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살인해도 될까요? - 경계에 선 소년법 십대톡톡 1
김성호 지음, 고고핑크 그림, 허승 감수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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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즈음에 한참 빠져보았던 [소년심판]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의 이야기였는데 저는 그 드라마에 나오는 청소년들의 스토리에 많이 빠져들어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해서 공감도 가고, 마음이 무겁기도 했던 작품이었는데 그때부터 촉법소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뉴스에 청소년 문제가 보도되며 비행청소년들이 소년법을 역이용한다는 사실을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될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은데요. 내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며 다른 이들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다 똑같은 부모들의 마음이 아닐까요?

촉(觸) 법(法) 소(少) 년(年)

범행 당시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으로 형사 책임 능력이 없는 자

책 속엔 많은 이야기들이 실려있었습니다. 법의 역사와 소년법, 그들의 처벌에 관한 이야기와 처벌의 단계 그리고 왜 14세인지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미성년자들을 처벌하고 법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었어요.

읽다가 울컥해서 '우리도 미국처럼 강하게 처벌해야 하는 거 아니야? 범죄에 나이가 어디 있어?'라고 생각했다가 '아니야 넬슨 만델라의 가르침처럼 복수는 어리석은 것이니 관용을 베풀어 용서해야 해'라고 생각하기도 하면서 혼자 정신을 못 차렸어요.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난 후 더 생각이 많아지고 어려워졌는데, 이건 어떠한 결론도 내릴 수 없는 미궁 속에 빠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회복적 정의, 용서와 관대함, 따뜻한 시선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피해자의 입장을 무시하지도 못하겠더라고요.

피해자들의 두려움과 억울함에 잠 못 이루는 밤, 그들의 억장이 무너질 것만 같은 가슴속 먹먹하고 짓눌리는 듯한 무게감을 감히 제가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을까요?

절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러 놓고도 뻔뻔할 정도로 당당한 가해자들의 태도와, 그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것도 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고요.

물론 그게 잘못인지도 모르고 저지른 어린아이들의 가벼운 죄는 어른들이 용서하고 따스한 눈길로 바라봐 주고 올바르게 지도해 주는 게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법을 악용하려는 영악한 친구들에게는 강한 가르침도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어른들이 지금보다 더더욱 많이 생겨나 아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삐뚤어지지 않게 잘 이끌어 준다면 비행청소년이나 범죄소년, 우범소년이라는 단어들을 쓸 일도 지금보다는 줄어들지 않을까요?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소년원 송치, 사회봉사 등의 보호 처분을 받게 되는 촉법소년의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피해자들의 고통도 늘고 있기 때문에 촉법소년에 대한 법률 개정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있어왔지요. 촉법소년의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형사책임연령을 낮추거나, 촉법소년에게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고요.

이러한 사안들은 매우 복잡한 문제인데다가, 촉법소년의 범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촉법소년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 촉법소년에 대한 개정 논의는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어른들의 관심이 꾸준히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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