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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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곧 있으면 다가오는 핼러윈에 읽을 만한 정말 재미있는 책을 소개하려 한다.

최근에 내가 읽은 [호러 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차단하는 방식]이라는 책이다. 제목부터 끌리지 않으십니까?

이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 반짝반짝 광택 나는 재질에 빨간 액체가 책 위에서 흘러나오는 이미지가 그려진 표지가 너무 예뻐 보였고 바로 읽기 시작한 책은 정말 너무 대만족이었다. 700페이지 조금 안 되는 엄청난 분량의 페이지를 읽는 동안 지루함이라곤 1만큼도 없었다.

이 소설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아주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주인공들이 책을 사랑하는 프로 주부들이다.

끝없는 집안 일과 육아, 살림에 지쳐 있는 이 마을에 사는 주부 5명 이 모여서 북클럽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름이 더 웃기다.

[딱히 북클럽이 아닌 북클럽]이라니 너무 재미있지 않은가? 이 북클럽은 대단한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다른 독서 모임처럼 어려운 책을 위주로 모임을 진행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독서 대상은 바로 미스터리 잔혹 소설들을 읽고 이야기와 생각을 나누는 그런 모임이다.

난 이 북클럽이 이름부터 너무 맘에 들었다. 대부분 독서모임이라 하면 어려운 책 읽는 줄 아는 사람들이 아직도 내 주변엔 많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고 그래서 꼰대 독서모임들은 피해 다니기 바빴으니 말이다.

작은 마을에는 누가 한 명 새로 이사 오거나 나가게 되면 모든 주민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어느 날 이 마을에 제임스라는 젊은 남자가 오고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퍼트리샤는 이웃집 주민에게 귀를 뜯겼고, 갑자기 나타난 수백 마리 쥐 떼에 미스 메리는 목숨을 잃게 된다.

이 책의 초반에는 그냥 살림하고 책 읽고 모이는 평범한 주부들의 이야기가 쭉 나온다. 나 또한 그러했으므로 그녀들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싶지만 밥을 차려야 하고, 아이를 돌봐야 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책을 손으로 집어만 봤을 뿐 정작 펼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퍼트리샤에게서도 보았기 때문이다. 절반 정도까진 그런 기분으로 읽었다. 게다가 퍼트리샤의 남편인 카터 정말 때려주고 싶었다.

'이런 남편하고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중반부까지는 거의 평범한 일상들 조금, 이상한 사건들이 살짝 일어나는 분위기였다가 후반부로 접어들자 읽으면서 닭살도 돋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심장이 쫀득쫀득해지는 그런 책이다. 내 주변의 이웃들에게 일어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이웃 할머니의 괴기스러운 행동이라든가 동네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섬뜩한 사건들이 너무 공포스러웠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유쾌하고 코믹스러운 소설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호러 미스터리였다.

최근에 탐정이나 추리가 필요한 그런 소설들은 많이 읽었지만 호러물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는데 너무 대만족이라 또다시 이런 책을 찾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친절하게도 책의 뒷부분에는 북클럽을 위한 독서 가이드가 부록으로 따로 있고 다양한 책들에 대한 리스트도 나와 있다.

이 책의 두께에 놀라지 말고 그냥 무조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번 펼치면 책을 절대 손에서 놓을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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