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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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이상한 집/ 저 자: 우케쓰 / 출판사:리드비

 

아이 방과 욕실 모서리에 딱 겹치더라고요.

마치 두 방 사이에 걸린 다리처럼.

-본문 중

 

일본 추리시장은 생각 못할 만큼 소재가 다양하다. 이번에느 집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 그것도 먼저 온라인에서 먼저 괴담이 시작된 <이상한 집>. 어떤 내용일까? 집 구조로 뭔가 특별한(?) 게 있을까 했는 데 책을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장까지 쭉~멈추지 않고 책장을 넘긴 소설이었다. 오히려 복잡하고 뭔가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추리소설에서 간혹 느끼긴 하는 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집 도면과 같이 등장 인물들의 상상이 더해지면서 진실이 드러나는 데 그 내용을 알 수록 무슨 이런일이...인간의 나약함이 아니 신념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책은 오컬트 전문 필자로 활동 중인 필자가 지인으로 부터 집을 구입하는 와중에 집 도면을 보고 뭔가 이상한 점이 있어 의뢰를 했다. 그렇게 해서 필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건축 사무소에 근무하는 설계사 구리하라에게 도면을 보여주고 조언을 구하게 되었다.

 

일반 독자라도 도면을 본 순간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낄 텐데...사람이 머무는 방에는 분명 창문이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필자가 받은 도면 중 아이의 방은 창문이 어디에도 없었다. 2층 구조로 된 집 도면을 구리하라는 보면서 이런 점을 시작으로 오히려 이 집 구조가 뭔가 숨기기 위해 지은 거 같다는 말을 하면서 의구심을 점점 들게 했다. 또한, 필자가 1층과 2층의 도면을 겹쳤을 때 각각의 도면이 마치 하나의 완성작 처럼 공간이 생기는 부분이 있었다. 마치, 비밀통로 처럼 말이다. 하지만, 왜? 있을까? 더 나아가 구리하라의 상상은 생각지 못한 내용이었는 데 바로, 살인을 위해 지어진 집 같다고 한 것이다. 일반 건축 설계사가 어떻게 이런 발상이 가능하지? 하여튼, 두 사람은 분명 이상한(?) 공간을 발견하지만 딱히 흠이 될 것 없어 그냥 그렇게 흐지부지 되었다. 그런데, 필자는 지인으로부터 그 집을 사지 않겠다는 소식과 함께 집 근처에서 토막난 시체가 나왔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자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끄는 데, 필자는 구리하라의 설명이 허구가 아님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손목 없는 시체가 발견되고 그 시신의 아내인 미야메가 필자를 찾아와 아무래도 자신의 남편이(?) 그 이상한 집(지인이 사려는 집)에서 살해를 당한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집을 지은 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매물로 나왔다고 하니 더욱더 뭔가 찜찜함을 느낀 필자. 그러나, 아내라는 미야메의 존재가 뜻밖에도 죽은 자의 아내가 아닌 가타후치라는 한 가문의 자녀로 갑자기 사라진 언니와 이를 의심치 않는 가족의 수상한 점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현재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녀가 알고 싶은 건 그저 언니의 행방이었다. 어느 날 집을 나가게 된 언니, 그리고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잠깐의 만남 이후 다시 어디론가 사라진 언니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필자를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구리하라로 오히려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닌가 싶었다. 왜냐? 집의 구조를 볼 때 살인이네 하면서 자극적인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론은?? 아니라는 점. 하여튼, 시발점은 구리하라였고 가타후치가 머물렀던 할아버지의 옛집의 구조를 그리면서 과거 그곳에서 있었던 친척의 죽음과 그 후 아버지의 죽음이 서서히 밝혀지고 여전히 그 가문의 저주 같은 저주가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 희생은 자연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점...가타후치의 언니 역시 그 가문의 일원으로서 이들이 신념으로 지켜내려오던 '왼손공양'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었다. 먼저, 그녀가 어릴 적 할아버지 댁에서 겪었던 의문의 사고사로 죽은 친척의 죽음을 두고 집의 도면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그리다 보니 이럴 수가 집 도면에 비밀 통로가 있었을 거라고 추측을 하게 된다. 이건 꼭 그렇게 해야만 그 당시의 사고사가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친모와 연락을 끊고 살았던 가타후치는 엄마에게 연락을 하게 되면서 그 가문의 얽히고 섥히 '왼손공양'의 시작을 듣게 된다.

 

그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사고사가 아니라면 자살, 또는 살인. 가타후치 씨의 이야기를 듣건대 가족의 반응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누군가를 감싸는 걸까. 그럼 대체 누구를...

뭣 때문에...?

-본문 중-

 

누구를 범인이라고 해야할까? 한 가문이 본가와 분가로 나뉘어지면서 그 안에서 후계자 자리를 놓고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말도 안되는 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상황을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는 자들 또한 간접적으로 살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구리하라의 추측으로 시작한 그 집의 구조와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참혹한 진실을 가진 <이상한 집>은 마냥 재미있다기 보단 섬뜩함, 복수, 두려움을 보여준 추리소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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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 - 찬란한 추억의 정원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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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프렐류드 / 저 자: 캐서린 맨서필드 / 출판사: 코호북스

 

삶이란 어찌나 어처구니없는지-그저 웃음만 나왔다.

우습기만 했다. 그런데 왜 이토록 삶에 집착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집착이라고 린다는 씁쓸하게 웃었다.

-프렐류드 중-

 

근래에 들어서 단편소설의 매혹에 빠지게 되었는 데 장편과 달리 독자에게 전달되는 심리와 상황을 군더더기 없이 전달하기에 오히려 장편보다 흡입력이 높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프렐류드>는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의 새로운 지평선을 연 소설로 총 16가지 단편을 담고 있다. 또한, 각각의 소설은 인간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데 억지스러움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구나' 또는 '의식하지 못한 감정'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결코 복잡한 심리가 아니었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어 읽는 내내 몇 가지의 인생을 만났다. 첫 번째 <어린 소녀>는 늘 자신에게 무섭게 대하는 아버지를 향한 소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웃집 아이들은 자상한 아버지를 두어 늘 자신의 아버지와 너무 비교되는 모습에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아버지가 결코 무서운 존재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어린 소녀. 초반부터 긴장을 하면서 읽었기에 폭력이 나오 게 아닐까 했는 데 아니었다. 그저, 무뚝뚝한 아버지와 감정이 순수한 소녀, 즉 부녀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어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딜 필크>은 배려가 없는 옛 연인을 두고 생각이 복잡한 여성의 얘기다. 두 사람의 대화를 읽다보니 도대체가 자신의 입장에서 주구장창 이야기를 하는 남자를 보니 뭔가 싶기도 하다. 그러니, 헤어졌지....그리고 여자 역시 남자가 이야기 하는 도중에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 버리면서 끝을 맺는다. 이어, 계속해서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헛갈리게 하는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집을 떠나기 전 마음에 둔 여인에게 고백을 하러 간 남자는 고백을 했지만 차였다. 그런데, 상대 여성은 거절에 미안함이 드니 남자를 붙잡는 데...여기서 여성이 키우는 비둘기를 남성에게 이렇게 소개한다 '비둘기 부인은 비둘기 씨를 돌아보고 웃은 다음에 앞으로 달려나가. 그럼 비둘기 씨가 꾸벅거리면서 쫓아가.' 라고 ..그런데, 딱 위 두사람의 상황이다. 끝은 어떻게 되는지 비둘기 부부를 보면 알테다.

 

그러니깐 우리는 너무 자기 자신 속에 푹 빠져 있어서, 남을 생각하지 못하는 에고이스트였다는 점 말이야.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마음 한편도 내주지 못하는 거야.

-본문 중(딜 필클)-

 

한 여성의 마음을 지옥과 천국을 경험하게 한 <오락가락하는 마음>은 가난한 형편임에도 일을 하지 않고 편하게 부유하게 살기를 바라는 최고급 창부의 삶을 상상한다. 스스로 일어서지 않는 모습에 막상 그럴 기회(?)가 생겼을 때 그 순간을 물리치는 짜릿한 느낌을 만끽하고 오히려 가난한 연인을 향한 사랑이 더 크게 부각된다. 흠, 위기가 없으면 사랑은 단단해지지 않는 것일까? 아님 이 또한 한 순간의 감정일까? 끝이 없는 단편이나 중요한 건 이런 순간의 감정마저 독자들은 같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캐서린 맨서필드를 대표하는 단편 <프렐류드>는 한 가족이 시골로 이사를 가는 짧은 일정을 보여준다. 마차에 다 탈 수 없어 두 아이를 두고 먼저 새로운 집으로 향하는 부부. 도심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는 데 부인은 더 이상 화려하지 않는 삶에 생기를 잃어가고, 남편은 직장은 멀지만 오히려 이곳을 좋아한다. 이 가족을 따라 온 부인의 여동생 역시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갈 날이 거의 없는 것에 실망스러운 편지를 쓰기도 하는 데 딱히, 어떤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서로에게 어떤 말은 하지 않으나 독자들은 이미 가족들이 새로운 곳에서 갖는 마음을 알기에 앞으로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그럼에도 위안을 주는 부인의 친모로 균형을 잡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성공한 예술가의 삶은 모든 것이 완벽할 거 같지만 딱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 바로 아내와의 대화다. 그렇다고 외도를 하는 것은 아닌데 그저 공감되는 대화를 하고 싶을 뿐인데 그렇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레지널드 피콕 씨의 하루>, 모자 상점에서 근무하는 한 젊은 여성이 그날 하루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하면 삶을 낙관하는 <피곤한 로저벨>결혼한 아내가 가정을 두고 사람들과 여행을 다니는 <최신 유행 결혼생활>은 마지막으로 남편이 그녀를 떠날 거 같은 편지를 보냈음에도 지금의 자유를 버릴 수 없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굳이 결말이 없어도 왠지 이혼을 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어, 권위적인 아버지로 인해 아버지 장례식 이후에도 어떤 행동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두 자매의 이야기 <죽은 대령의 딸들>, 애정인지 우정인지 모르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낸 <미묘한 감정>은 속내는 서로에게 솔직하고 싶지만 선뜻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데 참고 있는 것보다 말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을 알려준 단편이다. 하지만, 단편 중 난 <가든파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가든파티를 한창 준비중인 어느 부유층...그러나, 그날 근처에 사는 어느 가난한 농부가 사고로 사망을 했다. 장례식일 치뤄지기에 로라는 부모에게 파티를 중단하자고 말하지만 어리석은 짓이라며 반대한다. 소녀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어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말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부모와 같은 반응이다. 오빠에게 물어볼까 하려다 입을 다물고 파티에 전념했고 그렇게 파티를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렇게 농부의 죽음을 머리속에서 사라질 쯤 로라의 친모는 남은 음식으로 조문 바구니를 만들자고 하는 데, 이건 결코 동정하는 마음이 아니다. 소녀처럼 진정으로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곳을 방문한 것도 역시 부모가 아닌 어린 로라였다. 조문 바구니를 들고 들판을 넘어가는 소녀는 그날 하루 아주 완벽한 삶이었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서서히 다가오는 농부의 집...자신의 집과 너무 다른 분위기로 두려움을 느끼고 죽은 자를 바라봤을 때 무서움이 아니라 편안함, 깊이 잠든 모습,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에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삶을 어떤 것인지를 정확한 표현으로 할 수 없지만 두 남매의 대화 속에서 나 역시 공감할 수 있었다.

 

"너무 아름다웠어. 하지만 오빠 -"로라가 말을 멈추고 로리를 올려다봤다.

"삶은 참 -"로라는 말을 더듬었다.

"삶은 참-" 그러나 삶이 어떤 것인지 로라는 설명할 수 없었다.

상관없다. 로리는 이해했다.

"참 그렇지, 동생아?" 로리가 말했다.

-본문 중(가든파티)-

 

마지막으로 엄마가 죽으면서 아버지를 떠나 조부에게 맡겨지는 소녀의 이야기 <항해>는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새로 시작하는 시작점을 보여주는 단편과 시골에서 처음으로 가게 된 첫 무도회의 설레임을 보여주는 <첫 무도회>반려 동물이 떠난 자리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카라니아>는 기쁨이면서 슬픔이 될 수 있음을...단지, 애완동물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기에 곁에 있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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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정우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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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미술관을 읽는 시간 / 저 자: 이동섭 /출판사: 쌤앤파커스

 

한국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미술관들

-들어가며 중-

 

국내 미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몇 작품 밖에 알지 못한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해외 작가와 작품을 수없이 봤는 데 정작 한국 미술에 대해선 극소수로 알고 있으니 부끄러웠다. 미술하면 크게 동양화 서양화로 생각하고 서양화는 당연히 기존에 봤던 다양한 미술 작품을 ... 반면에 동양화는 수묵화 같은 그림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오늘 만난 <미술관을 읽는 시간>은 기존에 부족했던 작품과 작가에 대해 세세하게 알려줘서 너무 고마웠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어도 한국 예술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지 않았나..이 책을 보면서 이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책은 총 7명의 예술가를 소개하는 데 한국 전쟁을 겪은 것은 물론이고 가난과 생계, 아픔 속에서 숨이 끝나는 순간까지 붓을 놓지 않는 이들을 볼 수 있다. 먼저 저자는 1.환기 미술관을 소개하는 데 미술관 이름이 김환기 화백의 이름이다. 나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가업을 이으면 평탄했을 텐데 그는 그림이 너무 그리고 싶었다. 그 열망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수영으로 일본으로 밀항을 했을 정도니 이를 누가 말렸을까? 20세기 일본에서 서구의 고전주의, 사실주의,인상주의,추상미술까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기에 영향을 받았고 데뷔작인 <종달새 노래할 때,1935>를 보면 한복을 입고 있으나 서양화에서 느끼는 분위기를 볼 수 있다. 1945년 대한민국이 해방을 맞고 더 나은 형편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새로운 세계로 도전을 했고, 아내의 권유 프랑스로 향하고,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아내와 함께 고된 시간을 보내다 친모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때 그림 그림이 하트 모양의 성심이다. 이런 아픔이 있지만 다시 한번 명예와 지위를 놓고 뉴욕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작업 중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때가 향년 61세였다.

 

복잡한 그림 대신 심플한 것을 선호했던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2.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왠지 반 고흐가 떠오르기도 하는 데 1951년 한국전쟁 중에 탄생한 <자화상>은 혼란스러운 대신 너무나도 평온한 들판과 하늘을 나는 새를 보여준다. 전쟁 중이니 무슨 평화가 있을까...하지만, 그림의 풍경은 너무 평온하고 행복하기만 하다. 일평생 그린 그림이 유화700여 점, 먹그림 100여 점, 매직 그림 83점 등을 남겼고, 화가의 신념은 단순하고 작은 크기의 그림을 그렸다. 장욱진 화가 역시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일찍 별세 하는 바람에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서울로 올라오게 되고 이미 미술이 소질이 있었던지라 상을 받기도 했다. 우역곡절 끝에 그림을 그리는 데 어느 작품을 보더라도 포근한 느낌을 들게 하고, 가족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에 작품 중 1973 <가족>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림이 보기만 해도 애뜻하기만 하다. 일화 중 화가인 나혜석과의 수덕사에서 만남도 있었다는 데 책을 읽다보면 서로 인연이 있던 화가들이 몇몇 있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을 볼 수 있다.

 

비워내기,단순하게 살기.

말은 쉽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것 아닐까요.

-본문 중(장욱진미술관)-

 

다음으로는 국내에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화가 김창열 화백(3.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을 소개한다. 일생의 반편생을 외국에서 보낸 인물이며 다른 화가와 달리 작품은 한자와 물방울이 섞여 있다. 마치 그래픽으로 그린것 같은데 아니라는 점이 놀라웠다. 한국 전쟁 당시 잠시 제주도에 머물게 된 사연으로 제주도에 200여 점의 작품을 기증하게 되면서 그곳에 지어진 미술관이다. 어릴 적 천자문을 배웠던 기억이 떠올라 그림에 접목 시켰고 타국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이렇게 새롭게 탄생 되었다. 화가 역시 한국 전쟁 소용돌이에 있었기에 친구와 가족, 동창생을 잃은 슬픔을 그림으로 승화시키려 했었다. 알고보니 한국 전쟁이 끝난 후 한국 추상 미술에 앞선 인물이었다. 물방울 작품을 먼저 봐서 그런지 막상 <제사>,<판자집>을 보면 어두움이 엄습해온다. 전쟁의 아픔을 그림으로 표현한 화가..그리고 프랑스 유학시기 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캔버스를 재활용 하려다 그때 발견한 게 바로 물방울 표현이다. 돈이 없어 마구간을 빌려 그리다가 발견한 것이니...창조는 어느 조건에 무관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느꼈다. 또한, 살아생전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지은 미술관을 갖는 게 쉽지 않다는 데 김창열 화백은 생전에 갖게 되었으니...그 기쁨은 어떤 표현으로도 되지 않을 테다.

 


그의 작품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닌 '회귀'하고 싶었던 순수한 사람의 마음이었을 겁니다.

-본문 중(김창열화가)-



책을 보면서 그나마 가장 많이 들어본 이중섭미술관(4.제주도)은 이번에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다른 화가들과 달리 40세의 나이에 요절해서 안타까웠다. 같은 학교 동기인 화가는 2022년 3월 타계하기까지 왕성한 활동을 했던 것을 보면 너무 일찍 세상떠나 꿈을 이루지 못한 게 마음을 아리게 한다. 아버지가 화가여서 어릴 적 부터 미술에 가까웠던 이중섭 화가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고 그곳에서 서양의 화풍 중 하나인 아수파 경향을 그림을 그리게 된다. 또한, 그곳에서 일본인 아내를 만나게 되는 데 일제강점기 인데도 오히려 이중섭과 교제를 허락하고 화가로서 생활이 어려우면 일본으로 오라고 할 정도로 걱정을 했었다고 한다. 한국 전쟁이 터지고 가족과 같이 제주도로 피난길에 올랐고 그곳에서 지낸 1년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 한다. 결국, 생활고를 해결하고자 아내는 일본인 이기에아들들을 데리고 먼저 일본에 갈 수 있었지만 한국인인 이중섭은 갈 수 없었다. 겨우 선원증을 만들어 갔지만 선원 자격이었기에 도착 후 일주일 만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이게 영원한 헤어짐이었음을..그때는 누가 알았을까. 한 때는 희망을 가졌다 화가의 능력을 알아본 서양인이 그림을 구매하게 되면서 작품이 판매가 되면서 빛이 보이는가 했지만 그림값을 제때 받지 못해서 실망과 나락에 빠지면서 결국 건강이 약해져 4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렇게 만나고 싶어한 가족을 뼛가루가 되어 만났다.....이중섭 화가의 삶엔 그리움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사도 모르는 어머니는 북한에, 생사를 알아도 만날 수 없는 아내는 일본에...정말 외로움 속에 살다간 화가의 마음이 편지를 통해 절실히 느껴진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 당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금액으로 낙찰된 한 화가의 그림이 있다. '박수근:봄을 기다리는 나목'이다. 나에게 화가 박수근은 생소한 이름인데(5.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작품을 보면 또 낯설지가 않다. 아마, 익숙한 그림이기 때문일 텐데...밀레 같은 화가가 되기를 바랐던 박수근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역시 겪은 인물이다. 농민들의 삶을 화폭에 담은 밀레처럼 그 역시 그렇게 하기를 원했다는 것..그렇다보니 작품들은 빨래터에서 빨래는 하는 정겨운 아낙네들을 그린 <빨래터>와 할아버지와 손자를 그린 <할아버지와 손자> 등 정겨운 작품들이 많다. 당시 박완서 작가와도 인연이 있었는 데 생계 때문에 미군PX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화가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출품한 작품이 낙선하게 되면서 과음으로 몸을 상하게 하고 심지어 서류를 제때 확인하지 않고 샀던 집으로 진짜 주인에게 쫓겨나면서 생활이 점점 힘들어졌다. 그러나, 낙선했어도 그래도...좌절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작품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최악으로 몸이 좋지 않았을 때 출품한 <할아버지와 손자>를 보더라도 그림을 향한 열정만은 식지 않았음을 보였기에 안타깝기다 하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냥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요.

-본문 중(박수근 화가)-

 

이렇게 사후에라도 이름을 따서 미술관을 갖게 된 화가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화가도 있다. 바로 나혜석 화백(6.수원시립미술관 나혜석기념홀)이다. 전에 TV에서 화가의 생애를 보여 준 적이 있다보니 좀 더 집중하면서 읽었다. '한국 최초의 모던 걸'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 등 많은 수식어가 붙지만 정말 그녀의 말년은 비참했다. 부유한 집에 태어나 여성이어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부모님 때문에 학교에 입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성은 결혼을 해야한다는 사고방식은 무시 할 수 없었다. 오빠의 도움으로 그림 공부를 하고 유학까지 다녀와 개인전을 열기도 한 인물이다. 그러나 현재 나혜석 화가의 작품은 거의 소실 되었는 데 그건 생전에는 집에 큰불이 나서 재가 되었고, 사후엔 원고와 그림을 보관하던 오빠 집이 한국 전쟁 때 북한군에 점령되면서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1927년 세계여행을 한다는 건 쉽지 않는 일인데 외교관이 된 남편과 같이 유럽으로 떠나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을 테다. 파리에서 만난 최린으로 인해 이혼을 하고 궁핍한 생활고를 겪어야만 했던 나혜석. 여성이었기에 더 비난을 받아야 했던 순간들...그러나, 여성이 아닌 화가로서, 여권운동의 선구자임은 사실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화가가 남긴 <농촌 풍경>,<만주 봉천 풍경>,<파리 풍경>,<수원 서호>등 몇 점이 안되지만 소실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작품이 남겨졌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화가는 이응노 화백(7.이응노미술관)으로 그 역시 기구한 삶을 살았으며 타국에서 눈을 감은 화가다. 저자는 먼저 조심스럽게 화가에 대해 설명하는 데 앞서 적었듯이 나열한 화가들은 전부 한국전쟁을 겪었다. 이응노 화가 역시 그러했는 데 아들이 인민군에 끌려간 일이 훗날 그를 간첩으로 몰리게 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동양 회화를 현대 미술로 승화시킨 인물이며 지필묵으로 그림을 그렸다. 서양화 화풍이 들어 올 때 배우기 보단 우리 그림에 새로운 화법을 넣어 창조했다.<거리 풍경>과 <피난> 작품이 주는 느낌은 다르지만 묵으로 표현한 기법이 독특함을 알 수 있다. 늦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 동양의 미학을 담은 콜라주 작품으로 '문자추상'이 만들어지고 현재까지 그만의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그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군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는 그림으로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미워하는 사람 없이 서로를 감싸고 서로를 지켜준다는 겁니다.'(본문 중)라는 마음으로 그린 대작이다. 간첩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받고 세계 여러 예술가 단체의 탄원서로 2년 6개월만에 풀려났지만 결국 프랑스로 귀화하게 되었다. 여전히 혼란스러운 시기인 1980년 입국 허가를 낼 수 없기에 작가 없는 전시회를 연 정말 어이 없는 최초의 일이 아닌가 싶다. 더 믿기지 않는 건 전시회가 열리는 그 시각 이응노 화가는 파리의 작업실에서 심장마비로 눈을 감게 되면서 전시장에 분향소가 마련되고 죽어서야 자신의 전시장을 올 수 있었다.

 

모두가 그림에 열정을 지녔고 그 열정만으로 살아온 화가들이다. 문득, 이들이 살아생전 그렸던 멋진 화폭처럼 인생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전쟁과 신념이 더 무거운 짐을 주지 않았나 싶고, 한편으로 이 책으로 한국 화가들,미술관을 알게 되어 너무 만족스럽다. 기존에 해외 작품만 보다보니 익숙해져서 <미술관 읽는 시간>에 소개된 작품이 낯설게 느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와 삶 그리고 작품을 소개 해 주니 각각의 그림이 주는 의미를 알게 되었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들...이 한 권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국내 화가들을 알려주는 책이 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마지막으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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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 밤이
한봄 지음 / 무블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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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아기 곰 밤이 / 저 자: 한 봄 / 출판사:무블

 

혼자서는 처음이지만, 밤이는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 보아요.

 

계절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을 보면 인간과 달리 자연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만난 <아기 곰 밤이>는 겨울 잠을 자는 엄마 곰으로 혼자 숲 속을 가게 된 아기 곰 밤이의 이야기다. 왜 겨울 잠을 안자는 지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읽다보면 판타지 같은 아니 뭐랄까...밤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계절에 무관하게 표현을 한 거 같았다.가을이 된 숲 속에 밤이는 굴 속에 엄마 곰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호기심이 한창인 아기 곰은 엄마 곰이 들어오자 반가워하지만 아기 곰을 안아주는 대신 바로 잠을 자버리면서 홀로 있게 되었다. 포근한 엄마 품에 안기고 싶은 밤이는 굴러온 알밤이 너무 맛나 엄마에게 주고 싶어 굴 밖으로 나간 아기 밤이. 그렇게 숲 속을 나가게 되면서 생각지 못한 두려움과 어두움을 만나게 된다.

 

용기는 내 굴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본 건 밤송이를 가진 붉은 아기 곰의 행복한 모습 이었고, 어느 새 어둠이 찾아왔다. 엄마에게 가야하는 데 어둠이 자꾸 밤이를 따라오고 두려울 뿐인 데 갑자기 밤이의 그림자가 점점 커지면서 검은 곰이 되었다. 밤이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밤송이가 많은 나무로 올려주고, 즐겁게 같이 놀아주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기에 검은 곰이 점점 작아지니 밤이는 빨리 검은 곰을 데리고 엄마가 있는 굴속으로 들어가지만 들어 갈 수록 검은 곰이 서서히 사라지고 엄마 곰을 발견 할 때 밤이는 완전 혼자가 되었다. 숲속에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만 계속 잠만 자는 엄마 곰. 품으로 파고들지만 어느 움직임도 없다.

 



달빛은 조금씩 더 환하게 밤이를 비추기 시작해요.

 

그렇게 혼자 있을 때 굴 밖에서 비치는 달빛은 밤이를 그곳에서 나오라고 하고 있다. 엄마를 떠날 수 없는 데 ...어떡하지? 결국 고민 끝에 달빛을 향해 걸어가는 밤이는 환한 달빛에서 검은 곰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둘이는 그렇게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하는 데 아기 곰 밤이는 굴 밖도, 어두운 숲속도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되었다. 검은 곰은 밤이의 또 다른 자아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누구나 새로운 도전과 세계에 두려움을 갖게 되는 데 앞으로 나아가느냐 아님 그 자리에 머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 라고 할 수 없지만 시냇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듯이 인생 역시 변화를 가져야 한다. 붉은 아기곰과 달리 밤이는 엄마의 따뜻한 포옹과 대화가 없어 외로웠다. 숲 속의 어두움은 무서웠지만 무조건 두려워 해야 할 존재가 아니며 어둠 속에서 빛나는 달빛은 어둡기에 더 강하게 빛나고 있다는 걸 밤이는 깨달았기에 다시 한번 검은 곰(자아)과 같이 숲 속을 걸을 수 있었을 테다.

 

문득 아이와 읽는다면 어떤 대화를 하면서 해야하는 지 상상을 해보게 되는 책이 되었다. 어떤 결과는 없지만 여러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도서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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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쓸모 - 개츠비에서 히스클리프까지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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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사랑의 쓸모 / 저 자: 이동섭 / 출판사: mons

 

연인은 내 욕망을 발견하게 만드는 존재다.

-본문 중-

 

사랑을 더 분석하고 네가지의 종류로 나뉘어 설명한 도서 <사랑의 쓸모>. 읽기 전까진 단순히 사랑에 관한 내용으로 생각을 했었지만 오히려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그 순간의 선택 그리고 짊어져야 하는 운명을 보여준 책이다. 여기에, 심리적으로 접근한 방식이 좋았는 데 다양한 소설 속 인물을 보면서 사랑을 원하는 그들의 가지각색한 마음들이 이해와 공감이 되기도 했었다. <끌림과 유혹> <질투와 집착><오해와 섹스><결혼과 불륜> 으로 나뉘어 그 안에서 다시 한번 분류가 되면서 소개되는 도서들은 읽은 것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작품도 있었다. 읽었지만 이해가 안된 부분을 책 속에서 다시 한번 이해가 되기도 했고, 그리고 읽지 않았더라도 간략한 내용을 설명하니 이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첫 번째 목록에서 이반 세르게예비치 <첫 사랑>을 시작으로 누구나 성장하면서 첫 사랑을 앓게 된다. 소년에게 찾아온 첫 사랑..하지만,상대가 사랑한 사람은 바로 소년의 아버지란 것을 알았을 때 독자는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 아버지는 소년의 우상이었고 본받고 싶은 성인의 모습이었으며 나아가, 소년은 여인을 통해 아버지와 상징적으로 접촉을 하게 되었으며 여인과 아버지의 사랑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게 된다. 이건, 자신의 이상형인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만나고 그가 그 둘을 사랑한다는 공식으로 소년의 사랑은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된 소년은 사랑과 행복이 독을 품고 있다는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사랑의 끌림을 정확하게 무엇이라 설명 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것을 알 수 있는 순간이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는 무엇 때문에 데이지를 원하는 것일까? 자신에게 다가온 연인이 어느 날 연락이 끊기고 몇 년 후 다시 나타난다면? 그것도 성공한 사람으로 말이다. 데이지와 개츠비의 아슬아슬한 사랑은 진실되지 못했기에 결국 파국으로 흘러갔음을 암시한다. 저자는 부유함이 아닌 '얼굴에 아름다움 꽃처럼 피어나는 미소, 마주 보는 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은 미소등 개츠비가 지닌 '그 미소'를 강조한다. 이 미소야 말로 개츠비의 순수하고, 진정한 매력이었다.

 

그리고 여기 사랑하는 연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여인이 있는 데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이다.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는 에릭과 라울.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하는 순간에 자신의 희생을 선택했다. 친부모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했던 에릭은 자신을 선택한 크리스틴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 역시 사랑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질투에 휩싸여 아내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한 남자를 보여주는 소설 <질투>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소설은 화자인 남자의 아내가 이웃집 남자와 정말 불륜인지 아닌지를 마지막까지도 알 수 없다. 그저, 화자를 통해 그렇게 흘러갈 뿐인 데 왜 남편은 굳이 아내가 외도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 속내를 보면 믿고 자신이 외도를 하고 있으니 연적에게(부인이 만난다는 그 남자) 질투를 느끼는 거였다. 그냥, 물어보면 될 것을 죄책감과 질투가 남자를 더욱더 수렁이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남자보다 더한 사람 있었으니 바로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오셀로>다. 너무나도 유명해 읽지 않아도 내용은 알고 있을 정도인 데 권력과 아름다운 아내를 가졌지만 반대를 무릅쓴 결혼이었으며 더 나아가 아내보다 나이가 많았으며 흑인이었다.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을 극복했다면 좋았겠지만 결국 간교한 부하의 말로 질투에 눈에 멀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오셀로를 보면 즉, 질투는 스스로를 파괴한다는 점을 보여준 작품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다스렸다면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있는 것을 알려준 소설이다.


첫눈에 반할 수는 있어도 첫눈에 믿을 수는 없다. 평범한 날들을 공유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상대를 향한 내 믿음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랑은 한순간에 시작되나 유지하려면 팽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간통을 사랑인지 아닌지 의문을 하게 만든 <마담 보바리>는 사랑해 결혼 했지만 사랑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엠마(보바리 부인)는 열정적인 사랑을 원했지만 남편은 둔감 할 뿐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 할 수는 없지만 자기 중심적 사랑이 결국 파멸로 이끌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상대를 향한 믿음에 대한 설명을 하는 데 책의 저자는 '의심 없는 믿음'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아내의 외모로 남자들이 따라다녔을 거라고, 아내의 변명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는 남편은 부인의 간통을 무시한 행동이 결국 그를 피해자이면서 간통의 조력자로 만들어버렸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때로는 현재의 사랑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데 그럼에도 현재의 사랑을 선택하는 여성이 있는 데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다. 이 책은 읽었기에 등장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면서 읽었는 데 외도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연인인 로제를 떠나지 못하는 폴. 어느 날 자신보다 어린 남자 시몽이 폴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로제와 전혀 다른 성정이지만 폴은 로제를 쉽게 떨쳐내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을 읽으면서 답답함이 가득했는 데 폴은 로제와 있을 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대로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폴이 익숙함과 편안함을 선택함으로써 다시 그 자리에 있게 되었지만 이 두가지를 버려야 달라질 수 있음을 폴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깨닫게 한 소설이다.

 

진실은 무시한다고 무시되지 않고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사랑의 온도가 맞지 않으면 사랑을 체감하고 유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세번째 주제인 <오해와 섹스>에서는 섹스에 대한 분석이 들어있다. 어쩌면 쉽지 않는 주제인 거 같으면서도 사랑에 있어서 육체적 관계는 벗어날 수가 없다.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는 자식을 교수로 만든 한 친모의 강박적인 자녀 보호는 결국 30살이 넘어도 세상은 엄마와 그녀 둘 뿐이 되었다. 부족함 없이 채워진 사랑이지만 엄마가 해 줄 수 없는 건 바로 '섹스'다. 사실, 이 소설의 내용과 주인공들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사람이 이렇게까지도 될 수 있구나...정말 존재하기나 하는 지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느끼는 성욕을 억압함으로써 자해로 성욕을 처리하게 되고 가학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사랑이 아닌 쾌감을 느낀 에리카. 결국 성장하지 못한 사랑으로 다시 엄마에게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 여인의 이야기는 옭아매는 삶이 어떤 결과를 부르는지 보여주는 거 같았다. 이어, 앞 소설과 다르게 두 남녀의 육체적 관계 의미를 사랑으로 묶은 마그리트 뒤라스의 <연인>과 자살한 친구로 인해 남겨진 친구와 연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연인의 외도를 참아내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섹스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단순히 육체적 관계라서 어려운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이들이 갖는 생각과 탈출구가 무엇인지..만약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납득이 어려웠을 도서다.

 

마지막으로 <결혼과 불륜>에선 상대방을 이해하기 보단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지키려 했던 에밀리 브론테의<폭풍의 언덕>과 결혼으로 인정을 베풀려 했던 톨스토이의 <부활>, 도덕을 버리고 행복을 선택한 <안나 카레니나> ,마지막으로 의지대로 삶을 개척하고 사랑을 선택한 여성을 그린 <제인 에어>. 전자 두 권은 아직 읽지 않아 역시 등장인물의 상황을 상상 할 수 밖에 없었는 데 결혼이 사랑의 종착지인지, 아님 목적인지, 행복의 시작인지 참 어려운 인생의 한 부분이다. 위 네 작품은 죽음으로 사랑의 완성을,결혼으로 삶의 변화를 ,사랑을 선택함으로 비극을 그리고 고통 뒤에 오는 행복을 보여주었다. 하긴 이 작품 뿐만 아니라 앞서 소개된 모든 도서 역시 '사랑 참 어렵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 데 그래도 사랑은 인류가 살아가는 데 필수가결이니 문득 책 제목인 <사랑의 쓸모>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음을 생각해 본다.



세상에 숨겨온 나약함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면 조금은 가벼워진다. 그리고 다른 나약함 곁에 두는 동안만이라도 나의 나약함을 잊을 수도 있다.

사랑 없는 청혼은 모욕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인간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몰락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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