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 스릴러로 유명한 고즈넉 이엔티에서는 추리, 스릴러 도서만 출간하는 줄 알았다.
나도 케이 스릴러를 먼저 접했으므로 어찌 보면 나의 편견이었다. 그런 편견을 가진 내게 온 신간 로맨스 소설 [시크릿 허즈벤드] 책은 나의 모든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시크릿 허즈밴드]라니 비밀 남편인가? 제목이 약간 불륜의 냄새를 풍기는데?라며 더 흥미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책의 주인공인 진미는 유능한 직장인이다. 하나뿐인 엄마를 제일 사랑하지만 많이 표현해 주지는 않는 그런 흔한 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늘 사랑하고 의지했던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진미를 멘붕에 빠지게 만들었고 상실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진미는 장례가 끝나자 엄마가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해보지 못했다는 걸 떠올리고 유골함을 들고 무작정 뉴욕으로 떠난다.
엄마의 유골함이 들어있는 가방을 꼭 쥐고 앉아 브루클린 브릿지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녀를 소매치기가 노리고 있었고 그런 위험에서 한 남자가 자신을 도와주게 된다. 제임스라는 이 남자는 그녀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의를 베풀어 그녀가 감정을 추스르고 새로운 힘을 얻게 해주었다.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온 진미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게 된다.
이 장면에서 들었던 의문이 왜 여자가 유능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면 그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지 사람들의 편견이 아주 얄미웠다.
그녀는 뉴욕의 '델리카시'라는 레스토랑의 음식이 자기에게 준 위안을 타인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 그 레스토랑의 아시아 1호점을 서울에 오픈하려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했는데 성공 요인들을 그녀의 상사가 가로채려 하니 진미는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그녀가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자료를 파기하고 외장하드를 들고 직장을 떠나가는 장면은 정말 너무너무 통쾌했다. 결국 그녀는 원하는 바를 얻게 되고 더욱 열심히 일에 빠져들게 된다.
한편 제임스가 미국에서 추방당해서 한국으로 들어오던 날 공항 근처에서 진미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게 된다.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 진미의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하는데...
제임스와 진미의 만남은 우연과 우연이 계속되는 그런 만남이었다. 요리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하는 그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친구 현아가 sns에 '남편을 빌려드립니다'라고 홍보를 시작해 일거리도 생기고 돈도 벌게 된다.
힘들 때, 우울할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누군가가 건네주는 따뜻한 위로가 주된 내용이다.
그 따뜻한 위로가 이 책에서는 한 끼의 맛있는 음식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음식을 잘하던 제임스의 사연이 결국 밝혀지게 되고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제임스가 있었다.
김유현 작가는 드라마 작가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도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흘러간다.
드라마를 한 편 본 것 같았던 이 책은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이다. 그렇지만 마냥 비현실적이지는 않다.
약간의 우연들을 잘 연결 지어 스토리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 아닐까?
마냥 손 놓고 기다리지만은 않는 우리의 여주인공 진미와 그런 진미에게 무한 애정을 쏟는 제임스의 알콩달콩 사랑스러운 이야기.
살짝 추워지고 찬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행복한 로맨스 소설 [시크릿 허즈밴드]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