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 한산·명량·노량 해전지와 함께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방학숙제로 하던 일기는 밀려있는 날씨칸에 어떻게 채워 넣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서던 기억이 우선적으로 남아있습니다. 매일 맑음이라고 적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언제 비가 왔는지, 흐렸는지는 기억에 없고 말이죠. 어른이 되어 다이어리를 내 돈으로 사서 적기 시작하면서도 단 한 번도 끝까지 채워본 적이 없었고, 일기라는 것이 매일 나만의 기록이라는 걸 알고, 길지 않은 글이어도 된다는 것까지 알고 나서도 왠지 쓰기 어려웠던 것은 의무감이 먼저 들어서였을까요?

이순신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몇 가지 있잖아요.

거북선, 난중일기, 해상대전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일기를 썼다는 것 그 자체에 성실과 근면 100점 만점을 주고 싶은 건 온전히 나라는 인간이 그렇지 못하기에 그걸 해낸 사람에 대한 제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점도 있어서일 것이란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왜 저는 난중일기를 읽어보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일까요? 위인의 일기라 재미없을 것이라 지레짐작한 것은 아니었을까?(크게 아니라고는 못하겠습니다. 크음)

아들과 명량 대전은 함께 보지 못했지만 올해 개봉한 한산은 여름방학 때 함께 볼 수 있었는데요.

거북선의 등장과, 일본과 우리나라의 대격전을 보며 가슴 벅참을 느꼈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아들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하나도 해줄 수 없는 제가 너무 초라한 겁니다.

"엄마는 이순신 장군님 잘 몰라?"라고 묻는데... 선뜻 대답을 못하겠는데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더라고요. 명량 대전 영화가 먼저 나와서 그 전쟁이 먼저였는지 알았다고, 그런데 왜 이순신이 더 나이 먹었었지?라고 아들에게 되물을 수는 없었기에 더더욱 책을 펼쳐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책 속에 많은 사진과 설명들도 함께 들어있어요. 그래서 아들과 함께 사진도 보고 여기서 어떤 해전이 일어났는지 이야기도 나눠보고 실물 난중일기는 어떻게 생겼는지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었답니다. 사진을 보더니 이순신 장군 묘에 직접 가봐야 한다고 떼를 써서 한참을 애먹었네요^^

그리고 대부분의 초등학교에 이순신 장군님 동상이 있잖아요. 그런데 아들이 보기에 그 동상의 키가 무척 작아 보였나 봐요. 자꾸 이순신 장군님 키가 작았냐고 물어보는데 알 수가 없어서...

키가 작아도 장군님 할 수 있냐고도 물어보고, 그래도 나쁜 놈들하고 다 싸워서 이길 수 있냐고도 묻고 궁금증 투성이라 한참 아들과 실랑이했답니다.

청소년 필독서인 난중일기를 성인이 된 지금에서야 읽어보면서 알고 느끼게 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위인이라며 멀게만 느끼던 이순신 장군이 좀 더 사람 같아 느껴지는 것도 있었고요. 나랏밥 먹던 사람이라 공무를 보거나 제사가 있던 날에는 출근을 하지 않았던 일이라든지 대첩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는 일기들을 볼 때는 괜히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난중일기가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고 세계 역사상 어디에도 최고 지휘관이 전쟁에 직접 참여해서 일기를 쓴 것은 최초라고 합니다. 지원받아서 읽게 되었는데 정말 적극 추천합니다. 나라가 어지럽고 세상이 시끄러운 시기인 만큼 조용히 앉아 이 책 한 권 읽어보는 것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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