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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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저도 육아휴직을 쓰고 1년간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늘 직장 생활을 하며 바쁘게 지내다 여유가 생기니 책도 더 많이 찾아읽게 되고, 주변 정리도 하면서 아이의 말에도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데, 갑자기 소원이 있다는 아이가 꺼낸 말은 우리도 고양이를 키우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어릴 적 강아지는 많이 키워봤지만 고양이라면 눈동자의 변화나 울음소리도 싫고, 뭔가 악의 상징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던 저는 고양이가 너무 싫었기에 절대 키울 수 없다고 아이의 의견에 반대했지요. 

그렇게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와 신랑이 한 편이 되고, 반대하는 제가 대립하며 두 달여를 보내다 아이의 간절함에 제가 백기를 들면서 결국 2개월 된 아기 뱅갈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면서 저의 집사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처음이고, 애초에 관심이나 아는 것도 없었던지라 고양이에 관한 책을 이것저것 찾아 읽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소설 중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과 [행성]까지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의 주인공이 바로 고양이 피타고라스였고 이 책 고양이 백과사전을 완성한 지적인 고양이와 동일 묘랍니다.

인간의 실험에 의해 지능을 갖게 된 피타고라스가 자신들의 역사를 조사해 이렇게 책까지 쓰게 된 것이었죠. 




고양이가 쥐를 잡으며 인간의 필요로 시작한 관계의 역사부터, 바스테트 여신으로 추앙받으며 신성시 여겨지던 시절을 지나, 피타고라스 조상쯤으로 보여지는 우주로 날아간 고양이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시선으로 고양이의 역사를 이야기 해줍니다. 인간이 고양이보다 우월한 것은 손이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도 재미있습니다. 

고양이들이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인간들은 그들을 반려동물로 받아들이고 함께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과 삶을 함께하면서 고양이의 근친 교배가 시작되었고 결과적으로 유전적 변이를 유발하게 되었지요. 고양이에게 불운과 악마적 이미지를 입힌 것도 결국은 인간이었고 그들과 함께하기를 선택한것도 인간이었는데요 정말 이기적이고 제일 못된 건 결국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너무 귀엽죠? 핑크젤리와 점프하며 꼬리 세우는 모습이라니 정말 사랑스러워요. 그렇게 싫어했는데 이렇게 쩔쩔매며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즐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 화장실 체크며, 간식이며 제 손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서운하고 불안할 정도랍니다. 아들이 지금도 한번씩 "엄마 고양이 싫어한 거 맞아?"라고 묻고는 한답니다. 

책의 마지막에 피타고라스의 고양이 친구들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바스테트의 실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스테트의 집사인 베르나르와 함께요. 




마지막 집사 된 도리로서 저희 집 주인님들 사진 투척합니다.

우리 둘째 레오는 이제 더 이상 갸르릉 테라피를 하지 않는답니다. 다 컸다 이거죠. 그 대신에 간식을 원할 때 굉장히 애달프고 간들어지는 목소리로 울면서 애절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봐요. 막둥이 코코는 아들에게만 가서 박치기를 해주고 턱과 머리를 내어주며 갸르릉 거리고 배를 뒤집어 보여주는데 저랑 남편에게는 도도하게 궁뎅이만 보여준답니다.

이 녀석들도 모두 자신들이 마음을 내어주는 반려인이 있는 것이겠지요? 인간인 우리가 자신들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고양이들이 집사를 선택했다는 것은 절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키워보니 알겠더라구요. 책을 읽어보니 더욱 이해하기 쉬웠고요.

고양이들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볼 수 있어 좋았고 ,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은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을 집사님들에게 강추합니다.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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