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기쁨 -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
권예슬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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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가 들면서 에세이집을 잘 읽지 않는다.

에세이집을 읽다 보면 그동안 참으며 꾹꾹 눌러왔던 나의 감정들이 다 발가 벗겨지고 표출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20대에는 성공담이나 에세이를 많이 읽었고, 30대 때는 육아 관련 서적이나 전문서적들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이제 40대가 되면서 문학책을 많이 읽으려고 하는데 이렇게 일부러 열지 않으려 했던 에세이 도서들을 한 권씩 접하다 보면

내가 많은 감정을 꾹꾹 누르고 살았다고 느끼게 된다.

이 책 [취향의 기쁨] 도 내 가슴속 잠자고 있던 감정들을 간질간질 간지럽히며 깨어나게 만들었다. 읽기 전에 책 속 그림들을 쭉 훑어보는데 그림들이 예스러우면서 너무 깔끔하고 내 취향인데다가 이 그림 속 주인공이 누구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학창 시절에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독서나 음악 감상 대부분 이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지금의 내 취향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니 책을 읽고, 예쁜 책을 사서 모으고, 고양이랑 하루 종일 뒹굴거리며 행복해하는게 내 취향이란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취미 하나가 제대로 된 게 없다는 생각을 할 즈음 취미가 꼭 제대로 된 것이나, 남들에게 내보였을 때 멋있어 보이는 것만은 아니라고 이 책에서 콕 꼬집어 이야기해 준다.

책을 읽으면서 에너지를 얻는 나는 그게 내 취미고 취향이어서 자꾸 독서에 시간을 쏟아붓고 책을 읽지 못하면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굳이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취향을 찾아내보자고 알려주는 듯했다.

그림을 못 그리는 나는 스케치로 어떤 형태를 그려내는 사람들을 무척 부러워했었다. 그래서 그림을 배워보고 싶었지만, 그림을 배우려면 미술 학원을 가야 되고, 그러면 내 시간을 쪼개야 되고, 또 학원비라는 돈이 드니까 매번 생각만 하고 그만둬버렸다.

책 한 권 사서 드로잉 기법이라도 연습해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마저도 하지 않고, 아니야, 나는 바쁘잖아, 내가 시간이 어딨어~라며 자기 합리화를 해버린 것이다. 취향 찾기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건지, 그렇다면 잘 산다는 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지 모두들 다 다르겠지만 앞으로 나는 그 기분을 자주 의식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사소한 순간이든 행복한 순간이든 내게 좋은 기억이 있는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며 살다 보면 언젠간 정말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사소한 것들의 반복]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계획대로 완벽하게 살아지는 인생도 있겠지만 난 그렇지 못한 편이고 그렇다고 내 인생이 아무것도 아니진 않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자고 다짐한다. 100세 시대에 나는 이제 겨우 3분의 1을 건너왔고 앞으로도 살아온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데 내 취향이 별것이든 별게 아닌 것이든 다른 사람의 생각보다 내 마음가짐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그래야 온전히 내 취향이 될 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게 좋고 또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좋다. 그래서인지 아들도 책을 읽고 있으면 더욱 사랑스럽다.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내 취향을 인정하는 것. 별거 없는 것 같은 다른 사람의 취향도 인정해주는 것, 다양성을 인정하고 내가 원하고 하고자 하는 것들을 찾아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는 그런 힘들이 지금 내게는 필요하다.

잘 할 수 있을까, 잘하겠지, 못하겠어라는 좌절감이 들 때도 한 걸음만, 한 발짝만 더 내디뎌보는 용기도 필요하다.

뒤돌아보았을 때 '나 잘했구나', '내가 잘 살아왔어' '잘하고 있던 거였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자신만의 취향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취향의 기쁨]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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