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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65
샬럿 브론테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평점 :
도 서: 제인 에어 / 저 자: 샬럿 브론테 / 출판사: 열린책들
사람에게는 사랑을 쏟아부을 뭔가가 필요하다.
-본문 중-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한 여성이 자신의 인생과 사랑을 주체성을 가지고 이끈 내용으로 생각을 했었다. 고전 소설로 이미 내용을 익히 들었기에 제대로 책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제인 에어>를 완독 후 느낀 기존에 알던 내용과 더불어 기독교(전체를 의미해서)와 그 신념을 인생에 어느 부분까지 관여시키는지도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제인 오스틴처럼 신분과 유산으로 상대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종교를 혼합시켰기 때문에 읽는 동안 기독교인으로서 신념을 두고 살았던, 살아가는 인물을 보면서 권선징악, 인과응보,속죄와 용서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은 고딕 소설이었다는 점!! 고딕 소설이란 고딕식 고성을 배경으로 하면서 기이한 이야기,저주, 고문, 비밀통로, 초자연적이야기 등을 소재로한 분야로 <제인 에어> 역시 제인이 머무는 손필드과 무어 하우스에서 제인이 겪었던 상황이 그 증거다.
외삼촌 집에 자랐지만 그가 사망 후 사촌과 외숙모 그리고 그집의 하녀들 조차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한 제인은 10살이 되었다. 어린 나이지만 자기 주장이 강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정도로 총명한 소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외숙모인 리드부인에게는 나쁜아이로만 보일 뿐이다. 시대를 보면 그땐 여성은 순종적인 모습이 미덕이었을 텐데 독립심이 강한 제인에겐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미움을 받게 되었다. 더 이상 자신을 맡아줄 수 없었던 리드부인은 외삼촌이 죽기 전 그렇게 조카를 맡아달라고 당부하고 약속을 했지만 결국 고아원이지만 공부할 수 있는 로우드로 보내 버리고 이 결정이 앞으로 제인이 숙녀가 되고 연인을 만나기까지 튼튼한 밑거름이 되었다. 목사인 브로클허스트씨가 운영하는 학교는 죽지 않을 만큼의 음식과 지원으로 겨우 이끌어가는 곳으로 제인이 그곳에서 만난 친구인 할렌 번스는 전염병이 덮치면서 세상을 떠났다. 여기서 할렌은 신앙인으로서 가져할 믿음과 마음 그리고 행동을 제인에게 말하는데 신에 대한 확고함이 어쩌면 제인을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소녀에게는 구원이었다.
그렇지만 피할 수 없으면 견디는 게 네 의무일거야. 견디도록 운명 지워진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건 나약하고 어리석은 거야.
-본문 중(할렌 번스)
소설은 화자가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형식으로 현재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염병을 휩쓸었던 그곳의 환경이 열악한게 알려지면서 기부자들로 인해 상황은 나아졌고 제인은 그곳에서 살아남아 공부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새로운 목표와 삶을 찾아 가정교살 손필드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운명의 사람인 그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를 만나게 된다. 20살이나 나이차이가 났지만 그는 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그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았으며, 과거 정부였던 한 무희의 딸인 아델을 위해 가정교사까지 채용한 인물이다. 아첨을 모르고 이익을 위해 타인과 타협을 하지 않는 모습, 동등하게 자신을 대하는 그의 모습에 제인을 흔들린다. 어쩌면, 18살이 된 그녀에게 처음 만난 남성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한순간의 감정으로 사랑에 빠진게 아니었기에 확고한 제인의 마음을 읽고 있으면 심신이 단단한 그녀를 볼 수 있다.
나는 그를 바라보았고 그를 바라보면서 큰 기쁨을 느꼈다. 소중하면서도 강렬한 기쁨이었다. 고통이라는 강철 칼날이 달린 순금의 기쁨이었다. 갈증으로 죽어 가던 사람이 기어서 샘물에 도달하고, 그 샘물에 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몸을 굽혀 신성한 물을 몇 모금 떠 마시는 같은 기쁨이었다.
-본문 중-
어렵게 사랑을 확인 후 제인과 로체스터...하지만, 행복이 막 시작할 무렵 오래된 마로니에 나무가 갈라졌다. 이미 독자는 두 사람에게 불행이 닥쳐올 것이라는 것을 감지했을 테다. 제인에게 있어 신뢰는 중요한 부분이었는 데 가장 중요한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듣게 되면서 결국 로체스터를 떠나게 된다. 아무것도 가지고 나온 것이 없던 그녀는 몇 일을 낯선 곳에서 굶주림을 이겨내기 위해 구걸을 하기도 하지만 냉대만 받을 뿐이다. 죽고자 삶을 포기했지만 저 멀리 보이는 유일하게 빛나는 불빛을 보고 저절로 걸었던 그녀. 구원의 손길처럼 간 그곳은 제인의 인생을 다시 한번 바꿔줄 곳이었다. 로드부인과 살면서 친가쪽 친척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제인..그건 가난하면 그들의 인격이 로드 부인과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포기했었는 데, 만약 빈곤해도 그들을 찾았다면 제인의 삶은 그렇게 고달프지 않았을 테다. 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시점에서 생각지 못했던 고모의 딸인 다이애나와 메리 그리고 오빠인 세인트존을 찾았고 성품이 겸손한 그들은 제인을 친척이기를 알기도 전에 도움의 손길을 주었었다.
고달팠던 제인의 인생이 서서히 피기 시작했고 그 중엔 목사인 세인트존이 여학생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 제인을 선생님으로 자리를 주었다.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제인 에어...하지만, 늘 로체스터를 잊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을 그렇게 찾으려 했던 외삼촌이 죽으면서 남긴 유산으로 이들과 동등하게 나누고 이 와중에 로체스터의 소식을 듣게 된다. 이미 1년이 흐른 시점에서 그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사랑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을 뿐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었다. 갑작스런 세인트존의 청혼에도 자신의 사랑을 지킨 그녀는 손필드로 로체스터를 만나러 떠나지만 도착한 그곳은 화재로 폐허가 되었다. 가까스로 그곳의 사연을 듣게 되면서 절규하는 제인을 볼 수 있다. 만약 1년 전 제인이 로체스터와 결혼을 허락했다면 어땠을까? 아니, 독립성 있고 법과 원칙을 중심에 두고 살았던 그녀라 절대 결혼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아내가 있었던(비록, 정신이상자였고 친부와 형이 로체스터를 속여 결혼시킨 여인이지만)그때에 결혼은 그의 아내가 아닌 정부로 밖에 살 수 없었다. 이는 제인에게 있어 결코 옳지 못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숨은 그 모든 욕구와 고통과 책임과 함께 아직도 내게 남아 있었다. 짐은 반드시 옮겨야 했고 욕구는 충족시켜야 했으며 고통은 참아야 했고 책임은 다해야 했다. 나는 출발했다.
-본문 중-
친척인 세인트존의 삶은 오로지 신을 향한 열정만이 존재했기에 사랑 없는 그 청혼에 제인을 절대 수락할 수 없었다. 그저, 선교사의 동반자로서 다가왔을 뿐이라는 것. 자신의 인생을 신에 바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세인트존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가 사랑했던 연인과 결혼을 했다면 어땠을까? 사랑 대신 신을 선택한 그의 삶이 타인에게는 불행하게 보일지라도 그에겐 그렇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제인과 로체스터가 멀리서 서로의 음성을 들은 상황은 일어날 수 없는 초자연주의 현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로체스터가 자신의 죄(아내가 있음에도 제인과 결혼하려는 것)에 신에게 용서를 구함으로써 그를 구원시켰음을(제인과의 만남이 그렇다) 보여주고 있다. 로맨스소설이지만 고딕 소설이고 동시에 종교 안에서 죄와 용서의 모습을 보여준 소설이기도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