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학생,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들, 특수교사와 학부모와의 사건 등 요즘 뉴스며, 신문이며 한창 시끄러웠습니다. 예전부터 계속되는 문제들이었지만 곪았던 게 이제서야 터진 거라고 생각해요.
여름이라 딱 어울리겠다 싶어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을 골랐는데 맞아떨어진 건지 주인공이 중학교 교사에 두 자녀의 아버지더라고요. 이것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책을 고른 저의 안목이라 생각해도 되겠지요?(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초반부 읽어나가다가 죽을 뻔했습니다.
고구마 백만 개 먹다 체해서, 열 손가락 다 따고, 매실청까지 마셨는데도 체한 게 안 내려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주인공인 '호카리 신이치'가 우리 아빠, 우리 학교의 선생님, 내 남편이었다면,... 상상하면서 감정이입하며 읽다가 답답증에 죽을뻔했단 말이지요. (물론 후반부엔 달라집니다 ^^)
드라마나 영화보다 무서운 게 현실이라지만 이런 상황을 글로 써진 책으로 보는 것만도 끔찍한데 같은 상황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건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너무 소름 끼치는 일일 그래도 현실을 직시해야겠지요?
저는 어렵게 학교폭력에 대해 상담을 청했을 학생의 고민을 그가 흘려듣는 것처럼 보였어요. 괴롭힘을 당하고 힘든 학생들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내가 곤란해지면 안 되는 철저한 중간관리자인 교사로서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며 얼른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나 할까요? 일이 커지면 위에서 쪼아 될 테니까 어서 수습하고 학생을 돌려보내려고 하는 어른의 모습이 보여 순간 제 얼굴이 달아올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