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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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남편 ]

모드 방튀라 지음 / 이세욱 옮김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해서 지금까지 총 17년이나 되었습니다.

연애 기간이 짧지는 않았지만 장거리 연애가 길었기에 그래도 그때는 나름 설렜던 기억이 남아있어요.

그러다 결혼을 한다면 서로가 좋겠다 싶었고, 예식까지 속전속결로 해치워버렸어요. 결혼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아이가 생겼고 임신, 출산, 육아가 몰아닥치니 신혼의 설렘이나 풋풋함보다는 동지애가 더 깊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니 오늘 소개해 드릴 책 [내 남편] 속 여주인공의 마음이 쉽게 공감 가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은 15년 결혼생활을 남편 바라기로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일기 같은 이야기라고 간단히 소개해 볼게요.

월,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로 총 7챕터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그녀의 남편에 대한 집요한 사랑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나는 사랑에 빠져있다. 내 남편과 사랑에 빠져 있다.]라는 첫 문장으로 책은 시작하니 '아~ 신혼인가 보다'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어요. 어쩜 15년이 되었다네요. 애도 둘이나 있는데 저렇게 남편을 사랑할 수가 있다니 저에게는 잊힌지 오래된 감정이라 질투와 의아함이 섞인 마음을 다잡고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아내라는 여자가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행복하고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내면은 남편에 대한 강렬한 집착과 복잡한 감정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읽다 보니 이 여자 이해도 안 되고 공감도 안됩니다. 뭔가 이건 그냥 집착이고 병인 듯해서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남편의 모든 행동과 말을 철저하게 관찰하고 분석합니다.

잠이 들고, 일어나고 다시 잠들 때까지 그녀의 모든 관심은 남편에게만 쏠려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확인받기 위해 그의 행동과 표정을 끊임없이 주시하지만 늘 불안해하죠.

그가 자신을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 것만 같고, 바람을 피우는 것 같고, 자신과 다른 여성들을 항상 비교해가며 남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그의 마음이 변하지는 않을지 의심하고 또 의심합니다.

우편함 열쇠를 복사해 모든 우편물들을 확인한다거나, 그의 이메일과 가방을 뒤져보기도 합니다.

증거 따윈 없어요. 하지만 불안이 사라지진 않지요.

한번은 남편이 자신을 과일 중에 귤에 비유하자 절망합니다. 왜 하필 흔하디흔한 귤인지, 좀 더 고급스러운 과일은 안되는지 생각하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읽다가 이 여자 정말 피곤하게 사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정서적 에너지를 남편에게만 쏟아부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돌봐주지 생각했는데 역시나 자녀들에게는 별 관심과 애정이 없는듯하네요.

일반 소설이라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책 심리 스릴러 소설이었습니다.

사랑과 집착, 그리고 광기에 사로잡힌 여성의 심리가 잘 그려져 있고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어마어마한 반전도 함께합니다.

어떻게 보면 무관심, 사랑, 관심, 집착 모두 한 끗 차이인듯해요. 그 경계를 잘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말이죠.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사랑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귤 스토리가 갑자기 생각나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자기야 나를 보면 어떤 과일이 떠올라? 그랬더니 남편 왈 "두리안? 이랍니다.

'어머 고급 진 과일이네'라고 흐뭇해하며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물었더니 사라져가는 목소리로 "몸매가...."라고 하더군요. 하아......

저는 앞으로의 제 결혼생활을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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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리틀 라이프 1~2 세트 - 전2권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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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라이프 ]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 권진아 옮김


요즘 한창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어서 보긴 했지만 관심을 주진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선물 받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만에 1,0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제가 다 읽었더라고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말이지요.

옆에서 같이 책을 읽던 아들은 "엄마 왜 울어? 슬픈 일 있어?라면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절 바라보고 있었고, '주드의 삶이 너무 아파서, 그 옆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서 울어'라고 했더니 주드 누구냐고 막 묻더군요.

1권

1부 리스페너드 스트리트 9

2부 포스트맨 125

3부 허영 313

4부 등식의 공리 415

2권

5부 행복한 시절 7

6부 동지에게 299

7부 리스페너드 스트리트 403



이 소설은 뉴욕을 배경으로 네 명의 대학 친구들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친구들의 우정, 사랑, 고통, 회복,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친구지만 전 주드와 윌럼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었어요.

주요인물인 4명의 친구들에 대해 간단히 알려드릴게요.

주드 : 어린 시절 말로 설명하기 힘든 학대를 경험하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성공한 변호사지만,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평생 동안 안고 살아가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하기까지 학대 경험 후 30년이 넘게 걸립니다.

윌럼 : 주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거인이고 성공한 배우입니다. 주드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를 사랑하지만 가끔은 힘이 들어요. 장애가 있던 죽은 형의 모습을 투영시키는 건지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자기감정을 확실히 주드에게 향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말콤 :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고 건물을 사랑한 건축설계사입니다.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일에 있어서만은 똑 부러진 친구입니다.

제이비 : 외향적이고 야망이 큰, 재능 있고 타고난 아티스트입니다. 뜻밖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늘 똑똑하고 재치 있는 제이비는 자신의 중독을 이겨내고 성공한 화가로 성장하며 친구들을 너무 사랑하지요.

[리틀 라이프]는 이 네 명의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절대 자신의 아픔을 티 내려 하지 않고, 과거를 이야기하지 않는 주드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 친구들이 그를 어떻게 돕는지 보여줍니다.

주드는 갓난아기 때 버려져 수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학대도 받으며 자라게 됩니다. 그중 절대 자신을 때리지 않고, 자신에게 욕도 하지 않았던 루크 수사와 수도원을 탈출하게 되는데 그게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 되었어요.

고아원, 길거리, 또 다른 나쁜 어른인 트레일러 박사의 학대 등 끔찍한 경험들을 계속 겪고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야 지옥을 탈출하게 됩니다.

타고난 머리는 좋았던 주드는 결국 대학에 가게 되고, 검사를 거쳐 변호사가 되어 큰 성공을 거두게 돼요.



하지만 그의 상처는 계속해서 그를 괴롭히지요.

그래서 그가 만났던 몇 안 되는 좋은 어른인 애너와 해럴드의 사랑과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의심하고 눈치 보며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는 자신을 파괴하면서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는 자해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고통을 이겨내려 하고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친구들은 그보다 더 고통스러워하지만 끝까지 주드의 곁을 지켜줍니다.

저는 1권에서 3번 울고, 2권에서는 계속 울었습니다.

2권의 <행복한 시절>이 더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이후는 말할 것도 없었고요.

윌럼의 마지막이 너무 슬펐고, 헤럴드의 부성이 가슴 아프고, 앤디와 제이비 그리고 멜컴의 우정이 아름다운 그런 책이었습니다.

생생하고 현실적인 묘사가 담담한 문체로 적혀있는데요. 그래서 주드의 고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와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어쩜 이렇게 세세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그려 넣을 수 있는지, 작가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 상상만으로 이런 글을 쓰는 게 정말 가능할까 생각될 정도였어요. 글만으로 너무 고통스럽고, 공감하고, 치유받으며 많은 정서적 경험을 했으니까요.

[리틀 라이프]는 인간이 얼마큼 큰 고통을 줄 수 있고, 또 그 고통을 이겨내는 회복력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이 소설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드가 사람에게 당한 고통과 상처들을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치유받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줘서 너무 감동받았어요.

인간의 모든 감정과 삶을, 그리고 사랑과 우정,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는 [리틀 라이프]라는 책 제목도 슬플 정도로 마지막까지 강렬한 감정적 경험을 제공해서 저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 되어버렸네요. 출간된 지 거의 8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야 알게 돼서 안타까운 책이었어요. 역주행 노래도 아니고 역주행 도서가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겠지요?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 가슴이 먹먹한 경험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런 경험 함께 공유하고 싶어 강력 추천드리니 여러분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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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7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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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파탈 지니아가 어떻게 빼앗고 또 왜그러는건지 궁금합니다.. 이 여성들의 삶이 마거릿 매트우드의 글을 통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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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6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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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들의 동화를 모티브로 삼았다니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까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묘사가 어떻게 그려질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이니 필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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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퀸의 대각선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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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살 체스천재들이 라이벌이 되어 역사를 움직이기까지 사이사이 어떤 사건들이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딱일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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