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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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학생,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들, 특수교사와 학부모와의 사건 등 요즘 뉴스며, 신문이며 한창 시끄러웠습니다. 예전부터 계속되는 문제들이었지만 곪았던 게 이제서야 터진 거라고 생각해요.

여름이라 딱 어울리겠다 싶어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을 골랐는데 맞아떨어진 건지 주인공이 중학교 교사에 두 자녀의 아버지더라고요. 이것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책을 고른 저의 안목이라 생각해도 되겠지요?(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초반부 읽어나가다가 죽을 뻔했습니다.

고구마 백만 개 먹다 체해서, 열 손가락 다 따고, 매실청까지 마셨는데도 체한 게 안 내려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주인공인 '호카리 신이치'가 우리 아빠, 우리 학교의 선생님, 내 남편이었다면,... 상상하면서 감정이입하며 읽다가 답답증에 죽을뻔했단 말이지요. (물론 후반부엔 달라집니다 ^^)

드라마나 영화보다 무서운 게 현실이라지만 이런 상황을 글로 써진 책으로 보는 것만도 끔찍한데 같은 상황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건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너무 소름 끼치는 일일 그래도 현실을 직시해야겠지요?

저는 어렵게 학교폭력에 대해 상담을 청했을 학생의 고민을 그가 흘려듣는 것처럼 보였어요. 괴롭힘을 당하고 힘든 학생들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내가 곤란해지면 안 되는 철저한 중간관리자인 교사로서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며 얼른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나 할까요? 일이 커지면 위에서 쪼아 될 테니까 어서 수습하고 학생을 돌려보내려고 하는 어른의 모습이 보여 순간 제 얼굴이 달아올랐답니다.



 


일하던 그에게 딸의 자살 시도 소식이 전해지고 충격을 받은 그는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가는데요.

다른 이유도 아닌 학교 내 괴롭힘이 이유인 것 같다는 설명과, 부모라면 자식의 원수를 갚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소리치는 아들의 원망을 들을 때 그의 감정이 어떠했을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부정당한 교육 이론, 경멸당한 직업윤리 등 그가 중시하고 지켜가고자 했던 것들이 모두 쓸모없는 게 되어버린 현실에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과연 그는 바로 보고 선택할 수 있을까요?

유카의 투신 사건은 당일 매스컴에 바로 보도가 되었고, 엄마들의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가족의 개인정보는 퍼져나가게 됩니다. 이런 소문은 정말 사람들의 관심에 쉽게 노출되고 끊임없이 입방아에 오르내리죠. 유카의 담임을 찾아간 호카리가 같은 교사이니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듯 자신을 힐끔거리는 그의 눈빛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눌러내야 할 수밖에 없었던 건 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지 않았을까요? 사건 후 유카는 슌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는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급니다.

"사람의 소문도 76일이야. TV 보도가 줄어들면 다들 잊어버릴 거야." p.142

괜히 '욱'하는 마음에 방송국과 거래를 해 가해자의 정보를 얻어내지만 상처를 받는 건 유카의 가족도 마찬가지인데다가, 겨우 일상으로 한 걸음씩 돌아가나 싶었는데 또 다른 사건이 가족을 덮쳐옵니다.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을 거라 믿고 있는 가족들의 숨겨져 있던 모습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서로를 가시처럼 찌르게 됩니다.

학교 폭력을 발단으로 서서히 무너져가는 주인공 가족의 모습을 통해 우리 가족과, 사회의 모습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고, 어제까지는 피해자였는데 오늘은 가해자가 되어버린 그들이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작가 특유의 장점인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잘 묘사되어 있어 푹 빠져 공감하며 읽어서인지 다 읽은 후에도 입안이 돌이 굴러다니는 것처럼 까슬거렸습니다. 개인으로 인해 가족이, 가족으로 인해 사회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저에게는 충분히 전달된 것이겠지요.

교사로서,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누구든 읽어보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반전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의미심장한 추리소설 나카야마 시치리의 [가시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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