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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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방문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어떤 인터뷰에서 '자신의 직업은 소설로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속 미래는 굉장히 구체적으로 그려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미래기도 하다.

왜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그림들은 어린 시절 도화지에서밖에 그려지지 않는 것인지... 암울한 미래의 위기를 막고자 하는 르네와 알렉상드르의 모험은 2권에서도 계속된다.

두 사람은 경쟁하듯 역행 최면을 통해 살뱅과 가스파르를 만나 역사를 옮겨 적게 하고, 살뱅은 시간 순서로 가스파르는 주제별로 접근해서 글을 서술하는데 과연 누구의 예언서가 선택받게 될 것인가? 변질되지 않은 꿀로 인해 여왕벌을 소생시키고 슈퍼 꿀벌의 탄생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오델리아의 흥분된 이야기에 모두들 희망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살뱅의 죽음과 르네의 또 다른 전생 열일곱 살 에브라르로의 여행,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오게 될지...

게다가 르네가 본 미래는 2053년까진데 어째서 예언서에는 2101년까지의 미래가 적혀있는 것인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궁금해진 르네는 다시 전생 여행을 시작하고 그 예언서를 둘러싼 기사단들의 대립과 예언서의 행방, 보호를 위한 과정에는 어떤 사건들이 있었던 것인지 파헤쳐 나가게 된다.

살뱅은 르네를 수호천사로 받아들이지만 에브라르는 르네를 악마의 소리로 취급하며 거부하게 되는데, 같은 영혼의 전생이라곤 하나 살뱅과 에브라르는 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이었으니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다는 것을 살뱅이 놓친 부분이었다. 한편 르네가 퇴행 최면을 위해 매번 찾는 장소가 화장실 변기 위라는 설정 같은 부분들이 무척 재미있는데, 역시 집중력을 끌어올리는데 최고의 환경은 좁은 화장실의 변기 위라는 건 만국 공통인가 보다.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서 '알렉상드르'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에 개인적으로 푹 빠져 읽었었는데,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뜨거운 열정과 실행력을 가진 그가 르네에게 강의를 내준 방법이나, 갑작스레 비행기 표를 끊어 타지로 떠난다거나, 잠금장치를 장도리로 부셔서 무작정 들어가는 뭔가 무대포 같고 거침없는 결단력에서 중년의 섹시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자신의 학생이었던 르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배우려 하는 자세가 진짜 어른처럼 보여서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반대로 그에게 이겨먹으려던 르네가 어리고, 찌질하게 느껴지고, 철없어 보이기도 했던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감상이었다는 것...

책의 마지막에 그려진 인간의 미래 모습을 읽고 나서 느낀 허무함에 한동안 멍해졌었는데, 솔직히 뭐가 맞는지 누가 알 수 있을 것이며, 균형이 필요하다지만 올바른 균형의 기준을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소설을 다 읽은 후 마블의 캐릭터인 타노스가 떠오르면서, 영화 속 그가 오랜 숙원사업을 실행하며 얻어낸 절반의 인구감소로 정말 행복했을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어찌 되었든 성실하게 글을 써서 매년 책을 내주는 작가님 덕분에 작년 여름은 고양이, 올여름은 꿀벌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고, 내 손에 예언서가 들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지식인 그룹에 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인간 중 한 명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두려워만 하기보다는 미리 대비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은 [꿀벌의 예언] 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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