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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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1930

 

인간의 운명은 어째서 이토록 불공평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환생을 믿고 싶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한창 상상해 본다.

-본문 중-

 

일기는 누구에게도 말 못한 감정들을 유일하게 적을 수 있는 행동이며, 기록으로 남겨져 과거의 여러 부분들을 알 수도 있다. 오늘 읽는<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는 100년 전 쓰여진 책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도서다. 일기 형식으로 쓰여진 것으로 이와 비슷한 형식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는 데 이런 흐름이 재미있게 다가온 것을 그때 알았다. 그렇다보니 영국 여인의 일기는 어떤 즐거움을 줄지...또한, 1930년 대면 쉽게 상상하지 못할 배경과 일상들이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책은 구근 식물을 심는 장면과 레이디 복스가 등장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구근 식물을 보니 지금이나 과거나 식물을 키우는 엄마의 모습은 정겹기만 하다. 여기에 주도 등장하는 인물은 앞서 레이디 복스를 먼저 소개했는 데 작위를 받은 인물로 화자와는 경쟁(?)자 같은 관계고(뭐, 여성들만의 신경전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 가정 입주 교사인 프랑스 여성인 마드무아젤, 남편 로버트와 아들 로빈과 딸 비키 그리고 친구인 로즈, 마을 교구의 목사 내외 등이다.

 

그렇다면 화자는 어떤 여성인가? 가정교사, 요리사, 하녀 까지 둔 중산층 여성인 데 딱히 부유층이 아니다. 하지만, 마을에서 가든 파티를 할 수 있게 집을 제공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시간과 조수>라는 잡지사에 글을 투고하는 인물이다. 어쩌면 그 시대 중산층의 평범한 여성인 거 같다 물론,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이렇게 하루 있었던 일과를 일기에 남기는 데 어떤 날은 바빠서 짧고, 또 다른 이유로 일기를 한 동안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취미(독서,구근 식물 심는 것)를 틈틈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친구인 로즈가 방문을 하면서 그녀를 마중 나가러는 모습...반대로, 친구를 만나서 기차를 타고 떠나는 상황을 보면 당시 대중교통이 불편했을 텐데 이런 것을 마다하고 움직였다는 건...쉽지 않는 결정으로 보인다. 특히, 홍역으로 한 동안 힘들어 할 때 남편과 자식을 두고 요양을 하러 떠날 때..역시나, 그곳에서 아무리 잘 지내더라도 가족 걱정은 떨쳐낼 수 없었다.(엄마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날이 춥고 으스스하다. 내가 불평하자 로버트는 꽤 따뜻한 날씨인데 내가 충분히 움직이지 않는 탓이라고 단언한다.

자주 깨닫듯 남자들은 삶의 소소한 문제에 절대 공감해 줘선 안 된다는 이상한 규칙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본문 중-

 

작은 마을에서 어떤 사건은 순식간에 퍼지는 건 한 시간도 필요치 않다. 친모와 사는 바버라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지만 엄마를 홀로 둬야 한다는 사실에 청혼을 받았음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여기서, 친모인 블렌킨숍 노부인은 말과 행동이 다른 인물로 그려진다. 음, 말로는 타인에게 배타적이고 긍정적 사고를 늘 가지고 있고, 혼자서도 결코 외롭지 않다고 하지만 실상은 이와 반대다. 하지만, 결국 딸은 결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그 과정을 화자의 시선을 통해 살짝 보여주는 데 정말 할 말을 다 하고 산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이렇게 일기장이 있으니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 놓을 수 있지 않나. 또한 , 이 시대엔 친구의 집에 머무는 게 자연스러운 일정이었나 보다. 아들 로빈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면서 화자는 준비할 게 많아지는 데 이를 통해 친분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인지...궁금한 부분이었다(아무런 의미가 없다면...뭐...).

 

화자는 늘 세금 청구서에 요리사와 하녀 걱정에 시달린다. 부유층엔 하녀와 요리사가 있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납부할 금액은 늘어나는 데 여기에 요리사와 하녀까지 신경을 써야한다. 로버트가 도와주면 좋으려만...책을 보면 늘 부인의 몫으로 남겨져 있고, 이 뿐만 아니라 지역 품평회와 교구 모임, 여성들만의 모임 등 활동도 많이 하는 데 참 바지런하게 움직인다. 여기에, 늘 화자를 자극 시키는 레이디 복스에게 초대 받은 날...남편 역시 싫었지만 우선 참석한다는 거. 그리고 그곳의 행사를 보여주면서 레이디 복스와 그의 무리들은 마치 화자를 포함한 사람들과 마치 다른 듯 그들만(모두 모여서 음식을 먹을 때, 그들은 다른 곳 있었다는 화자의 말..)이 모여 있기도 하는 데..인간의 오만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런데, 서로 섞이지 않을 사람들이 음악을 흘러 나오니 원치 않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춤을 춰야 하는 분위기가 되는 데 이 순간에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결국 인간은 누군가와 엮어 살아가고 그 안에는 자신과 다른 여러 사람들과 섞일 수밖에 없는 것을 보여준 거 같았다.

 

로버트가 자지 않고 무얼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일기를 쓴다고 대꾸한다. 로버트는 다정하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일기 쓰는 건 시간 낭비라 생각한다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문득 궁금해진다. 정말 그럴까?

그런 후대만이 답할 수 있을 듯.

끝.

-본문 중-

 

책은 결코 어렵지 않고 오히려, 읽는 내내 화자의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면서 느낀 건 사람 사는 게 크게 특별하지 않는 것을 느꼈다. 물론,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1930년 당시 여성의 모습과 그 주위 상황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이 책의 탄생은 1920년 대 중산층이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써달라는 요청으로 연재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점. 지금과는 배경이 다르지만 이렇게 일상적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게 쉽지 않기에 당시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이 사람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주었다는 소개에 100% 공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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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 - 찬란한 추억의 정원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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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프렐류드 / 저 자: 캐서린 맨서필드 / 출판사: 코호북스

 

삶이란 어찌나 어처구니없는지-그저 웃음만 나왔다.

우습기만 했다. 그런데 왜 이토록 삶에 집착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집착이라고 린다는 씁쓸하게 웃었다.

-프렐류드 중-

 

근래에 들어서 단편소설의 매혹에 빠지게 되었는 데 장편과 달리 독자에게 전달되는 심리와 상황을 군더더기 없이 전달하기에 오히려 장편보다 흡입력이 높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프렐류드>는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의 새로운 지평선을 연 소설로 총 16가지 단편을 담고 있다. 또한, 각각의 소설은 인간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데 억지스러움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구나' 또는 '의식하지 못한 감정'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결코 복잡한 심리가 아니었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어 읽는 내내 몇 가지의 인생을 만났다. 첫 번째 <어린 소녀>는 늘 자신에게 무섭게 대하는 아버지를 향한 소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웃집 아이들은 자상한 아버지를 두어 늘 자신의 아버지와 너무 비교되는 모습에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아버지가 결코 무서운 존재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어린 소녀. 초반부터 긴장을 하면서 읽었기에 폭력이 나오 게 아닐까 했는 데 아니었다. 그저, 무뚝뚝한 아버지와 감정이 순수한 소녀, 즉 부녀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어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딜 필크>은 배려가 없는 옛 연인을 두고 생각이 복잡한 여성의 얘기다. 두 사람의 대화를 읽다보니 도대체가 자신의 입장에서 주구장창 이야기를 하는 남자를 보니 뭔가 싶기도 하다. 그러니, 헤어졌지....그리고 여자 역시 남자가 이야기 하는 도중에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 버리면서 끝을 맺는다. 이어, 계속해서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헛갈리게 하는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집을 떠나기 전 마음에 둔 여인에게 고백을 하러 간 남자는 고백을 했지만 차였다. 그런데, 상대 여성은 거절에 미안함이 드니 남자를 붙잡는 데...여기서 여성이 키우는 비둘기를 남성에게 이렇게 소개한다 '비둘기 부인은 비둘기 씨를 돌아보고 웃은 다음에 앞으로 달려나가. 그럼 비둘기 씨가 꾸벅거리면서 쫓아가.' 라고 ..그런데, 딱 위 두사람의 상황이다. 끝은 어떻게 되는지 비둘기 부부를 보면 알테다.

 

그러니깐 우리는 너무 자기 자신 속에 푹 빠져 있어서, 남을 생각하지 못하는 에고이스트였다는 점 말이야.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마음 한편도 내주지 못하는 거야.

-본문 중(딜 필클)-

 

한 여성의 마음을 지옥과 천국을 경험하게 한 <오락가락하는 마음>은 가난한 형편임에도 일을 하지 않고 편하게 부유하게 살기를 바라는 최고급 창부의 삶을 상상한다. 스스로 일어서지 않는 모습에 막상 그럴 기회(?)가 생겼을 때 그 순간을 물리치는 짜릿한 느낌을 만끽하고 오히려 가난한 연인을 향한 사랑이 더 크게 부각된다. 흠, 위기가 없으면 사랑은 단단해지지 않는 것일까? 아님 이 또한 한 순간의 감정일까? 끝이 없는 단편이나 중요한 건 이런 순간의 감정마저 독자들은 같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캐서린 맨서필드를 대표하는 단편 <프렐류드>는 한 가족이 시골로 이사를 가는 짧은 일정을 보여준다. 마차에 다 탈 수 없어 두 아이를 두고 먼저 새로운 집으로 향하는 부부. 도심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는 데 부인은 더 이상 화려하지 않는 삶에 생기를 잃어가고, 남편은 직장은 멀지만 오히려 이곳을 좋아한다. 이 가족을 따라 온 부인의 여동생 역시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갈 날이 거의 없는 것에 실망스러운 편지를 쓰기도 하는 데 딱히, 어떤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서로에게 어떤 말은 하지 않으나 독자들은 이미 가족들이 새로운 곳에서 갖는 마음을 알기에 앞으로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그럼에도 위안을 주는 부인의 친모로 균형을 잡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성공한 예술가의 삶은 모든 것이 완벽할 거 같지만 딱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 바로 아내와의 대화다. 그렇다고 외도를 하는 것은 아닌데 그저 공감되는 대화를 하고 싶을 뿐인데 그렇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레지널드 피콕 씨의 하루>, 모자 상점에서 근무하는 한 젊은 여성이 그날 하루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하면 삶을 낙관하는 <피곤한 로저벨>결혼한 아내가 가정을 두고 사람들과 여행을 다니는 <최신 유행 결혼생활>은 마지막으로 남편이 그녀를 떠날 거 같은 편지를 보냈음에도 지금의 자유를 버릴 수 없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굳이 결말이 없어도 왠지 이혼을 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어, 권위적인 아버지로 인해 아버지 장례식 이후에도 어떤 행동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두 자매의 이야기 <죽은 대령의 딸들>, 애정인지 우정인지 모르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낸 <미묘한 감정>은 속내는 서로에게 솔직하고 싶지만 선뜻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데 참고 있는 것보다 말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을 알려준 단편이다. 하지만, 단편 중 난 <가든파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가든파티를 한창 준비중인 어느 부유층...그러나, 그날 근처에 사는 어느 가난한 농부가 사고로 사망을 했다. 장례식일 치뤄지기에 로라는 부모에게 파티를 중단하자고 말하지만 어리석은 짓이라며 반대한다. 소녀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어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말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부모와 같은 반응이다. 오빠에게 물어볼까 하려다 입을 다물고 파티에 전념했고 그렇게 파티를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렇게 농부의 죽음을 머리속에서 사라질 쯤 로라의 친모는 남은 음식으로 조문 바구니를 만들자고 하는 데, 이건 결코 동정하는 마음이 아니다. 소녀처럼 진정으로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곳을 방문한 것도 역시 부모가 아닌 어린 로라였다. 조문 바구니를 들고 들판을 넘어가는 소녀는 그날 하루 아주 완벽한 삶이었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서서히 다가오는 농부의 집...자신의 집과 너무 다른 분위기로 두려움을 느끼고 죽은 자를 바라봤을 때 무서움이 아니라 편안함, 깊이 잠든 모습,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에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삶을 어떤 것인지를 정확한 표현으로 할 수 없지만 두 남매의 대화 속에서 나 역시 공감할 수 있었다.

 

"너무 아름다웠어. 하지만 오빠 -"로라가 말을 멈추고 로리를 올려다봤다.

"삶은 참 -"로라는 말을 더듬었다.

"삶은 참-" 그러나 삶이 어떤 것인지 로라는 설명할 수 없었다.

상관없다. 로리는 이해했다.

"참 그렇지, 동생아?" 로리가 말했다.

-본문 중(가든파티)-

 

마지막으로 엄마가 죽으면서 아버지를 떠나 조부에게 맡겨지는 소녀의 이야기 <항해>는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새로 시작하는 시작점을 보여주는 단편과 시골에서 처음으로 가게 된 첫 무도회의 설레임을 보여주는 <첫 무도회>반려 동물이 떠난 자리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카라니아>는 기쁨이면서 슬픔이 될 수 있음을...단지, 애완동물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기에 곁에 있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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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65
샬럿 브론테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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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제인 에어 / 저 자: 샬럿 브론테 / 출판사: 열린책들

 

사람에게는 사랑을 쏟아부을 뭔가가 필요하다.

-본문 중-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한 여성이 자신의 인생과 사랑을 주체성을 가지고 이끈 내용으로 생각을 했었다. 고전 소설로 이미 내용을 익히 들었기에 제대로 책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제인 에어>를 완독 후 느낀 기존에 알던 내용과 더불어 기독교(전체를 의미해서)와 그 신념을 인생에 어느 부분까지 관여시키는지도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제인 오스틴처럼 신분과 유산으로 상대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종교를 혼합시켰기 때문에 읽는 동안 기독교인으로서 신념을 두고 살았던, 살아가는 인물을 보면서 권선징악, 인과응보,속죄와 용서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은 고딕 소설이었다는 점!! 고딕 소설이란 고딕식 고성을 배경으로 하면서 기이한 이야기,저주, 고문, 비밀통로, 초자연적이야기 등을 소재로한 분야로 <제인 에어> 역시 제인이 머무는 손필드과 무어 하우스에서 제인이 겪었던 상황이 그 증거다.

 

외삼촌 집에 자랐지만 그가 사망 후 사촌과 외숙모 그리고 그집의 하녀들 조차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한 제인은 10살이 되었다. 어린 나이지만 자기 주장이 강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정도로 총명한 소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외숙모인 리드부인에게는 나쁜아이로만 보일 뿐이다. 시대를 보면 그땐 여성은 순종적인 모습이 미덕이었을 텐데 독립심이 강한 제인에겐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미움을 받게 되었다. 더 이상 자신을 맡아줄 수 없었던 리드부인은 외삼촌이 죽기 전 그렇게 조카를 맡아달라고 당부하고 약속을 했지만 결국 고아원이지만 공부할 수 있는 로우드로 보내 버리고 이 결정이 앞으로 제인이 숙녀가 되고 연인을 만나기까지 튼튼한 밑거름이 되었다. 목사인 브로클허스트씨가 운영하는 학교는 죽지 않을 만큼의 음식과 지원으로 겨우 이끌어가는 곳으로 제인이 그곳에서 만난 친구인 할렌 번스는 전염병이 덮치면서 세상을 떠났다. 여기서 할렌은 신앙인으로서 가져할 믿음과 마음 그리고 행동을 제인에게 말하는데 신에 대한 확고함이 어쩌면 제인을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소녀에게는 구원이었다.

 

그렇지만 피할 수 없으면 견디는 게 네 의무일거야. 견디도록 운명 지워진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건 나약하고 어리석은 거야.

-본문 중(할렌 번스)

 

소설은 화자가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형식으로 현재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염병을 휩쓸었던 그곳의 환경이 열악한게 알려지면서 기부자들로 인해 상황은 나아졌고 제인은 그곳에서 살아남아 공부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새로운 목표와 삶을 찾아 가정교살 손필드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운명의 사람인 그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를 만나게 된다. 20살이나 나이차이가 났지만 그는 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그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았으며, 과거 정부였던 한 무희의 딸인 아델을 위해 가정교사까지 채용한 인물이다. 아첨을 모르고 이익을 위해 타인과 타협을 하지 않는 모습, 동등하게 자신을 대하는 그의 모습에 제인을 흔들린다. 어쩌면, 18살이 된 그녀에게 처음 만난 남성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한순간의 감정으로 사랑에 빠진게 아니었기에 확고한 제인의 마음을 읽고 있으면 심신이 단단한 그녀를 볼 수 있다.



나는 그를 바라보았고 그를 바라보면서 큰 기쁨을 느꼈다. 소중하면서도 강렬한 기쁨이었다. 고통이라는 강철 칼날이 달린 순금의 기쁨이었다. 갈증으로 죽어 가던 사람이 기어서 샘물에 도달하고, 그 샘물에 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몸을 굽혀 신성한 물을 몇 모금 떠 마시는 같은 기쁨이었다.

-본문 중-

 

어렵게 사랑을 확인 후 제인과 로체스터...하지만, 행복이 막 시작할 무렵 오래된 마로니에 나무가 갈라졌다. 이미 독자는 두 사람에게 불행이 닥쳐올 것이라는 것을 감지했을 테다. 제인에게 있어 신뢰는 중요한 부분이었는 데 가장 중요한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듣게 되면서 결국 로체스터를 떠나게 된다. 아무것도 가지고 나온 것이 없던 그녀는 몇 일을 낯선 곳에서 굶주림을 이겨내기 위해 구걸을 하기도 하지만 냉대만 받을 뿐이다. 죽고자 삶을 포기했지만 저 멀리 보이는 유일하게 빛나는 불빛을 보고 저절로 걸었던 그녀. 구원의 손길처럼 간 그곳은 제인의 인생을 다시 한번 바꿔줄 곳이었다. 로드부인과 살면서 친가쪽 친척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제인..그건 가난하면 그들의 인격이 로드 부인과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포기했었는 데, 만약 빈곤해도 그들을 찾았다면 제인의 삶은 그렇게 고달프지 않았을 테다. 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시점에서 생각지 못했던 고모의 딸인 다이애나와 메리 그리고 오빠인 세인트존을 찾았고 성품이 겸손한 그들은 제인을 친척이기를 알기도 전에 도움의 손길을 주었었다.

 

고달팠던 제인의 인생이 서서히 피기 시작했고 그 중엔 목사인 세인트존이 여학생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 제인을 선생님으로 자리를 주었다.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제인 에어...하지만, 늘 로체스터를 잊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을 그렇게 찾으려 했던 외삼촌이 죽으면서 남긴 유산으로 이들과 동등하게 나누고 이 와중에 로체스터의 소식을 듣게 된다. 이미 1년이 흐른 시점에서 그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사랑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을 뿐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었다. 갑작스런 세인트존의 청혼에도 자신의 사랑을 지킨 그녀는 손필드로 로체스터를 만나러 떠나지만 도착한 그곳은 화재로 폐허가 되었다. 가까스로 그곳의 사연을 듣게 되면서 절규하는 제인을 볼 수 있다. 만약 1년 전 제인이 로체스터와 결혼을 허락했다면 어땠을까? 아니, 독립성 있고 법과 원칙을 중심에 두고 살았던 그녀라 절대 결혼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아내가 있었던(비록, 정신이상자였고 친부와 형이 로체스터를 속여 결혼시킨 여인이지만)그때에 결혼은 그의 아내가 아닌 정부로 밖에 살 수 없었다. 이는 제인에게 있어 결코 옳지 못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숨은 그 모든 욕구와 고통과 책임과 함께 아직도 내게 남아 있었다. 짐은 반드시 옮겨야 했고 욕구는 충족시켜야 했으며 고통은 참아야 했고 책임은 다해야 했다. 나는 출발했다.

-본문 중-

 

친척인 세인트존의 삶은 오로지 신을 향한 열정만이 존재했기에 사랑 없는 그 청혼에 제인을 절대 수락할 수 없었다. 그저, 선교사의 동반자로서 다가왔을 뿐이라는 것. 자신의 인생을 신에 바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세인트존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가 사랑했던 연인과 결혼을 했다면 어땠을까? 사랑 대신 신을 선택한 그의 삶이 타인에게는 불행하게 보일지라도 그에겐 그렇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제인과 로체스터가 멀리서 서로의 음성을 들은 상황은 일어날 수 없는 초자연주의 현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로체스터가 자신의 죄(아내가 있음에도 제인과 결혼하려는 것)에 신에게 용서를 구함으로써 그를 구원시켰음을(제인과의 만남이 그렇다) 보여주고 있다. 로맨스소설이지만 고딕 소설이고 동시에 종교 안에서 죄와 용서의 모습을 보여준 소설이기도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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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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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30일의 밤 / 저 자: 블레이크 크라우치 / 출판사: 푸른숲

 

나의 세계가 아닌 엉뚱한 세계에서 길을 잃는 것과 내 세계에서 다른 누군가가 내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는 사실을 아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본문 중-

 

나로 살아간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오늘 만난 소설 <30일의 밤>은 '나' 라는 존재에 대한 정의(?)를 알려준 책이다. 책을 읽기전 저자의 이력을 보니 <파인즈> 3부작을 썼다고 하는 데 내 블로그를 찾아보니 2014년에 1부작인 <파인즈>를 읽어었다. 당시, 1편만 나왔기에 나중에서야 후속 작품이 나온 것을 알았지만 완독까지는 가지 못했다. 살짝 이 소설을 소개하자면 비밀요원으로 사라진 동료를 찾으러 어느 지역으로 갔지만 그곳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었지만 서서히 자신이 누구인지..그리고 실종되었던 동료를 만나지만 전혀 달가워하지 않던 분위기, 그 지역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상황만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늘 이런 느낌을 <30일의 밤>에서도 만나게 되었다.

 

 

현재 물리학 교수로 아내인 다니엘라 그리고 아들 찰리와 평범하게 살고 있는 제이슨 데슨. 한때는 과학분야에서 명성을 떨칠 수도 있었지만 현재 아내가(당시 여자친구) 임신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접은 남자다. 그렇게 평범하면서도 매순간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던 중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했다. 한적한 장소로 자신을 데리고 가서 옷을 바꿔입고 의문의 주사를 투약한 후 기절한 제이슨이 다시 눈을 떴을 땐 전혀 다른 장소였다. 레이턴 이라는 남자가 다가와 몸 상태를 확인 하고 어디론가 데려가는 데 그 순간 제이슨은 이들이 자신이 진짜(이들이 알고 있는 제이슨2) 누구인지 모른다는 점을 간파했고 결코 자신이 누구인지 들켜서는 안되는 것을 감지했다. 그렇다면 제이슨이 있는 곳은 어디라는 거지?

 

"뭘 말입니까?"

"너도 산다는 게 어떤지."

"그게 무슨 뜻이죠?"

-본문 중-

 

서서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는 제이슨 더 나아가 현재 있는 이곳이 자신이 살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 즉, 다중 우주의 한 세계라는 것을 알았다. 이곳에 살던 제이슨2는 15년 전 그가 연구하던 것을 계속하면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 세계를 버리고 주인공 제이슨이 사는 그 세계로 넘어와 자신은 그곳에서 남고, 주인공 제이슨을 이곳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꿈을 이루고 성공한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인간은 늘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가지며 살아가는 데 제이슨2는 성공한 그 이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만든 연구는 과거로 갈 수 없지만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수많은 세계를 돌며 또 다른 제이슨들의 삶을 보고 마지막 주인공 제이슨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가족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들에게서 도망치고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 , 비록 이 세계에선 부부는 아니지만 옛 연인이었던 다니엘라를 찾아간다. 자신의 이론을 믿어주는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녀는 레이턴이 보낸 자로부터 목숨을 잃었다. 제이슨2로 인해 우주의 평행이 깨져버렸고 이 연구를 계속해야하는 레이턴에겐 제이슨2가 꼭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주인공 제이슨이 그들이 찾는 인물이 아님을 알았고 뒤쫓기 시작한다. 도망갈 수 없는 미로 같은 건물에서 유일하게 탈출할 수 있는 건 제이슨2가 만든 물건을 통해 또 다른 평행 우주로 가는 게 유일했고, 정신과 전문의인 어맨더의 도움으로 의식을 조절(라이언이 완성한 의약품으로 투입하면 다른 세계로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하는 앰플을 가지고 제이슨2가 만든 금속상자를 통해 다른 세계로 둘은 도망치게 된다.

 

인생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아. 자신의 선택을 감수하면서 배워가는 거지. 정해진 체계를 기만할 수는 없어.

-본문 중-

 

무작정 뛰어든 세계였지만 막상 두 사람이 눈을 떴을 때 긴 복도와 어둠 뿐이었다. 즉, 다른 세계로의 문을 열기까지 공간이었다는 것. 제이슨은 자신이 살던 세계로 가고 싶었지만 어맨더는 자신의 세계에서 도망쳤다.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다른 세계로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매 순간마다 제이슨이 사는 시카고가 아니었다. 비슷하지만 자신이 살던 세계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어느 세계는 전염병으로 아내와 아들이 죽은 순간을 목격하기도 한다. 자신이지만 자신이라고 할 수 없는 그곳에서 제이슨2가 했던 것처럼 또 다른 제이슨의 삶을 빼앗고 싶었지만 자신의 세계로 가야함을 자각함으로써 마음을 다 잡는 주인공 제이슨. 그 옆에서 그를 지켜본 어맨더....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했기에 둘은 같이 움직일 수 없음을 알았고 더 나아가 그가 살던 시카고에 가지 못하고 왜 다른 세계로 가는 이유를 알게 되면서 어맨더는 제이슨을 위해 홀로 자신이 갈 곳을 찾아 떠나게 된다.

 

이 상자는 인생과 별로 다르지 않아. 두려움을 안고 들어가면 두려움을 만나게 될 거야.

-본문 중-

 

이제 홀로 외로움과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순간들...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제이슨을 보면서 가족이 그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간절히도 원하던 자신의 진짜 삶의 터전인 시카고에 도착한 순간!!!생각지 못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는 데....그건 다중 우주에 발을 들인 제이슨2로 인해...그곳에서 다른 길을 선택한 수많은 제이슨들이 이미 이곳에 있었다.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제이슨2와 싸우면 될 줄 알았는 데 도대체 몇 명인 자신에게서 다니엘라와 찰리를 지켜낼 수 있단 말인가. 정말 마지막까지 예상치 못한 전개로 또 한번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30일의 밤>. 하지만 이런 비슷한 소재는 SF로 미드나 영드로 만난 적이 있었기에 두려움 보단 어떤 분위기로 흘러갈지 궁금하기도 했었는 데, 그렇다고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이 아니었다.

 

미래가 아닌 현재의 삶에 얼마나 헌신하며 살아가는 지, 과거 어느 선택을 했든지 지금 살아가는 생을 소중히 해야한다는 걸 알려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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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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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베러티 / 저 자: 콜린 후버 / 출판사: 미래지향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다른 어떤 것보다도 나를 사랑했다. 그가 살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였다.

그에게 나보다 더 큰 의미가 된 대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본문 중-

 

원서 번역을 읽을 때 먼저 번역 되기 전의 제목을 보게 된다. 표지와 제목은 그 책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베러티(verity)는 진실 또는 진리라는 의미로 책을 읽으면서 어느 쪽이 진실이고 거짓인지...저자는 독자에게 궁금증만 일으키게 한 소설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한 가지 이야기를 들을 땐 진실이라고 믿지만 또 다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인간은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려 한다. 주인공 로웬은 생계형 작가로 최근 친모를 잃었다. 그 슬픔을 잊기도 전에 유명 작가인 베러티가 쓴 시리즈 완결을 대타할 작가로 연락을 받았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현재 불안한 그녀에게 출판사에서 제의한 조건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받아들이게 되면서 왜 작가가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출판사와 약속이 잡힌 날 그날 아침 교통사고를 목격했고 하필 로웬은 가까이 있었기에 피가 그녀 옷으로 튀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치던 한 남성이 그녀를 도와주었는 데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로웬이 에이전시와 만났던 그 자리에, 그리고 자신이 공동 작가로 써야하는, 그 작가의 배우자였다. 뭔가 불편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완강하게 로웬만이 글을 쓸 수 있다는 남자의 말..뭔가 홀리듯이 수락을 하고 우선 시리즈 완결을 위해 베러티와 작품 세계를 알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로웬은 단 몇 일만 크로퍼드 부부 집에서 머물려고 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발견한 베러티의 에세이를 본 순간 현재 베러티가 왜 식물인간이 되었고 과거 쌍둥이 중 한명이 죽은 이유까지 그 종이에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한시라도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소설은 베러티가 쓴 에세이와 로웬이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는 데 에세이를 읽다보니 로사 주얼의 소설 <엿보는 마을>이 떠올랐다. 한 남자를 두고 부인을 비롯한 주위 여성들이 한 없이 그 남자에게 빠지는 상황들...특히, 부인은 집착을 하다시피 했었는 데 바로 베러티가 그랬다(?). 제러미를 향한 집착...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는 그 마음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질투로 얼룩진 감정들을 로웬은 알게 되었다.

 

여기에 로웬 역시 제러미에게 한 없이 흔들리는 데, 베러티가 식물인간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그 집에 있는 데도 제러미와 결국 섹스를 하게 된다는 것. 또한, 베러티가 쓴 에세이에 온갖 제러미와 섹스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읽으면서 뭔가 했는데..로웬의 행동을 보고나니...더 당황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 집안의 불행한 일들을 자서전을 통해 알게 되니 제러미에게 반드시 알려줘야 했다. 독자 역시 베러티의 섬짓한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래 그렇게....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게 당연했는 데 과연 로웬이 알고 있는 진실이 정말 진실이었을까? 베러티의 섬뜩한 시선이 로웬을 따라오는 것 같지만 식물인간이나 마찬가지인 그녀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지금도 그녀를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서전을 쓴 그 베러티는 알게 되었다. 베러티가 악당의 관점에서 글을 쓰는 건 그녀가 악당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본문 중-

 

로웬의 불길함이 강해서 심령 소설인가 싶기도 했었는 데 생각지 못한 반전의 반전에...마지막장에서 숨을 크게 들일킬 수밖에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설정도 이해하게 만드는 필력'이라는 평까지 받은 콜린 후버...열린 결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데, 누군가는 이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왠지 자연스럽게 수긍이 되는 결말이었다. 어쩌면, 하나의 관점이 아닌 여러 시각으로 진실(?)을 찾아가게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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