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에게 모친의 죽음이 내 잘못이 아니라 말하고 휴가를 받던, 장례를 끝내고 집에 가서 잘 수 있어 기쁘다는 뫼르소의 마음이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서 나는 오히려 불쾌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장례를 어제 치렀지만 여자에게 욕망하는 그가, 일상으로 돌아옴에 있어 아무렇지 않은 그가 슬픔을 온몸으로 티 내는 이들보다 더 텅 비어 보이는 건 왜일까?
엄마가 돌아가셨는데도 마른 수건과 초록빛 하늘에 만족감을 느끼고 변한 게 없이 일상은 똑같이 돌아가고 뫼르소는 열심히 일을 한다. 사장에게 파리행과 마리에게 결혼을 제안받지만 뭔가 이 남자 굉장히 의욕이 없다.
이 책은 뫼르소가 아랍인을 살해하기 전과 후로 1,2부가 나뉘는데 살인에 대한 이야기도 크지만 나는 뫼르소 그에게 더 집중해서 읽었다. 사랑하지 않는데 결혼은 하겠다거나, 죽음에 초연한 듯했지만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엔 어머니의 죽음이 똬리 틀고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라든지, 사랑과 욕구를 별개로 생각하는 듯하다가도 분노를 표출할 줄도 알았던 뫼르소의 모습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