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 것 같아 - 두통의 숨겨진 이야기
어맨다 엘리슨 지음, 권혜정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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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다. 이번 주에는 계획이 있었다. 좋은 계획이었다. 타당성 있는, 당연히 실행 가능한 계획이었다. 다만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나에게 닥쳐올 갖은 방해물을 간과하고 있었다. 내 계획을 가로막은 것은 모두 '당장' 처리해야 하는 '긴급한' 사안이었기에, 나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뛰어들어야 했다. 그래서 원래 계획들은 모두 미뤄졌다. 그것들 역시 '당장'처리해야 하는 '긴급한' 사안이었는데 말이다. p.80

첫 머리만 읽기만 했는데 내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마구잡이로 닥치는 방해물 같은 일들은 두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왼쪽에서 편두통으로 시작해 머리 전체가 지끈거리는 두통으로 퍼지게 된다. 그러다 소화도 안되고 어깨도 결리고 온몸이 다 아픈 느낌까지 들게 되면 그날은 그냥 누워야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을 경험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을까?

무용발표회를 준비하던 일곱 살 때였는지, 피아노 대회에 처음 나갔던 초등학교 2학년 때였는지 그때는 긴장해 서라고만 생각했지 그게 두통이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부터는 긴장을 하게 되면 두통이 따라오는 걸 알게 돼서였는지 그런 상황을 미리 피하게 된다. 가슴이 콩닥거리고, 손이 차가워지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뒷목이 뻐근해지고, 머리가 깨질 것 같아지는 상황들이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말이다.

신체와 정신의 관계는 상호적이고 사람마다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기준도 다르지만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고 한다. 아드레날린 분출과 동시에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우리의 뇌는 감각기관들을 통해 주위 상황을 지각하고 우리 몸의 반응들을 통제한다.

스트레스가 두통을 가져오는 방식은 두 가지다. 아드레날린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으로 두통이 발생하는 것과 통증 신호가 교감신경계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근육이 수축되면서 에너지와 산소를 계속 사용하여 근육 긴장을 일으켜 두통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내 두통의 대부분은 스트레스성 두통과 긴장성 두통이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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