 글 속의  붉은 방-의 주인 되는 최 달식(별명쯤은 ..뭉크?!)이 그랬듯..

반공,멸공,이 자연스러웠던  시대를 붉은 표어와 포스터를 해마다  그리며 컸다.

지금은  내가 배운 대로 역사 교과서를 습관처럼  읊어대면  주변에서 (넌,어 ,별,)할른지도...

통일에 대해선 말들을 하지만, 정확히 6.25 가 뭔지. 공산주의가 뭐고

 민주주의가 뭔지,사회주의가 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있기나 할지.

 

다 싸잡아 정치놀음으로 볼지도 모를 일이다.

 

 슬프게도 말이다. 이 붉은 방의 주인인 최 뭉크"씨는 

우리 전세대들이 다 그렇듯 전쟁에 일가 친적들이 죽고 아버지가 홧병에

알콜 중독이 되고 (그의 아버지 역시 경찰)강제 퇴출이 된다 . 전쟁이 죽인

부모 형제의  원한이 사람을 삼켜서..그것은 기어이 아버지를 철길로

흩날리게 만들고. 어머니마저 정신을 놔버리는  개기가되서는......

 

최 뭉크"씨의 남은 생은 어떤 꿈도 꿀수없고 가장으로 ,

아버지의 그자릴 대신하게된다. 그러니까 그 붉은 방은 피칠갑이 맞다.

아버지의 피가 철길에서 펄펄 흩날렸듯..온통 붉었을 것이니..가슴이고

눈 앞이고  그의 어디에 붉지 않은 곳이 있을까..그가 절규와 절망의 그 자체 인 것..

원망과 분노를 태우는..

그런데 애꿎은 일이다...그 방을 채우는 더운 피는 결코 남의 피가 아니다.

적이랄 수도...

 

그가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진짜는...그는 빨갱이가 뭔지..사실 잘 모를거다.

사상이나 알겠나..막스니 이데올로기니 하는 걸 알겠냔 말이다.

사람잡는 백정같은 그런 야차가 되었을뿐.....

 

그게 더 슬픈건데...

 

그런데 더 끔찍하게,

그는 신에게 신실하게 기도를 한다는것.이.다.무,섭,다.

 

 사내1이었던  등장인물 이자 또,다른 주인공 오기섭"(이 역시  붉은 방의 뭉크 이다)

다짜고짜  군대 동기에게 배푼 호의로인해 끌려와  하늘엔 영광~이니,,이 땅엔~굴비를 엮자!(뭐?)

그런 심보로 가득한 최 뭉크 "한테 걸려  고문과 자술이라는 반복학습을 눈높이 교육으로 받아대고

있었으니 말이다..혐의란 없다는 걸 ... 알면서 시간 끌기를 계속하며 원하는 답을 요구하는 그들.

결국 포기하고 오 뭉크"씨가 된 그를 원래의  자리로 내보내나...

이미 그의 세계는 밑둥 부터 흔들린 후라는걸..안전하다 믿었던 세계는 이제 끝난것을....

아마 사는 동안 계속 확인하며 살아야 할 거라는걸 .....

 

 뭐,다행이 붉은 방을 피해간 우리들은 대신 남은 가족들의 몫으로

 꼬박꼬박 이 나라에  젊음의 한 때를 이자로 떼어주고..

 그도 아니면 평생을 그늘 속에서 악다구니를 써가며

 고릿대 이자를 물어주는 저당 잡힌

 인생을 살고 있다.이 땅에 사는 한

 누구도 이 땅의 정치와

 무관할 수없으니.

 우리들은 모두 죄인.


  그래도...

 

 아프리카 청춘이다.....

                             ....10cm가 부른다.....

 

 

붉은방 해변의 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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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우, 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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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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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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