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서편제 삽입곡으로 유명한 살다 보면 이란 노래의 유명한 가삿말이 있다.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이 노랫말처럼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인생]은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로 1993년에 처음 출판된 이후로 중국 문학에서 가장 유명하고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소설 속에서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을 포함한 20세기 중국의 떠들썩한 사건들을 항해하면서 푸구이라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읽는 내내 어쩜 이리도 기구할까 싶었다.

푸구이는 부유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삶의 초반에는 아쉬운 거 없이 펑펑 인생을 낭비하는 삶을 사는 한량으로 그려진다. 임신한 아내를 내팽개치고 도박에 빠져들고 향락에 취해있고, 장인어른에게도 못된 사위인데다가 위아래 할 것 없이 망나니 같은 삶을 사는 그런 못난 남자였다. 그러다 결국 도박판에서 모든 것을 잃고 집안의 전 재산을 날린 그는 나락으로 떨어져 논을 빌려 밭을 일궈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푸구이와 그의 가족은 온갖 기근과 질병 그리고 정치적 박해를 포함한 일련의 비극과 고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푸구이는 그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보호하고 생존하기로 결심하지만 인생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으니 푸구이의 삶도 그러했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그중 나는 자전과 펑샤에 더욱 빠져들었던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인 푸구이는 둘째 치고 그의 아내인 자전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함께 유지하기 위해 충실하고 자상한 아내이자 어머니로 그려지는데 왜 친정으로 돌아갔다가 어린 유칭을 데리고 다시 돌아왔을까 이해가 될듯하면서도 안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게다가 푸구이의 딸인 펑샤는 어린 시절 앓았던 열병으로 벙어리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러한 극도의 역경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하고 살아남기로 결심한 슬기로운 젊은 여성이다. 그녀가 어렵게 만난 남편 얼시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는데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또르르......

그리고 펑샤의 동생 유칭의 죽음을 보면서 작가가 허삼관 매혈기를 여기서 떠올려 쓴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기도 했다. 이처럼 [인생]은 20세기의 중국을 특징짓는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가족과 사랑 그리고 역경에 직면한 인간의 회복력에 대한 주제를 탐구하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푸구이와 그의 가족들이 겪는 비극과 고난 같은 암울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려움 앞에서 가족과 사랑,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소설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고 이 책이 중국 문학의 현대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책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공리 주연의 장예모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길래 찾아보니 네이버 네티즌 평점이 무려 9.4점이 넘어간다. 아~ 이렇게 또 찾아보아야 할 영화가 한편 더 늘어나는구나.

결국 인생이란 살아가야 하는 것, 살다 보면 살아지는 것이었다.

내 인생도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살다 보면 알게 되고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그래도 푸구이처럼 과거를 회상하며 후회는 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좀 더 신경 쓰고 하루하루 곱씹어가며 살아가자 다짐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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