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러너 - 변화에 강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한상만 지음 / 청림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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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패스트 러너

세상은 속도를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확인하는 메일함, 몇 초 단위로 울리는 알림, 오늘 안에 마무리해야 할 수많은 업무. 그러나 정작 우리는 그 속도에 걸맞은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단지 허공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신간 도서 패스트 러너는 이런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책이다.

제목만 보면 단순히 빨리 달리는 법을 가르치는 자기 계발서 같지만 책이 펼쳐내는 메시지는 훨씬 더 깊다. 이 책은 속도를 단순히 시간 단위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자 시대적 태도라는 시각에서 해석한다. 마라톤과 단거리 달리기, 도약과 휴식의 균형, 그리고 무엇보다 속도의 방향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까지 끌어낸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러닝을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삶의 메타포로 제시한다. 우리는 누구나 달리고 있다. 다만 어떤 이는 무의미한 원을 그리며 제자리를 맴돌고 또 어떤 이는 방향 없는 전력 질주에 지쳐 쓰러진다. 반면, 속도와 리듬을 조율하며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끝내 결승선을 통과한다. 패스트 러너는 바로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비밀을 풀어낸다.

달리기를 통해 배우는 리듬과 호흡, 그리고 삶에서 필요한 속도의 전략적 활용은 단순한 운동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삶을 경영하는 방법론으로 확장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사례들은 가볍지 않고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은 체험이 녹아 있어 설득력이 강하다. 책장을 덮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달리기 방식을 점검하게 된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빠름을 무조건적인 미덕으로 포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빨리 하는 것, 고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을 성공의 상징처럼 여긴다. 그러나 저자는 속도의 그림자 역시 놓치지 않는다. 너무 빨리 달리는 사람은 길을 잃기 쉽고 지나친 속도는 체력을 갉아먹어 결국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만든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지속 가능한 속도다. 저자는 단거리 주자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마라토너의 꾸준한 페이스를 비교하며 인생의 속도는 이 두 가지를 상황에 따라 조화롭게 사용하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이 메시지는 오늘날 번 아웃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일의 속도를 올리다가 결국 삶의 방향을 놓친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마치 무겁게 내려앉은 어깨를 두드려주는 듯한 문장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속도를 단순히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는 차원에서만 이해해왔다. 마치 러닝 머신 위에서 목표 거리만 보고 달리듯, 잠시도 멈추지 않고 앞만 보며 뛰어왔다. 그런데 이 책은 멈춤과 조율의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 속도를 늦춘다는 것이 뒤처짐을 의미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때로는 호흡을 고르고, 리듬을 바꾸고, 방향을 점검하는 일이야말로 진짜 빠른 달리기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임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무조건 마감일 만 보고 달리던 과거의 방식은 자주 시행착오와 에너지 낭비를 낳았다. 하지만 속도를 분배하고 적절한 지점을 체크하며 조율했을 때 훨씬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패스트 러너는 그 깨달음을 문장으로 사례로, 그리고 명확한 전략으로 짚어주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단순히 달리기의 철학이나 효율적인 시간 관리 비법을 다룬 책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 책은 인간의 속도와 리듬, 그리고 방향성에 관한 총체적인 성찰이다. 빠르기만 한 세상에서 나만의 속도를 찾는 일은 단순한 자기 계발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책 속에서 만난 이야기들은 단순히 동기부여 용 문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부딪히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진짜 조언처럼 다가온다. 읽는 내내 나는 어떤 달리기 방식을 택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좋은 책은 독자를 자기 삶으로 돌려보내는 힘을 가진다고 하지 않던가. 패스트 러너는 바로 그런 책이다. 내 삶의 페이스를 다시 조율하고 싶어졌다. 더 멀리, 더 오래, 그러나 결국은 더 깊이 살아가기 위해.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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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현대지성 클래식 69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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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손자병법

손자병법은 2,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읽혀 온 고전으로 로마의 역사와 비슷 시기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손자병법이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새로운 해석 서로 전쟁의 기술로만 여겨졌던 전략과 전술의 언어가 기업 경영과 인간관계 자기 삶의 길을 닦아 나가는 데까지 연결되는 과정을 탁월하게 풀어내어 놓았다. 고전의 무게와 현대의 생생함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이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책의 초반부 손자병법의 핵심 원리를 정리하는 데 집중하고 전쟁을 피하면서도 이기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는 대목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문장을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현실 속 선택의 기술로 재 해석한다.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것은 결국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고 본질을 지켜내는 것이다. 경쟁 사회에서 누구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몸을 갈아 넣는 대신 핵심 가치에 집중하는 길이 더 현명하다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여기서 손자병법이 단순히 전투의 기술이 아니라 삶의 지혜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손자병법의 주요 장을 하나하나 짚어 나가며 현대적 맥락으로 풀어내며 지형 편에서 강조하는 형세를 살펴야 한다는 가르침은 비즈니스에서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과 연결된다. 적을 알기 위해 정찰을 보내는 전술은 오늘날 고객의 욕구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이런 식으로 고전의 언어와 현대의 언어가 매끄럽게 번역되면서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 길 위를 걷는 듯한 경험을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회사를 다니며 겪었던 갈등, 인간관계에서 충돌, 혹은 개인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했던 순간들이 손자병법의 문장과 나란히 놓인다. 책은 고전 해설서 이자 동시에 자기 성찰의 기록으로 읽힌다. 독자는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의 현실에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질문을 자연스럽게 품게 된다.

고전을 해설하는 책은 종종 원문을 인용하다 산만해지거나 현대적 해석을 덧붙이다 흐름을 잃곤 한다. 그러나 이번 책은 각 장마다 핵심 문장을 뽑고 그 의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뒤 실제 사례를 통해 정리한다는 뚜렷한 구조를 유지한다. 덕분에 복잡한 전략서 아니라 잘 정리된 인생의 교본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손자병법에서 정보는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였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는 다르지 않다. 정보를 단순히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가려내고 활용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넘쳐 나는 데이터 속에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면 마치 적의 함정에 빠지는 군대처럼 우왕좌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오늘날 자신이 맞닥뜨린 혼란의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이는 고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생존의 질문이다.

예컨대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다툼을 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승리라는 대목은 나 스스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불필요한 싸움에 휘말렸는지 떠올리게 한다. 때로는 말을 아끼고 때로는 물러서는 것이야말로 더 큰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교훈을 넘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졌다. 이 깨달음은 책이 준 가장 큰 선물로 생각이 된다.



리더십이라는 주제를 손자병법의 맥락에서 풀어내 보면 장수는 부하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신뢰는 공정함과 일관성에서 나온다. 이 가르침은 조직을 이끄는 오늘날의 리더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리더가 두려움과 강압으로 사람을 움직이려 하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대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두려움이 아니라 신뢰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후반부에는 손자병법을 통해 삶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전쟁터에서 무모한 싸움을 경계하고 쉬어야 할 때는 반드시 쉬라고 강조했던 손자의 조언은 오늘날 무한 경쟁에 내몰린 우리에게 절실하다. 이 가르침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은 끊임없이 싸우는 데 있지 않고 싸워야 할 때와 물러서야 할 때를 아는 지혜에 있다고 정리한다. 이 대목은 특히 현대 사회의 과로와 번 아웃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단순히 승리를 위한 전략서 아니라 인간 다운 삶을 위한 지침으로서 손자병법을 재발견하게 된다.



고전을 바탕에 두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빚어낸 글로 고대의 전술과 전략이 오늘날의 사회와 개인의 문제에 이렇게 까지 명료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무엇보다 각 장의 메시지가 서로 잘 연결되며 군더더기 없이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읽는 내내 길을 잃지 않고 마치 잘 짜인 지도 위를 걷듯이 손자병법의 세계를 따라간다.

결론적으로 손자병법 신간은 단순히 과거의 지혜를 반복하는 책이 아니다. 고전을 현실의 언어로 재구성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어 준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필요 없는 싸움을 피하는 법, 사람의 신뢰를 얻는 법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지혜라는 것 그래서 이 책은 고전 해설이자 자기 계발서 동시에 인생 지침서 그리고 그 말 속에는 단순한 구조의 깔끔함만이 아니라 고전을 오늘의 삶과 연결 시켜 준 통찰에 대한 감탄이 담겨 있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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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봬도 말짱해 - Quirky Yet Fine, 콩트
박정용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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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이래봬도 말짱해

1. 마음의 멍울 어루만지는 문장들

세상은 늘 괜찮은 척을 요구한다. 몸이 아파도, 마음이 고장 나도, 우리는 여전히 말짱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하루를 버틴다. 이래봬도 말짱해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목소리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무너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말없이 팔을 내밀어 준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문장을 단정하게 꺼내 들며 우리가 잊고 있던 감정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멋 부리지 않은 문장들 감정의 결을 숨기지 않은 고백이 이 책의 첫 인상이다. 저자는 자신의 불안, 우울, 자책, 회복의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 과정이 누구에게 낯설지 않다.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의 일기에 더 가깝다. 그러나 그 일기는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그렇다. 말짱하다는 건 결국 버티고 있다는 뜻이다. 누가 봐도 괜찮아 보이지만 속에서는 매일 자신과 싸우는 사람들의 표정이 이 책 속에 있다. 문장은 그래서 부드럽지만 단단하다. 그리고 독자는 그 문장을 따라가며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2. 무너진 적이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

이래봬도 말짱해의 힘은 그저 위로의 말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의 진짜 힘은 경험에서 비롯된 진심이다. 저자는 스스로도 오랫동안 마음의 병을 앓으며 세상의 시선과 싸워왔다. 그 시간 속에서 느낀 상처와 회복의 과정을 정제된 문장으로 풀어낸다. 그런 진심이 있기에 이 책의 한 줄 한 줄은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저자가 괜찮은 척을 하다 보면 진짜 괜찮아지는 줄 알았다는 문장을 쓸 때 독자는 그 속에서 자신을 본다. 우리는 모두 어느 순간 스스로를 속이며 살아간다. 상처를 덮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가면을 벗겨낸다. 그는 괜찮은 척을 하는 동안 나는 내 안의 진짜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 문장은 가슴 한가운데를 찌른다.

책은 총 여러 개의 짧은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는 하나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며, 분노, 슬픔, 외로움, 자책 같은 감정들이 솔직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그것이 어둡거나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빛이 스며드는 방식으로 감정을 다룬다.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통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법을 알려준다. 무너져도 괜찮다.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메시지가 단순한 위로가 아닌 삶의 태도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저자의 고백을 통해 나 자신의 아픔을 다시 바라볼 용기를 얻었다.




3. 괜찮지 않은 나를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말짱해진다

가장 인상 깊은 문장은 나는 부서지면서 단단해졌다 대목이다. 처음에는 모순처럼 들리지만 읽다 보면 그 문장의 진의를 깨닫게 된다. 상처를 피하려고 애쓸수록 우리는 더 취약해진다. 반대로 상처를 받아들이고 직면할수록 사람은 단단해진다. 저자는 그 과정을 회복의 기술이라 부른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치유라는 단어가 자주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상처를 안고도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완벽히 회복되지 않아도, 여전히 불안해도 그 상태로 살아가는 법을 말이다. 그것이 진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책의 문체는 차분하지만 정직하다. 독자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느낌이다. 마치 누군가 내 옆에서 너 괜찮아 라고 묻는 듯한 따뜻한 음성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애써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문장 사이사이에서 허락을 받는 기분이었다. 말짱하다는 건 상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상처와 함께 살아간다는 뜻이라는 걸. 저자가 말하는 말짱함은 그저 버티는 상태가 아니라 상처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놓치지 않는 힘이었다.



4. 무너짐과 회복 사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관계와 자기 이해의 문제를 짚는다. 인간관계 속에서 불안,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는 마음, 사랑과 상실 사이에서 느끼는 혼란들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특히 누구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자기 포기였다 문장은 마음을 멈추게 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잃는다. 상대의 기분을 맞추느라 나의 감정을 희생하느라, 결국은 내 안이 텅 비게 된다. 저자는 그런 삶의 패턴을 부드럽게 그러나 날카롭게 짚어낸다. 그리고 말한다. 나를 지키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다. 그 말은 단순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문장이다.

지하철에서 울컥했던 순간, 친구의 말 한마디에 무너졌던 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어야 했던 아침. 그런 구체적인 장면들이 독자의 마음을 깊이 흔든다. 누구나 그런 순간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이 책은 거창한 철학이나 인생론 아니라 삶의 민낯을 담은 기록이다. 왜 그렇게 완벽 하려 했는지, 왜 늘 말짱한 척했는지, 왜 쉽게 지치고 상처 받았는지 결국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세상이 아니라 내 안의 가짜 말짱함이었다.



5. 읽고 나면, 조금은 더 살아보고 싶어진다

이래봬도 말짱해는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다. 마음이 부서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공동 일기장이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부서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그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강하고 동시에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보여준다.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누군가 나를 대신해 울어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너진 마음을 붙잡고 버텨야 했던 날들이 누구에게 있다. 이 책은 그 시간들을 부끄럽지 않게 만든다. 오히려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든 귀한 흔적임을 알려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여러 번 웃고, 울고, 멈췄다. 저자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다. 괜찮지 않아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갈 수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완벽한 말짱함이 아니라 상처투성이의 말짱함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래봬도 말짱해는 상처를 감춘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편지다. 유려한 문장보다는 솔직한 고백으로 화려한 이론보다는 살아 있는 경험으로 채워진 이 책은 마음의 깊은 곳을 건드린다. 가면을 쓰고 버텨온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조언이 아니라 같이 버텨주는 마음이라는 걸 저자는 알고 있다. 삶이 버겁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날, 이 책은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래봬도 말짱할 수 있다고.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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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와일딩 선언 - 자유로운 야생으로의 초대
김산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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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리와일딩 선언

1. 인간이 잃어버린 야생 그 복원의 시작

한때 인간은 자연의 일부였다. 강의 흐름과 함께 숨 쉬고 숲의 리듬에 맞춰 살아갔다. 하지만 어느새 인간은 자연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 착각하기 시작했다. 도시를 세우고, 강을 막고, 바다를 채웠다. 그렇게 문명은 발전했지만, 우리의 내면은 점점 메말라 갔다. 리와일딩 선언은 바로 그 잃어버린 야생의 감각을 되찾기 위한 철학적 외침이다.

단순히 환경 운동을 말하는 책이 아니며 인간의 본질, 문명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잊고 지낸 생명의 균형에 대한 성찰이다. 자연을 복원하는 일이 단순한 생태적 행위가 아니라 인간 자신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즉, 리와일딩은 나무나 동물을 되살리는 일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되살리는 일이다.

현재 지구를 지배하는 문명이 얼마나 왜곡된 통제의 시스템으로 가득 차 있는지 지적한다. 우리는 자연을 관리하고 조절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명의 자율성과 아름다움을 말살한다. 인간이 만든 완벽한 질서 속에서 오히려 생명은 병들어간다. 리와일딩은 그 질서를 깨고 다시 혼돈과 생명의 리듬으로 돌아가자는 선언이다. 우리가 당연히 옳다고 믿어온 문명의 가치가 실은 자연의 고통 위에 세워진 것이고 그 부작용은 이제 인간 자신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기후 위기, 생태 붕괴, 정신적 피로감. 리와일딩 선언은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자연의 소멸에 있다고 말한다.



2. 리와일딩,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

리와일딩이라는 개념은 생태학에서 출발하고 인간이 파괴한 생태계를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스스로 복원하게 두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리와일딩은 훨씬 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자연의 회복을 넘어 인간의 내면까지 야생으로 되돌리는 혁명적 사상이다.

리와일딩을 세 가지 차원에서 설명한다. 첫째, 물리적 리와일딩. 인간이 간섭을 멈추고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둘째, 사회적 리와일딩. 경쟁과 성장 중심의 문명 시스템을 내려놓고, 협력과 공존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셋째, 심리적 리와일딩. 인간 내면의 본능, 감정, 직관 같은 야생적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을 지배하려는 마음은 인간의 내면이 이미 통제와 효율의 논리에 물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문명 속에서 잃어버린 불확실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명은 본래 혼돈 속에서 진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흐름 속에서 성장한다. 그 불완전함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연과 다시 연결된다.

인상 깊었던 구절은 인간의 도시가 콘크리트의 감옥이라는 표현이었으며 편리함과 효율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 구조는 인간의 감각을 마비 시키고 자연과의 관계를 단절 시켰다. 리와일딩 선언은 그 단절을 회복하기 위한 철학적 처방이다. 더 이상 자연을 자원으로 보지 말고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무겁게 다가온다.



3.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용기

리와일딩 선언은 독자에게 단순한 감동을 주는 책이 아니며 오히려 읽는 내내 좀 불편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문명화된 인간의 사고방식을 날카롭게 해부하고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계산하고, 예측하고, 통제하려 한다. 하지만 생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모든 통제는 결국 파괴로 이어지니 말이다.

실제 리와일딩 프로젝트의 사례를 통해 그 철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님을 보여주고 영국의 넵 리와일딩 프로젝트에서는 방목된 소와 말이 생태계를 되살렸고 멸종 위기의 종들이 다시 돌아왔다. 인간이 개입을 멈추자 오히려 자연은 빠르게 회복되었다. 그 장면은 충격이고 인간이 떠난 자리에서 생명은 되살아났다. 우리가 도움을 주려 애썼던 모든 방식이 사실은 방해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단순히 자연 보호를 외치는 환경서가 아니며 인간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철학서다.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자연을 통제하려 하는가. 편리함이 정말 행복을 주는가. 속도와 경쟁이 정말 진보인가. 리와일딩 선언은 이 질문에 대해 용기 있는 답을 제시한다. 통제 대신 신뢰, 지배 대신 공존 인공 대신 자율. 그것이야말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남는 길이다.

문득 일상의 작은 풍경들이 달리 보인다. 창밖의 나무, 구름의 흐름, 새소리 하나에도 생명의 숨결이 느껴지고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오며 세상의 리듬이 아닌 내 일정표의 리듬에 맞춰 숨 쉬고 있었다는 사실이 좀 부끄럽게 느껴진다.



4. 리와일딩은 인간 자신을 위한 선언이다

리와일딩 선언의 핵심은 자연을 구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며 인간 자신을 구하자는 선언이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아갈 수 없다. 숲이 사라지면 공기가 사라지고 땅이 죽으면 음식이 사라진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자연이 사라질 때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도 함께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감정의 야생성을 잃었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논리와 데이터로 판단하고, 감정은 비효율적인 요소로 치부한다. 하지만 진짜 인간다움은 이성보다 감정에서 비롯된다. 사랑, 두려움, 슬픔, 분노 같은 원초적 감정이야말로 인간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근원이다. 리와일딩은 이 감정의 회복을 촉구한다. 더 울고, 더 웃고, 더 느껴야 한다. 자연과 마주할 때 느껴지는 그 순수한 감정은 인공지능이 절대 복제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다.

우리가 자연과 다시 연결될 때 인간의 감정은 다시 살아난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다. 현대인의 정신적 고립, 번아웃, 우울증 같은 문제들은 결국 자연으로부터의 단절에서 비롯된다. 도심의 회색빛 풍경 속에서는 감정이 숨 쉬지 못하고 리와일딩은 단지 생태의 복원이 아니라 정신의 회복이자 영혼의 치유다.



5. 인간의 미래는 야생에 있다

문명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우리를 병들게 했고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자유를 잃었고 속도를 얻는 대신 평화를 잃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발전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용기다. 진짜 혁명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이며 인간이 자연과 맺었던 원초적 관계 그 속에 진정한 행복과 지속 가능성이 존재한다. 리와일딩은 과거로 돌아가는 퇴행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진화다.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자. 더 많은 나무를 보고 더 자주 흙을 밟자. 자연은 우리의 스승이며, 치유자다. 인간이 자연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을 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리와일딩이 시작된다. 리와일딩 선언은 단순히 환경운동가나 생태학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당신은 얼마나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가. 그리고 당신의 내면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우리에게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자고 외친다. 그것은 문명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라 문명 속에서도 야생의 감각을 잃지 말자는 선언이다. 우리는 여전히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 리와일딩은 결국 인간의 복원이다. 자연을 되살리는 일은 곧 인간의 마음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길은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플라스틱 컵 대신 머그컵을 쓰고 주말마다 숲을 찾아 걷는 일 그렇게 조금씩 우리의 삶을 야생의 리듬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세상은 점점 더 인공적으로 변해가지만 인간의 본질은 여전히 자연을 향해 있다. 리와일딩 선언은 그 본질을 일깨우는 강렬한 메세지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문명의 진보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감각이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언제나 숲 속에, 바람 속에 우리 안에 있다.

마무를 하면,

리와일딩 선언은 단순한 생태 복원론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으로 우리에게 묻는다. 더 많은 것을 통제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생명의 흐름을 신뢰하며 살 것인가. 답은 이미 명확하다. 인간의 미래는 야생에 있다. 그리고 그 야생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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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 - 영혼의 철학자 몽테뉴 인생 수업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고봉만 옮김 / 아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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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인류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였다.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삼거나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책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는 이 두 가지 태도와는 전혀 다른 길을 보여준다. 죽음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제안한다. 죽음을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무겁거나 음울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문장들에 놀라게 한다. 마치 오래된 걱정을 친구와 나누다가 어느 순간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경험과도 비슷하다.

책의 첫 장은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학습해 왔는지 다룬다. 어릴 적부터 부모나 사회는 죽음을 두려움의 그림자로 가르쳤다.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어른들, 금기시되는 죽음의 언어 혹은 텔레비전 속 사건 사고가 무심코 각인 시킨 두려움 하지만 이런 사회적 학습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을 모른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무조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뼈 있는 지적이 담겨 있다. 불확실성은 불행이 아니라 가능성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은 죽음을 단순히 공포가 아닌 사유의 대상으로 다시 데려온다.



책의 중반부 죽음과 맞닿은 여러 가지 삶의 이야기가 나오며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곁에서 지켜본 경험을 서술하면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태도가 의외로 평온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은 남겨둔 일에 미련을 가지기보다 함께 했던 기억과 작은 기쁨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죽음 앞에서 사람이 진짜로 붙드는 것은 결국 사랑과 기억 뿐 깨달음을 자연스럽게 안겨주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더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책은 조용하지만 명확하게 알려준다.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가 곧 삶을 바라보는 태도라는 주제로 죽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역설적으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귀한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죽음을 생각하는 일이 결코 우울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를 충만하게 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오늘 하루의 대화가 마지막 대화일 수도 있다는 가정은 우리의 말투를 조금 더 부드럽게 하고 관계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죽음이 알려주는 삶의 지혜를 배우자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된다.



구의 장례식에 참석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는 순간, 죽음은 내 일이 아니라고 마음속에서 밀어내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회피의 태도가 사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순간 삶의 무게도 가벼워지고 오히려 두려움이 줄어든다. 내가 언젠가 맞이할 죽음을 담담히 인정할 수 있다면 지금의 선택과 행동이 훨씬 단단해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책의 후반부는 철학적 사유와 더불어 종교적·문화적 맥락까지 아우른다. 불교에서 무상, 기독교에서 구원, 동양 전통에서 말하는 조상의 의미 등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며 죽음을 해석한다. 덕분에 한 가지 시각에 갇히지 않고 보다 넓은 프레임으로 죽음을 바라보게 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죽음을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이 결국 모두 삶을 더 잘 살기 위한 길이라는 결론이었다. 문화권은 달라도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지혜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다리를 보여주는 안내서에 가깝다. 삶만 강조하는 책은 현실을 반쪽 짜리로 만들고 죽음만 강조하는 책은 절망을 불러온다. 그러나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두 가지를 연결해 하나의 원으로 만들어낸다. 죽음을 이해하면 삶이 더 깊어지고 삶을 충실히 살면 죽음도 담담해진다. 이렇게 선순환의 고리를 제시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죽음의 두려움이 아니라 삶의 충만함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마음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경험은 흔치 않다. 어떤 책은 지식을 주고 또 다른 책은 위로를 주지만 이 책은 지식과 위로를 동시에 건네면서도 실제로 삶의 태도를 바꾸게 만든다. 하루를 더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새삼 단단해지고 있다.


삶이 왜 허무하게 느껴지는지 무엇을 붙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운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죽음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가 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죽음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제목은 그래서 역설적이면서도 진실하다. 죽음을 모른다는 것은 모르는 그대로 두라는 뜻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그 시간을 현재의 삶에 쓰라는 권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죽음을 다루지만 삶의 책이다.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벼워지는 이유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힘이 있고 따뜻함도 같이 준다.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움의 그림자로 두지 않고 삶과 나란히 걷는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분명 특별하다. 그 특별함은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아 일상의 순간마다 삶을 조금 더 깊게 살아가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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