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편의점 - 전지적 홍보맨 시점 편의점 이야기
유철현 지음 / 돌베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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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편의점 ]

유철현 지음 / 돌베개


저는 남들보다 편의점을 뒤늦게 다니기 시작한 편이었습니다.

스무 살 즈음 경험한 저의 첫 편의점은 '미니 oo' 이었어요. 거기서는 갓 조리한 치킨을 팔았었는데 처음 그 치킨을 영접했을 때 설렘과 황홀함은 말해 뭐 할까요? 내가 먹고 싶을 때 편의점만 가면 치킨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상상하지 못할 시대였으니 정말 신세계였답니다.

그렇게 시작한 제 편의점 사랑은 20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 그런 편의점을 알리고 제품을 개발하는데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전지적 홍보맨 시점으로 바라보는 편의점 이야기라니 도대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저자가 처음 경험한 편의점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은 라면과 삼각김밥, 폭포수 콜라를 지나 그의 취업전선에서의 활약상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그가 편의점을 이용하며 집 앞의 슈퍼 사장님을 배신한 마음이 들어 미안해하는 그 마음에 왠지 공감되었어요. 그 시절은 다들 그렇지 않았을까요?

편의점 신입사원은 입사와 동시에 직급이 사장으로 시작한다고 하는데 전 여자친구를 만나 "너 여기서 아르바이트해?"라는 말을 들은 동료의 이야기는 한편으로 너무 슬펐습니다. 정말 웃픈 이야기였지만 당사자는 퇴사까지 결심할 정도였다고 하니 좋은 직업에 대한 철학적 토론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듯합니다.

점주와 직원과의 관계, 편의점의 인기 상품들, 기념일을 대하는 직원들의 이야기, 편의점의 하루 루틴, 각종 진상들의 이야기를 포함한 숨겨진 많은 이야기들을 알려주고 있어요.

한 가지 더!! 편의점 계산대에는 객층키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편의점을 이용한 손님들을 연령대로 나누어 구입한 물건들의 통계를 내기 위한 것이겠지요? 게다가 영수증에 적힌 비밀까지~~ 두둥!!!

궁금하시면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많은 이야기들 속에는 직장인의 고뇌와 슬픔 달고 짠 많은 경험과 눈물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다른 직업들을 가지고 있어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것이 에세이의 장점인듯해요. 경험한 일은 경험했으니 공감하고, 경험하지 못한 것들은 상상하고 읽으면서 또 안타까워하면서 말이죠.


"아주 깜깜한 밤에 편의점의 환한 불빛을 보고 안도해 본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는 띠지의 글귀가 너무 공감되었습니다.

이제는 제 삶의 일부라 늘 편의점과 함께하면서 편의점이 없는 동네에 가면 '뭐 여기는 편의점 하나도 없어?'라고 속으로 의문스러워하는 제 모습이 문득 떠올랐어요. 술 마실 때는 아이스크림과 컨디션을, 출출할 때는 삼각김밥과 라면을, 간식이 생각날 때는 샌드위치와 바나나우유를 사 먹을 수 있는 편의점이 늘 가까이 있어 너무 행복한 1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보이면 들려야 하는 곳이 되어버렸네요.

편의점을 홍보하는 일을 하는 저자의 이야기와 그가 편의점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 [어쩌다 편의점]

오늘도 저는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바나나우유를 하나씩 사서 집으로 돌아왔고,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편의점을 바라보는 제 시선이 조금 달라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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