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 라이프 ]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 권진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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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어서 보긴 했지만 관심을 주진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선물 받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만에 1,0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제가 다 읽었더라고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말이지요.
옆에서 같이 책을 읽던 아들은 "엄마 왜 울어? 슬픈 일 있어?라면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절 바라보고 있었고, '주드의 삶이 너무 아파서, 그 옆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서 울어'라고 했더니 주드 누구냐고 막 묻더군요.
1권
1부 리스페너드 스트리트 9
2부 포스트맨 125
3부 허영 313
4부 등식의 공리 415
2권
5부 행복한 시절 7
6부 동지에게 299
7부 리스페너드 스트리트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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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뉴욕을 배경으로 네 명의 대학 친구들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친구들의 우정, 사랑, 고통, 회복,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친구지만 전 주드와 윌럼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었어요.
주요인물인 4명의 친구들에 대해 간단히 알려드릴게요.
주드 : 어린 시절 말로 설명하기 힘든 학대를 경험하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성공한 변호사지만,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평생 동안 안고 살아가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하기까지 학대 경험 후 30년이 넘게 걸립니다.
윌럼 : 주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거인이고 성공한 배우입니다. 주드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를 사랑하지만 가끔은 힘이 들어요. 장애가 있던 죽은 형의 모습을 투영시키는 건지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자기감정을 확실히 주드에게 향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말콤 :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고 건물을 사랑한 건축설계사입니다.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일에 있어서만은 똑 부러진 친구입니다.
제이비 : 외향적이고 야망이 큰, 재능 있고 타고난 아티스트입니다. 뜻밖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늘 똑똑하고 재치 있는 제이비는 자신의 중독을 이겨내고 성공한 화가로 성장하며 친구들을 너무 사랑하지요.
[리틀 라이프]는 이 네 명의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절대 자신의 아픔을 티 내려 하지 않고, 과거를 이야기하지 않는 주드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 친구들이 그를 어떻게 돕는지 보여줍니다.
주드는 갓난아기 때 버려져 수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학대도 받으며 자라게 됩니다. 그중 절대 자신을 때리지 않고, 자신에게 욕도 하지 않았던 루크 수사와 수도원을 탈출하게 되는데 그게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 되었어요.
고아원, 길거리, 또 다른 나쁜 어른인 트레일러 박사의 학대 등 끔찍한 경험들을 계속 겪고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야 지옥을 탈출하게 됩니다.
타고난 머리는 좋았던 주드는 결국 대학에 가게 되고, 검사를 거쳐 변호사가 되어 큰 성공을 거두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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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상처는 계속해서 그를 괴롭히지요.
그래서 그가 만났던 몇 안 되는 좋은 어른인 애너와 해럴드의 사랑과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의심하고 눈치 보며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는 자신을 파괴하면서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는 자해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고통을 이겨내려 하고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친구들은 그보다 더 고통스러워하지만 끝까지 주드의 곁을 지켜줍니다.
저는 1권에서 3번 울고, 2권에서는 계속 울었습니다.
2권의 <행복한 시절>이 더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이후는 말할 것도 없었고요.
윌럼의 마지막이 너무 슬펐고, 헤럴드의 부성이 가슴 아프고, 앤디와 제이비 그리고 멜컴의 우정이 아름다운 그런 책이었습니다.
생생하고 현실적인 묘사가 담담한 문체로 적혀있는데요. 그래서 주드의 고통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와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어쩜 이렇게 세세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그려 넣을 수 있는지, 작가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 상상만으로 이런 글을 쓰는 게 정말 가능할까 생각될 정도였어요. 글만으로 너무 고통스럽고, 공감하고, 치유받으며 많은 정서적 경험을 했으니까요.
[리틀 라이프]는 인간이 얼마큼 큰 고통을 줄 수 있고, 또 그 고통을 이겨내는 회복력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이 소설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드가 사람에게 당한 고통과 상처들을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치유받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줘서 너무 감동받았어요.
인간의 모든 감정과 삶을, 그리고 사랑과 우정,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는 [리틀 라이프]라는 책 제목도 슬플 정도로 마지막까지 강렬한 감정적 경험을 제공해서 저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 되어버렸네요. 출간된 지 거의 8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야 알게 돼서 안타까운 책이었어요. 역주행 노래도 아니고 역주행 도서가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겠지요?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 가슴이 먹먹한 경험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런 경험 함께 공유하고 싶어 강력 추천드리니 여러분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