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유대인
슐로모 산드 지음, 김승완 옮김, 배철현 감수 / 사월의책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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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태곳적 존재라고 주장하기 위해 과거를 새로 만들고 영웅담을 찾아 신화 속으로 파고들어가고, 과학적인 증거와 합리적인 설명으로 신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초기의 기적들은 빼고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인종이 곧 민족이다"

모제스 헤스는 유대인들은 특출한 인종집단이기 때문에 비유대인들과 갈등을 겪어온 것이라 하고 비유대인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기 전에 그들의 기원이 있는 성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인의 끈질긴 생명력을 종교와 신앙에 있다 말하는 그는 종교가 그들의 전통으로 기능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레츠와 헤스는 서신을 나누며 헤스가 죽을 때까지 친밀한 우정을 이어나갔고, 그레츠는 [유대인들의 역사]에서 그들의 성서적인 족보를 재구성하려고 했는데 그의 우쭐대는 어조로 인해 한 역사가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레츠의 [유대인들의 역사]를 읽어보라. '오랜 숙적' 그리스도교에 대해 얼마나 분노에 휩싸여 있고, 루터로부터 괴테, 피히테에 이르기까지 더없이 순수하고 당당한 게르만 민족의 대변자들에 대해 얼마나 지독한 증오를 갖고 있는지! 게다가 그 과장되고 공허하고 공격적인 자존심은 또 어떠한지!... 독일 내 '비유대인들'에 대한 이런 고집스런 증오가 단지 열심당원 한 명의 마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p.166

베를린대학교의 저명한 역사가였던 하인리히 트라이치케는 점점 더 유대인의 인종적 오만함에 공격성을 드러내고 그레츠의 글에도 반박을 계속하며 혐오감을 드러냈다. 이 두 사람 다 인종적 의미로 민족적이라는 의미를 담은 '푈키쉬'한 민족 관점에 푹 빠져 있었고 두 집단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레츠의 뒤를 이은 지몬 두브노프는 러시아계 유대인 역사가로서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지을 때 종교적 믿음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는 선례를 처음으로 보여주었지만 사실 그는 민족을 규정지을 때 종교적 문화를 이용하는 것을 썩 내켜 하지 않았었다.

왜 그렇게 성경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것일까 궁금해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수많은 역사가와 성서 연구가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물론 그 노력의 배경에 민족주의가 늘 함께 했다는 것도 말이다. 자신의 민족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없다면 그렇게까지 하지도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내가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이 솟아날 때는 요즘 같은 올림픽과 월드컵 기간 정도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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