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편두통을 자세히 알아보자.
편두통은 크게 조짐 편두통과 무조짐 편두통으로 나뉘고 전구증 단계, 조짐, 통증 단계, 후구증 단계와 같은 각기 다른 4단계로 이루어진 현상학적 사건이다.
나의 편두통은 늘 왼쪽에서 시작한다. 어느 날은 왼쪽만, 어느 날은 왼쪽과 오른쪽 끝만 왔다 갔다 하는 통증이 반복된다.
내가 두통의 시작을 느낄 때는 늘 홍조가 동반된다.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고 귀가 빨개지고 속이 꽉 막히기 시작하면 여지없이 두통이 오는 것이다. 이것이 전구 증상이었구나.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런 증상이 오면 나는 짜증이 늘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하품이 많아지는 것도 조짐이었다는 건 몰랐는데 모든 증상이 두통을 향하고 있었다니...
전구 증상 단계에서 나타나는 증상에 식욕 변화도 있는데 입맛을 잃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는 단 음식을 찾는 사람이다.
식욕을 통제하는 부위인 시상하부보다 특정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드는 호르몬인 오렉신이 신경펩타이드 Y와 더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양이다.
두통까지 살을 찌우는데 일조하다니 괜스레 배신감을 느낀다.(부르르~~)
갑자기 궁금해진다. 호르몬의 변화도 단 음식이 먹고 싶어서 내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인지, 머리가 아파서 단 음식이 당기는 것인지 말이다. 내 몸이 이제는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