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는 지구에서 뉴온 3
장한애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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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느낌의 일러스트의 표지가 내 눈길을 사로잡은 이 책의 제목은 [홈스테이는 지구에서]다. 뭔가 아이들 책 같지 않다는 느낌을 가진 것도 나의 선입견이겠지만 우선 읽어보자 싶었다.

  • 홈스테이 (home stay) :[명사] 외국으로 유학 따위를 떠났을 때 해당 지역의 외국인 가정집에서 지내는 것

사전적인 의미는 외국의 가정집에서 지내는 것인데 지구의 홈스테이라니 뭔가 색다름이 제목에서부터 묻어나고 표지의 컬러부터 심상치 않았다.

유수는 엄마와 둘이 외딴 동네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살고 있는데 그 대상이 외국인이 아니다. 외국보다 더 먼 곳에서 온 손님들, 바로 지구인이 아닌 우주인들인 것이다. 그들에게 지구의 언어와 문화를 알려주기도 하고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이곳에 머무는 이들에겐 속담을 이용하여 지구식으로 이름을 지어주는 공유수만의 특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수네 홈스테이에는 사고를 치면 안 된다거나, 밖에서는 지구 생명체의 모습을 유지하고 지구인을 먹지 않아야 하는 등의 특별한 규칙들이 있는데 여느 숙박업소와는 다른 규칙들이 재미있었다.



어느 날 찾아온 새로운 손님인 보랏빛 머리의 카랓빚샤빠츳쓔라파챠릇흐.... 이름이 정말 우주인 답지 않은가? 아들이랑 한참을 웃었다. 유수는 이 손님에게 바로 가랑비라는 지구식 이름을 지어준다. 보랏빛 에너지로 몸이 구성되어 있는 가랑비는 그 에너지를 물방울처럼 몸밖으로 꺼내 쓸 수도 있는데, 가랑비는 록밴드 핑크 유니버스의 노래를 조사하기 위해 지구에 왔다고 한다. 어? 어디서 들어본 노래라고 생각했더니 안드로메다와 핑크 가방이라 불리는 준수가 옛날 카세트를 이용해 매일 듣던 위대한 록밴드라는 핑크 유니버스의 노래다. 이 노래를 조사하기 위해 왔다고?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유수와 준수는 가랑비를 도와서 핑크 유니버스의 음악을 알아내기 시작하는데....


많은 캐릭터 중에서도 나는 '말이 씨'에게 제일 마음이 갔다. 식물에 가까운 몸이라 몸속 씨앗들이 말할 때마다 튀어나와 늘 조용한 '말이 씨'가 어쩌다 말을 하고 커다란 나무를 만들어낸 장면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잊히지가 않는다.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해 외계인이라 불리는 유수가 진짜 우주인들을 더 편하게 여기는 모습에선 왠지 현실 속 아이들의 상황이 반영된 듯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다양한 사연과 특징을 가진 우주인들이 유수의 집에서 머무는 동안 그들의 모습과 이야기들을 읽으며 즐거운 상상력이 머릿속에 한가득 펼쳐진다.


어린 시절 누구나 상상해 보지 않았을까?

미지의 세계, 나와는 다른 존재, 그리고 다른 세상에서 여행 온 ET 같은 나의 비밀 친구 같은 것들 말이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나도 또 다른 세계에서는 이방인이지 않을까 상상하며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는 책이었다. 늘 아이에게는 창의력의 중요성과 확장된 시각을 키울 것을 강조하면서 부모인 나는 정반대로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말을 함부로 내뱉고 살지는 않았는지, 겉모습이 다르다고 편견을 갖지는 않았는지, 나와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아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마지막엔 책 속 유수와 가랑비처럼 종이컵 전화기로 속마음 나누기를 해보았다.


"엄마! 우리도 지구에 여행 온 걸지 모르잖아 더 아끼면서 살아야겠다. 그치?

그리고 엄마랑 나랑은 더 많이 사랑하자~~ 알겠지?


- 초등 2학년 아들이 처음엔 글자 너무 많다고 안 읽는다더니 나중에 너무 재미있다며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한 책이랍니다. 어른인 제가 봐도 재미있었어요. 함께 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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