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손수현.신승은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아들은 두부를 좋아한다.

고소하고, 심심하고 촉촉한 그 맛을 아이는 참 좋아했다.

한창 자라는 시기에 소고기를 안 먹어서 철분이 모자랄까 걱정하며 키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부족한 영양소의 빈자리를 두부와 달걀이 모두 채워줬던 듯한다. 빈혈도 없이, 울 아들을 건강히 잘 자라게 해준 고마운 음식 중 하나가 두부인데 나는 참 두부를 싫어한다.

맛이 없고, 밍밍하고, 텁텁한 그 식감이 싫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는 두부는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노릇노릇 구워서 간장에 들기름과 깨를 섞어서 노릇노릇 구운 두부에 뿌려주면 무척 맛있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직접 요리를 해야 하는 엄마가 되고 나서 두부를 싫어하게 된 거였구나.

타지 않게, 속까지 따뜻하게 약불로 정성 들여 구워야 하는 그 시간이 귀찮아서 두부를 싫어하게 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


굽기 전 하얀 두부를 보면 우리 집에 잠시 머물렀던 하얀 고양이 코코가 떠오른다.

너무 작고 연약해 다시 돌아갔던 그 녀석 이야기를 아들과 종종 나눈다.

이 귀여운 아이를 돌려보내며 하루 종일 울던 아들은 햇수로 2년이 지난 지금도 요 하얀 코코를 기억하며 보러 가자고 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