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샤일록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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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한때 은행에 출퇴근하는 내 모습을 꿈꾼 적이 있다 은행은 9시에 문 열고 4시에 문을 닫았으니까 문을 닫으면 다 퇴근하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이젠 은행에서 그 시간에도 문을 닫고 일을 하고 있음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역대급 최신 금융 미스터리 [웃어라, 샤일록]

대학을 졸업하고 데이트 제일은행에 바로 취직하게 된 유키는 2년 만의 주임으로 승진하고 탄탄대로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섭외부로 발령이 난 유키는 내가 왜?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 의문을 품으면서도 섭외부 소속이 되어 출근을 하게 되고 첫날부터 직속 상사인 야마가의 회수 업무에 동행하게 된다. 전설의 샤일록이라 불리는 야마가가 돈을 회수하는 방법을 옆에서 지켜보던 유키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저택에 가압류 설정을 하고 2주 만에 은행 빚을 갚게 하거나 채무자에게 파산 신청을 권유한 후 파산만은 막아달라며 애원할 때 기술을 매각하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주며 빚을 갚게 하는 야마가를 정말 대단하다 느끼기 시작한다.

은행의 숨겨진 부실채권들 중 특히 문제가 있는 것들은 야마가가 담당했었고 야마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유키가 그의 업무를 맡아서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다양한 채무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 채무자들은 동시에 살인 용의자이기도 하다.

​유키와 야마가의 상사인 가시야마의 책임회피는 정말 얄미움의 결정체였고, 채무자들 중 누군가가 야마가 과장을 살해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와와 유키는 협력하기로 한다.

사이비 종교집단이나 정치인이나 대출해 준 건 은행의 다른 담당자인데 추심은 왜 유키가 해야 하는가?

정작 읽고 있는 나는 답답증이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유키는 담담하게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대출해 줄 땐 세상 친절은 다 베풀면서 돈 받을 때는 딴 사람 대하듯 하는 은행도 맘에 안 들고, 빌려 갈 땐 간 쓸개 다 빼줄 것처럼 하면서 막상 갚으라 하니 뺀질뺀질 배 째라는 채무자들도 맘에 안 든다.

채권 담당자로서 채무자들을 만나 돈을 받아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유키는 단계를 밟아가며 대출금을 받아낸다.

그런데 유키나 야마가처럼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채무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게 만들어 돈을 갚게 만드는 이런 채권자가 정말 있을까? 궁금해졌다.

특히 마지막 100호 작품을 이용해 해결하는 방법은 정말 미술계의 이면까지 보여줘 더욱 관심이 갔다.

그렇다면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은행 업무 중에서도 채권 회수라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야마가와 유키의 시선을 통해서 일본 경제의 뒷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좋은 사수를 만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유키에게 야마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사수였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채권을 회수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유키를 보며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동일시하며 공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에게 사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히 돈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돈은 곧 우리네 삶과 직결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어릴 적 10%에 가까웠던 은행 금리는 지금은 1%도 되지 않고, 고등학교 시절 IMF를 겪으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겪을 수 있었다.

이런 돈, 사람의 관심을 벗어날 수 없는 돈과 경제, 은행의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작품이 바로 이 [웃어라, 샤일록]이다.

2021년 올 한 해 읽은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만 [웃어라, 샤일록] 포함해서 총 7권이다.

우선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들은 가독성이 너무 좋고 주제가 무척 다양한데 그의 작품 중에서도 미사키 요스키 시리즈는 정말 최고였다.

물론 [웃어라, 샤일록] 또한 내 기대감을 만족시켰던 책이 되었다.

유키뿐 아니라 채무자와 채권자 각각의 시선과 다양한 입장들이 얽혀 있는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각기 다른 에피소드 모두 재미있었고 금융 미스터리라는 장르도 멋지게 써 내려간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가 대단하다 느껴졌다.

다음에는 또 어떤 주제를 가지고 돌아올지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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