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사울 레이터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울 레이터의 사진은 일상을 독특하게 느끼게 합니다. 이번 책 역시 기대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 불안하고 막막한 시대를 건너고 있는
김성중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 서: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저 자: 김성중

출판사: 흐름출판

 

키츠는 아폴로니우스처럼 모든 세상사를 사실이라는 기준으로만 보려는 어리석음을 비판한다. 사실만을 믿는 사람보다는 사실과 상상력을 더불어 믿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이다.

-본문 중-

 

낭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음, 노래 가사나 소설 속에서 느끼는 것 밖에 알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뭔가 현시로가 동떨어진 세계라고 강하게 느껴지는데 오늘 만난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선 낭만이 인간에게 주는 것이 단순히 몽상이 아닌 삶의 질을 높여주는 하나의 도구임을 알려준다. 과거에 비해 현재의 삶은 풍요롭고 필요한 것을 쉽게 구하는 시대가 되었다(물론, 이중에는 힘든 사람들이 있지만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너무 앞서나가기만 해서 자신과 타인을 비롯해 인간의 감정을 돌아보는 서적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이 책 역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9세기 영국의 모습과 현재 한국의 상황을 대조하면서 흘러가는데 왜 영국일까? 그건 산업혁명이 최초로 발생한 나라였으며 이로 인해 문제점을 가장 먼저 인식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발전했지만 그로인해 상실된 감성과 정서를 회복하고자 사람들 마음속에 '낭만'을 불어넣으려 했던 영국의 모습은 오늘날 드러나는 문제와 다르지 않다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공감되고 당시 시인과 작가들이 산업발전으로 우려된 모습을 통찰했던 게 대단할 뿐이었다.

 

단어의 시작은 비현실적은 모험담과 초자연적인 현상을 보여주는 로망에서 나온 말로, 저자는 영국의 낭만주의의 창시자인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를 시작으로 키츠, 바이런,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페미니즘의 선구자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 당시 영국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시인의 시를 통해 전달한다.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고 하지만 사실상 이건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하류층과 구분 짓기 위해 부유층은 매너와 예의를 철저하게 배워나갔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낯설지가 않는데 누구나 알다시피 한국은 계급이 없는 사회이지만 그 이면에는 어느 아파트에 사는 것을 시작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절대적 신이 사라지고 과학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졌다(그만큼 지식인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나 이성적으로 살아간다면 행복할까? 물론,그렇다고 감성적으로만 살아가는 거 역시 옳다고 볼 수 없지만 그 옛날 시인들은 이성보다는 상상력에 더 치우쳤다.

 

여기서 '상상력'이란 흔히 알고 있는 뜻에 국한 된게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연민하기 위해 필요한 것 역시 상상할 줄 알아야 가능한 것임을 알려준다. 시인이 바라본 세상은 현실적이지만 문자를 통해 아픔과 감정을 움직이게 한다. 이른 나이에 요절한 시인 키츠는 의사가 될 수 있었지만 시인을 선택했지만 그렇다고 그 삶이 평탄한 것이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결국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 전에 평생을 우울증에 시달린 인물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키츠는 우울로 인해 자살률이 높았음을 알고 있었기에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방법은 바로 '강렬함'에 휩싸이는 것이다. 키츠가 말한 이 단어는 강한 자극적 경험이 아니라 어느 한 순간 몰입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으라는 의미로 미술관에 가면 그림에 빠지듯이, 그 순간만큼은 걱정을 잊게 되니 말이다. 삶을 고달팠던 키츠에게 우울함은 단순히 부정적으로 바라본 게 아니라 이로 인해 인간 감성의 성장과 사색을 찾아야 한다고 했을 정도였다.




우울은

죽어야 하는 미와,

작별 인사를 하려고 항상 입에 손을 대고 있는 환희와

벌이 꿀을 빠는 동안에 독으로 변하는 고통스러운 기쁨과

공존합니다.

베일에 가려진 우울은

희열의 성전에 그녀의 성소를 가지고 있어요.

그 성소는 환희의 열매를 강한 혀로 입안에서 터뜨릴 수 있는

사람만이 볼 수 있으리.

-우울에게 보내는 시 중-

 

 

이뿐만 아니라 찰스 디킨스의 소설인 <올리버 트위스터>를 통해 당시 영국에서 구빈원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었는지,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등 유명한 고전소설을 소개하면서 19세기 영국 사회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특히, <멋진 신세계>는 고통 대신 쾌락만이 있는 사회를 그려냈다. 고통이 있는 삶을 누구나 원하지는 않지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건 불행하게도 고통이 존재할 때 가능함을 상기시킨 소설이다. 또한, 시인들은 자연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는데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임에도 늘 우위에 있음을 말하곤 한다. 낭만주의 시인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자연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데 영국 작가 체스터턴은 인간이 신비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건 자연에서 어떤 필연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라 했다. 계절에 따라 꽃과 나무가 자라고 지는 것 역시 하나의 마법이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한 그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열매과 강물 역시 같은 존재임을...더 나아가 자연은 모든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에올리언 하프>시에 담아놓았다.

 

그리고 자연은 여성 시인에게 위로와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대부분 남성 시인인 반면 왜 여성 시인은 없을까? 사실 없는 게 아니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외면했을 것이다. <오만과 편견> 역시 익명으로 발표했다고 했으니 시는 오죽했을까 싶다. 하지만, 여인들은 일상만을 소재로 쓰지 않았고 부당한 사회제도를 향해, 남성이 지배하던 사회에서 약자의 소리를 대변했었다. 그 중 메리 로빈슨는 기구한 삶을 살다간 여성 시인으로 뛰어난 미모 때문에 사기 결혼과 남편의 빚 때문에 감옥에 수감이 되고, 조지 4세의 눈에 띄어 정부가 되었던 인물이다. 시인뿐만 아니라 소설가, 극작가로 활동을 했는데 당시 여성으로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고 그녀가 쓴 <노래하는 가난한 부인>은 성주와 가난한 노부인의 삶을 대조하는 것으로 가난하지만 사냥꾼을 두려워 하지 않는 대담한 삶을 보여주는 시다. 자신을 한탄하는 다른 여성 시와 달리 자기 힘으로 삶을 일궈가는 자긍심을 알려준 모습은 마치 매리 로빈슨을 보는 거 같았다.



마지막으로 여러 소제목으로 19세기 영국의 모습을 시와 소설로 만나본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문득, 고전 문학과 시를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다. 인간은 인간일 뿐이라는 점 그럼에도 그 안에서 강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이들을 이들을(시인과 작가, 소설)보면서 스스로 어떤 삶을 지나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개인의 안위와 욕망을 생각했더라면 선택하지 못했을 삶을 살았던 낭만주의 시인들을 되돌아보면 더 높고 숭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는 초연한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본문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세트] 리볼브 1~2 - 전2권 ㅣ 케이스릴러
이종관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 서: 리볼브 1,2

저 자: 이종관

출판사: 고즈넉이엔티(K스릴러 4)

생각들이 다시 작은 점에 모여들었다.

-본문 중-

 

K스릴러 4번째 시즌 중 첫 번째 도서인 [리볼브]. 오랫동안 장르소설하면 영미권 소설을 접했는데 고즈넉 이엔티에서 출간되는 K스릴러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 번역이 되는 시리즈다. 오늘 만난 [리볼브]는 연쇄살인마와 형사 강두만의 추격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읽으면서 앞으로 이런 전개가 되겠지? 라는 생각을 절대 금물이라는 점. 그동안 추리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내용의 흐름을 예상했는데 전혀 다른 시각이었고, 책을 다 읽고서 표지를 봤을 때 비로소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연쇄 살인마를 등장시키지만 단순히 살인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 다른 목표가 있음을 알려주니 살인마의 목적과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들의 행동에도 눈여겨 볼 수밖에 없었다.

 

형사 강두만은 10년 전 부모님이 살해되어 PTSD(외상 후 스트레스)를 가진 아내 희령과 살고 있다. 일상이 불안한 희령으로 두만은 걱정을 떨쳐낼 수가 없는 데 언제부터인가 누군가 희령을 미행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정확히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윤곽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상황에 자신이 형사이다보니 쉽게 경찰서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누구일까? 희령이 버리려던 쓰레기봉투 마저 가져가버린 의문의 사람. 여기에, 빌라에 혼자 사는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두만은 사건 수사까지 해야했다. 결국 불안한 마음에 오랜 지인이며 현재 과수사인 선우현의 집에 아내를 잠시 데려다 놓지만 이곳에서 희령은 우현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충격을 받게 된다.

 


혼자사는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한 건이 아닌 두 건으로, 즉 연쇄살인사건이라 판명 되었을 때 두만은 1,2차 사건 현장 사진을 보면서 범인의 패턴을 읽었다. 여기서, 그는 용의자는 피해자가 목적인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있음을 직감했고 2차 살해 현장에서도 찾지 못했기에 반드시 3차 살인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기도 했었다. 저자는 여기서, 냉장고 AS기사인 차정후 라는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여성 고객집을 방문하는 날엔 그 고객의 이력을 수집하고 옷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주니 앞전 연쇄 살인마가 아닌가? 라는 의심을 품게 만들었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데 여기서는 독자는 한 문장 때문에 혼란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건 차정후가 '미래에 살인을 한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어라? 이게 무엇이지? 이때까지만 해도 차정후의 행실이 동물 학대로만 있었기에 훗날에 그렇게 될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그를 죽였다 생각 했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뭔가 이상하다. 차정후를 제외하더라도 누군가 희령을 스토커 하는 인물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여튼, 용의자의 죽음으로 연쇄 살인마를 잡았다고 결론을 사건을 마무리 하려던 순간에 두만의 아내 희령과 선우현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 즉, 연쇄 살인마는 다른 인물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두 사람이 죽는 장면에서 덜컥 놀랐고, 또한 그들이 죽기던 분명 우현은 두만이 현관문 앞에 있었다고 말했기 때문에 어떻게, 왜 , 누가 죽였는지가 궁금했지만 이들 죽음에 대한 진실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두만은 범인을 잡기 위해 슬픔을 억누르고 다시 일어서고 수사를 하는데 .... 뜻밖에도 죽은 우현의 위에서 은색 총알이 발견되면서 소설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누구나 한 번쯤 과거로 돌아가는 상상을 한다. 이유야 어떻든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상상, 그때로 돌아가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상상. 지금의 삶이 산산조각 낫거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시간까지 후회라는 괴물에 먹혀버린 사람일수록 더 간절하게 그런 상상을 한다.

-본문 중-

 

[리볼브]는 형상들의 수사 모습과 조직 체계를 흥미롭게 보여주기도 하고, 동시에 영웅이 아닌 한 인간으로 남편과 형사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심정인지 두만의 모습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특히, 희령의 심각한(?) 증상은 읽는 내내 독자에게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한데, 희령이라는 인물은 단순히 두만의 아내가 아니라는 점. 더 나아가 10년 전 부모님의 살해 사건과 현재 사건이 맞물려 있음을 희령을 통해 점점 진실에 이르게 한다. 책을 다 읽고서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는 데 분명 작가는 문장을 통해 독자가 한 번쯤 의심을 하는 글을 써놓기도 했다. 또한, 소설은 누군가 희령을 감시하는 상황을 보여주어 초반부터 긴장감을 갖게 했는데 문득 책의 시작이 여기가 아닌 다른 시점인 것처럼 다가오기도 했었고, 사건 현장에 대한 분석 결과 역시 흥미롭게 묘사해서 책에 더 빠져들 수 있었다. 여기에, 저자는 2019년에 출간된 [현장검증] 도서로 '미스터리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몇개국에 번역까지 되었다. 특히, 프랑스 인기 도서 어워드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는데 도서 제목만으로 그저 빨리 읽어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 서: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저 자: 요아브 블룸 /옮김: 강동혁

출판사: 푸른숲

 

우리가 조금이라도 덜 패배자 같아지는 순간이 있다면,그런 찰나가 있다면 그런 순간은 우리가 용기를 내 뭔가를 내줄 때 찾아오는 거예요.

-본문 중 -

 

책이 등장하는 소재는 늘 호기심을 먼저 자극하는데 만약, 그 책이 나에게 말을 건다면? 상상만 해도 긴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 만난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는 의문을 책을 우연히 소장한 벤의 이야기와 그가 유산으로 받은 위스키로 인해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판타지라고 할 수도 있고 철학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해야할까? 읽는 내내 벤이 겪은 일보단 소설의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는 게 너무 많아 읽고 또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생각지 못한 흐름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호기심이 사라지지 않는 도서였다. 소설은 인생의 낙오자나 마찬가지인 벤을 주인공으로 소개하는 데, 파트타임으로 사서로 근무를 하다 해고가 되었고, 현재 어느 기사를 보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학창 시절부터 왕따를 겪고 자존감 저하로 타인에게 타당한 말 조차도 꺼내는 게 어려운 성정이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 인생이 전환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도망친 대신 선택함으로써 다른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임 울프라는 노인에게 유산으로 받은 위스키 한 병. 노인과는 양로원을 기사로 쓰면서 알게 되었지만 딱히 상속을 받을만큼 깊은 관계가 아니었는데 상속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와 같이 또 한 병의 위스키를 받은 오스나트. 아직은 서로 안면이 없지만 벤은 위스키의 출처인 '바 없는 바'를 찾게 되고 그곳에서 오스나트와 벤처 부인을 만나게 된다. 벤이 이 바를 찾게 된 이유는 누군가 위스키를 노리고 있기 때문인데..이걸 알려준 게 바로 한 권의 책이었다.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손에 잡힌 책이 그에게 현재 일을 알려주면서 '바 없는 바'까지 가게 되었고 왜 벤이 미행을 당하게 되는지 더불어 오스나트가 받은 위스키가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상상하지 못한 전개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벤이 받은 위스키는 단순히 술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누군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이 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는 누구나 그 경험을 자신의 것이 된다는 사실이다. 무슨 말이냐고? 직접 무엇인가를 겪지 않아도 타인의 기억을 내가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벤은 벤처 부인을 만나게 되면서 울프가 살아생전 무엇을 했고 또 그에게 남긴 위스키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고 그 와중에 여러 일들을 겪게 되지만 이는 장점이 또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벤은 앞어 적었듯이 의기소침한 소년이었고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타인의 경험을 가지는 것은 어떤 것일까? 벤처 부인을 통해 하임 울프가 연구한 건 누구나 평화를 바라는 그 마음이전 세계에 퍼지기를 원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겪은 모험(경험이라고 하겠다) 모든 것을 술에 담아 보관하고 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것. 경험을 통해 성격을 바꾸거나 또는 어떤 분야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되려고 자신을 설계하는 방법으로 누군가는 위스키 한 잔을 원한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 마음을 원치 않는다. 벤과 비슷한 삶은 살았지만 전혀 다른 선택을 한 스테판의 모습은 양가감정을 들게 만들었다.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본 그에게 아비탈은 빛으로 살아가게 하는 존재였지만 그녀가 죽은 후 과거 보다 더욱더 암흑 속으로 들어갔으며 아내가 남긴 술을 마시게 되면 그 역시 하임 울프 처럼 경험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시간과 용기가 없어서 도전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겪은 '그 기억'을 갖게 되면서 환희를 느낀다. 그러나, 만약 악몽을 갖는다면 그건 비극의 시작인 것이다. 벤과 다르게 스테판은 악으로 뭉쳐진 인물로 불안한 내면을 폭력으로 분출했고 더더욱 강한 경험을 원했으며 그로 인해 살인까지 마다하지 않게 된 것이다. 책은 벤과 스테판 두 인물을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 같다. 인생의 실패자라 할 수 있는 두 인물의 상반된 선택이 결국 무엇을 불러오는지 말이다. 울프가 남긴 위스키(경험자들이 기억)중 특별한 것을 찾는 스테판. 여기에, 벤과 오스나트 그리고 벤처 부인은 이들을 위협하며 다가오는 그를 향해 반격을 준비하는데 그건 바로 벤에게 울프가 만든 경험자들의 기억이 담긴 술을 먹이는 것이다. 위험하지만 방법은 이것 뿐이라는 것...여기서, 스테판에게 일을 의뢰한 보스는 너무나 많은 경험치를 감당하지 못하면 여기에 중독이 되고 좀비처럼 될 것이라고 했다.

 

사람이 영웅이 되는 건 학교에서 영웅주의에 대해 배운 다음 나가서 용감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 아니야. 용감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지. 행동이야말로 사람을 만든다.

-본문 중-

 

인간의 뇌는 익숙해지면 무엇이든지 평범해지니 결국 지루해지게 된다. 비록, 보스는 좋은 인물은 아니었지만 '경험'에 대한 위험성을 자각한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벤은 스테판을 저지하기 위해 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벤이 소장한 책은 위험한 순간에 책을 펼치면 그 안에는 현재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데 해답을 보여주는 대신 답으로 가는 과정을 알려줄 뿐이다. 마치, 인생 처럼 말이다. 자신의 이야기는 스스로 써야 한다는 것...때론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는 데 이를 보면 사람은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도서이기도 했다.



[세상은 손상되고 긁히고 구멍이 잔뜩 나 있습니다. 작은 거짓말과 조작이라는 구멍들이 세상을 관통하고 있지요.

이것이 세상의 본질입니다.

가끔은 무언가가 봉합되고, 가끔은 찢깁니다.

이것이 세상입니다.

손상된 것.

세상에는 손상된 사람과 손상된 우정들이 들어 있으며, 세상의 사랑 역시 손상된 상품입니다. 상처가 가득하고 잘 부러지는, 취약한 것이지요.

하지만 어쨌든 그것이 세상입니다. 그게 바로 인간이고, 그게 여전히 사랑입니다.

손상되었지만, 사랑입니다.]

-본문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 - 뇌인지과학이 밝힌 인류 생존의 열쇠 ㅣ 서가명강 시리즈 25
이인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 서 :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

저 자: 이인아

출판사: 21세기북스

 

경험한 것은 모두 뇌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그 변화는 기억되며 미래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이것이 뇌의 학습과 기억의 핵심이다.

-본문 중-

 

뇌에 관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대중들이 어렵지 않게 책을 통해서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뇌의 어느 부분이 궁금하냐고 묻는다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지만 각각의 성향을 지니는 것과 자라온 환경으로 성향이 정해지는 것을 보면 어떤 자극과 영향을 받았기에 그런지..궁금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오늘 만난 서가명강 25번째 도서인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는 일반인들이 어렵지 않게 뇌에 관한 여러가지 부분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먼저 뇌인지과학이 무엇인지 설명을 하는데 뇌과학과 인지과학의 합성어로 뇌의 신경과학 분야와 인지과학의 심리학과 철학 분야를 혼합한 것이다. 뇌 안에서 움직이는 마음과 행동의 움직임 결과라고 해도 좋을듯 하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기억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지만 살아온 내내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다 뇌는 기억할 부분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하면서 뇌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지는데 첫번째 '뇌는 학습한다, 고로 생존한다' 를 시작으로 뇌가 학습하는 이유와 여기에 일화기억을 하는 해마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기억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게 조차 생존을 위한 아주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인간은 동물만큼 위험요소에 노출이 된 것은 아니지만 학습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뇌에 저장이 되면서 결국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여기서 학습이라고 해서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활동을 의미하는데 여기엔 여가생활, 운동, 독서 등이 포함된다.

 


영화 [메멘토]를 소개하면서 기억이 어떤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는데 여기서 일화기억을 하는 해마에 대한 내용은 더 넓게 알려준다. 우선,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요소 중 세포가 있는데 이건 뇌에도 존재하고 이를 뉴런이라고 한다. 이런 뉴런이 서로 연결이 되어지 않으나 연결을 해주는 시냅스가 있어 뇌 안에서 정보가 전달이 되고, 여기서 시냅스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으로 다시 나뉘어진다. 즉, 전자는 장기강화 후자는 단기강화라고 한다. 뇌 자체는 무한한 자원을 갖고 있지 않다보니 이렇게 기억해야할 것과 그렇지 않을 것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나뉘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일화기억을 하는 해마가 손상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해마에 대한 부분에서 '헨리 몰레이슨(HM)'이라는 남성을 소개하는 데 1926년에 태어나 어릴 적 머리에 충격을 받은 이후 뇌전증(간질)을 앓았던 인물이다. 죽으면서까지 자신의 뇌를 연구 목적으로 기증했는데 살아생전 사고 후유증 때문에 일생 생활이 어려웠고 결국 해마를 제거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영화 <메멘토>같은 생활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특정 학습(일상기억을 통해 남겨지는 것 등)을 통한 기억은 사라지지만 그 외 기억은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치매는 일화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먼저 손상이 되고 여기에 관련된 신경망들이 조기에 손상이 되면서 일어나는데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니 해마 위주의 학습과 기억은 다른 기억 시스템으로 넘겨지니 해마의 손상은 도미노와 같다.

 

생물학적 뇌는 너무도 변화가 많고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들이 어떤 조합으로 내 앞에 펼쳐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생존해야 하는 동물에 탑재되어 있다. 이런 숙명으로 인해 평생을 패턴의 완성과 분리 사이에서 고민하며 결정해야 한다.

-본문 중-

 

또한, PTSD 환자 (외상 후 스트레스)와 치매 환자의 치료를 위한 뇌 연구도 이뤄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 장점만 있는게 아니다. 뇌 연구는 끊임없이 되고 있는데 여기엔 신경망 조직의 변형도 포함 되어있다. 음, 영화 <매트리스>나 <토탈 리콜> 등 뇌에 무엇인가를 주입하는 건 어떻게 봐야할까? 하지만, 충격으로 일상 생활이 힘든 이들에게 뇌 신경망 조절 기능은 분명 긍정적 대답일테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인공지능에 관한 소개..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뇌를 능가할 수 없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컴퓨터의 창시자는 아니지만 그 시초를 만든 앨런 튜링은 '사람의 뇌처럼 지능을 갖고 작동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었다. 전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였지만 지금은 충분한 일이라는 점. 뇌와 컴퓨터의 관계...그리고 철학까지...어려운 분야를 독자들이 쉽게 만날 수 있게 한 도서임은 확실하다.



<21 세기 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