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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의 인생 2막
버들치 지음 / 진서원 / 2023년 12월
평점 :
버들치의 인생 2막
저자는 오랫동안 금융업에서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퇴사 이후 누가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제 2의 직업을 갖추기 위해 시간을 들여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따로 배운 기술 자격을 살펴보면 도배공, 미장공, 중장비기사, 조경공, 소방안전관리자 등이다. 그러니까 현장 어느 곳이든 써먹을 수 있는 기능으로 건강하다면 70세까지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다.
저자는 월 수입을 400 만원 정도로 잡아 놓고 40대 면 좀 더 욕심을 내도 되겠으나 50 대는 무리하게 너무 돈을 쫓다가는 몸을 망칠 수 있기에 자제를 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직장 생활을 무리 없이 원만하게 했다고 해서 퇴직 이후 사회 생활이 원만할 거라는 생각을 하면 큰 오산이다.
정년 퇴직이 가까이 올 때가 되면 몸도 같이 퇴화되어 기능이 떨어지며 회사에서도 직원들 정년을 정해 놓은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며 기억력과 추진력 그리고 열정이 바닥을 들어내는 것을 회사는 당사자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글 귀가 와 닿아 적어 본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_ 틱닛한 스님의 말씀
퇴직이 임박한 50 대는 제 2의 인생 준비를 위해 퇴직 전에 무엇을 할 것인가 준비를 하고 퇴직을 해야 걱정거리가 없다. 남들이 쪽팔린다고 미적 거리고 있을 때 치고 나가야 한다. 이런 저런 것을 다 자로 잰다고 해서 답이 나오지 않는다.
퇴직 이후는 폼 나는 명함을 준비하려고 해서도 안되며 계급으로 치면 이등병으로 다시 거듭나야 생활에 편하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는 투자, 사업, 일꾼으로 구분을 할 있는데, 가장 접근을 하기 쉬운 방법이 일꾼이다. 사회에서 필요한 일꾼을 보면 도배공, 중장비기사, 지게차기사, 버스기사, 건축도장, 건축 거푸집 등이 있다.
저자는 직접 경험을 하면서 한건씩 도전을 한다. 도배공은 부부 한 조가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많고 인적 네트웍으로 사람들이 움직여 신출내기는 어디 낄 수가 없고 몸도 좀 날렵해야 도배의 일에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중장비는 경력이 좀 되고 젊은이를 선호하지 나이가 많고 숙련되지 않는 사람은 현장 소장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게차는 시장에서 기회가 좀 많으나 수입이 낮아 인기가 떨어지고 대형 버스는 학원 차량 운전의 기회가 많다. 시간을 잘 지켜야 하며 특히 비가 올 때는 운전이 어렵고 학원 주변이 복잡하여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책에 버스 안에서 도시락을 까 먹었다는 내용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책 글 표현으로 봐서 저자 분은 경상도 분인 것 같다.
타일공의 말이 이 사회의 현실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기능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훔치는 것이다." 기능은 자기의 밥줄이 끊어질까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을 꺼린다. 전수가 되면 시장의 경쟁자가 되기 때문이다. 타일 작업은 먼지가 많이 나고 또 좁은 공간에서 동료 작업자의 흡연으로 건강 상 문제가 될 것 같아 타일공도 접게 된다.
미장공에는 기계 업무와 미장 업무로 구분이 되는데, 단가는 미장이 훨씬 높으며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 한 조로 이루어지지만 약간의 알력이 있으며 기계팀에서 미장팀으로 이동이 쉽지 않다고 한다. 한번 기능을 습득한 권리는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신조가 있다고 하니 이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원리이며 이치인 것이다.
미장의 일은 뱃일 다음으로 힘이 들지만, 열심히 빡 세게 한 달 일하면 1,000만 원을 가져 간다고 하니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미장은 가장 힘이 드는 작업이고 정화조 청소를 하는 역사 관리는 가장 더러운 일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돈 벌기가 만만하지 않음을 가르쳐 준다.
제 같은 경우는 강원도 양구에서 눈을 3년 동안 치우면서 군 생활을 한 경력으로 사회에 나가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었다고 자부 했다. 휴가 나와 공사 현장에 가서 무거운 전기 케이블을 당겼으며 지금은 거의 중장비로 땅을 파지만 과거는 인력 터파기도 많이 했었다. 단단히 굳은 땅을 곡괭이 와 삽으로 모두 해결을 했으니 말이다.
책의 내용 순수함이 묻어 나고 고위직 부르조아 향이 나는 레벨이 아닌 이 땅에 살고 있는 평민에 대한 생각 내용이 가슴에 와 닿으며 퇴직을 앞둔 사람들에게 진로의 방향을 안내 해주는 좋은 책으로 평가를 하고 싶다. 이렇게 명함을 만들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저자께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오는 12월 중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보내 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