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쓸모 - 개츠비에서 히스클리프까지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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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사랑의 쓸모 / 저 자: 이동섭 / 출판사: mons

 

연인은 내 욕망을 발견하게 만드는 존재다.

-본문 중-

 

사랑을 더 분석하고 네가지의 종류로 나뉘어 설명한 도서 <사랑의 쓸모>. 읽기 전까진 단순히 사랑에 관한 내용으로 생각을 했었지만 오히려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그 순간의 선택 그리고 짊어져야 하는 운명을 보여준 책이다. 여기에, 심리적으로 접근한 방식이 좋았는 데 다양한 소설 속 인물을 보면서 사랑을 원하는 그들의 가지각색한 마음들이 이해와 공감이 되기도 했었다. <끌림과 유혹> <질투와 집착><오해와 섹스><결혼과 불륜> 으로 나뉘어 그 안에서 다시 한번 분류가 되면서 소개되는 도서들은 읽은 것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작품도 있었다. 읽었지만 이해가 안된 부분을 책 속에서 다시 한번 이해가 되기도 했고, 그리고 읽지 않았더라도 간략한 내용을 설명하니 이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첫 번째 목록에서 이반 세르게예비치 <첫 사랑>을 시작으로 누구나 성장하면서 첫 사랑을 앓게 된다. 소년에게 찾아온 첫 사랑..하지만,상대가 사랑한 사람은 바로 소년의 아버지란 것을 알았을 때 독자는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 아버지는 소년의 우상이었고 본받고 싶은 성인의 모습이었으며 나아가, 소년은 여인을 통해 아버지와 상징적으로 접촉을 하게 되었으며 여인과 아버지의 사랑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게 된다. 이건, 자신의 이상형인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만나고 그가 그 둘을 사랑한다는 공식으로 소년의 사랑은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된 소년은 사랑과 행복이 독을 품고 있다는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사랑의 끌림을 정확하게 무엇이라 설명 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것을 알 수 있는 순간이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는 무엇 때문에 데이지를 원하는 것일까? 자신에게 다가온 연인이 어느 날 연락이 끊기고 몇 년 후 다시 나타난다면? 그것도 성공한 사람으로 말이다. 데이지와 개츠비의 아슬아슬한 사랑은 진실되지 못했기에 결국 파국으로 흘러갔음을 암시한다. 저자는 부유함이 아닌 '얼굴에 아름다움 꽃처럼 피어나는 미소, 마주 보는 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은 미소등 개츠비가 지닌 '그 미소'를 강조한다. 이 미소야 말로 개츠비의 순수하고, 진정한 매력이었다.

 

그리고 여기 사랑하는 연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여인이 있는 데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이다.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는 에릭과 라울.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하는 순간에 자신의 희생을 선택했다. 친부모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했던 에릭은 자신을 선택한 크리스틴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 역시 사랑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질투에 휩싸여 아내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한 남자를 보여주는 소설 <질투>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소설은 화자인 남자의 아내가 이웃집 남자와 정말 불륜인지 아닌지를 마지막까지도 알 수 없다. 그저, 화자를 통해 그렇게 흘러갈 뿐인 데 왜 남편은 굳이 아내가 외도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 속내를 보면 믿고 자신이 외도를 하고 있으니 연적에게(부인이 만난다는 그 남자) 질투를 느끼는 거였다. 그냥, 물어보면 될 것을 죄책감과 질투가 남자를 더욱더 수렁이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남자보다 더한 사람 있었으니 바로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오셀로>다. 너무나도 유명해 읽지 않아도 내용은 알고 있을 정도인 데 권력과 아름다운 아내를 가졌지만 반대를 무릅쓴 결혼이었으며 더 나아가 아내보다 나이가 많았으며 흑인이었다.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을 극복했다면 좋았겠지만 결국 간교한 부하의 말로 질투에 눈에 멀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오셀로를 보면 즉, 질투는 스스로를 파괴한다는 점을 보여준 작품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다스렸다면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있는 것을 알려준 소설이다.


첫눈에 반할 수는 있어도 첫눈에 믿을 수는 없다. 평범한 날들을 공유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상대를 향한 내 믿음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랑은 한순간에 시작되나 유지하려면 팽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간통을 사랑인지 아닌지 의문을 하게 만든 <마담 보바리>는 사랑해 결혼 했지만 사랑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엠마(보바리 부인)는 열정적인 사랑을 원했지만 남편은 둔감 할 뿐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 할 수는 없지만 자기 중심적 사랑이 결국 파멸로 이끌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상대를 향한 믿음에 대한 설명을 하는 데 책의 저자는 '의심 없는 믿음'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아내의 외모로 남자들이 따라다녔을 거라고, 아내의 변명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는 남편은 부인의 간통을 무시한 행동이 결국 그를 피해자이면서 간통의 조력자로 만들어버렸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때로는 현재의 사랑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데 그럼에도 현재의 사랑을 선택하는 여성이 있는 데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다. 이 책은 읽었기에 등장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면서 읽었는 데 외도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연인인 로제를 떠나지 못하는 폴. 어느 날 자신보다 어린 남자 시몽이 폴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로제와 전혀 다른 성정이지만 폴은 로제를 쉽게 떨쳐내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을 읽으면서 답답함이 가득했는 데 폴은 로제와 있을 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대로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폴이 익숙함과 편안함을 선택함으로써 다시 그 자리에 있게 되었지만 이 두가지를 버려야 달라질 수 있음을 폴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깨닫게 한 소설이다.

 

진실은 무시한다고 무시되지 않고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사랑의 온도가 맞지 않으면 사랑을 체감하고 유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세번째 주제인 <오해와 섹스>에서는 섹스에 대한 분석이 들어있다. 어쩌면 쉽지 않는 주제인 거 같으면서도 사랑에 있어서 육체적 관계는 벗어날 수가 없다.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는 자식을 교수로 만든 한 친모의 강박적인 자녀 보호는 결국 30살이 넘어도 세상은 엄마와 그녀 둘 뿐이 되었다. 부족함 없이 채워진 사랑이지만 엄마가 해 줄 수 없는 건 바로 '섹스'다. 사실, 이 소설의 내용과 주인공들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사람이 이렇게까지도 될 수 있구나...정말 존재하기나 하는 지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느끼는 성욕을 억압함으로써 자해로 성욕을 처리하게 되고 가학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사랑이 아닌 쾌감을 느낀 에리카. 결국 성장하지 못한 사랑으로 다시 엄마에게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 여인의 이야기는 옭아매는 삶이 어떤 결과를 부르는지 보여주는 거 같았다. 이어, 앞 소설과 다르게 두 남녀의 육체적 관계 의미를 사랑으로 묶은 마그리트 뒤라스의 <연인>과 자살한 친구로 인해 남겨진 친구와 연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연인의 외도를 참아내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섹스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단순히 육체적 관계라서 어려운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이들이 갖는 생각과 탈출구가 무엇인지..만약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납득이 어려웠을 도서다.

 

마지막으로 <결혼과 불륜>에선 상대방을 이해하기 보단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지키려 했던 에밀리 브론테의<폭풍의 언덕>과 결혼으로 인정을 베풀려 했던 톨스토이의 <부활>, 도덕을 버리고 행복을 선택한 <안나 카레니나> ,마지막으로 의지대로 삶을 개척하고 사랑을 선택한 여성을 그린 <제인 에어>. 전자 두 권은 아직 읽지 않아 역시 등장인물의 상황을 상상 할 수 밖에 없었는 데 결혼이 사랑의 종착지인지, 아님 목적인지, 행복의 시작인지 참 어려운 인생의 한 부분이다. 위 네 작품은 죽음으로 사랑의 완성을,결혼으로 삶의 변화를 ,사랑을 선택함으로 비극을 그리고 고통 뒤에 오는 행복을 보여주었다. 하긴 이 작품 뿐만 아니라 앞서 소개된 모든 도서 역시 '사랑 참 어렵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 데 그래도 사랑은 인류가 살아가는 데 필수가결이니 문득 책 제목인 <사랑의 쓸모>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음을 생각해 본다.



세상에 숨겨온 나약함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면 조금은 가벼워진다. 그리고 다른 나약함 곁에 두는 동안만이라도 나의 나약함을 잊을 수도 있다.

사랑 없는 청혼은 모욕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인간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몰락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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