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기네스북 - 기록으로 보는 범죄의 세계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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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범죄 기네스북]인 책이다. 다양한 범죄의 종류와 죄수들 그리고 사건들에 대한 기록들이 쓰여있다.

기록들로 살펴보는 범죄 유형이나 범죄자들과 경찰, 그리고 과학 수사와 테러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범죄들을 기록으로 알아볼 수가 있다. 내가 그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교정 제도의 다양한 기록이 수용자와 교도소 편으로 나누어져 있던 부분이었다.

이 책은 두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기록으로 이해하는 범죄와, 기록으로 예방하는 범죄로 나뉘어 있고 가장 마지막 챕터는 세계를 변화시킨 범죄다. 어떤 범죄길래. 세계를 변화시킬 정도일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들어가며 글에 범죄 없는 사회에 조금 더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는 작가의 글이 뇌리에 남았다.

이상민과 조우종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차트를 달리는 남자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내가 즐겨 보는 프로그램인데 주제별로 별 멍청한 범죄자들이 다 나올 때가 있다. 보면서 우습기도 하고, 저렇게 멍청한데 어떻게 범죄를 기획하고 저지를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어처구니없게 결국엔 덜미가 잡히는 그런 범죄자들의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멍청한 범죄자들의 이야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강도와, 돈을 훔치고 자신의 초상화를 두고 간 남자나, 그중에 나를 제일 많이 웃게 만든 건 수배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남자다. 이 정도면 그냥 잡아달라고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이어지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진 연쇄 살인범범들과. 세계 최악의 연쇄 살인범들. 그들의 이야기는 정말 끔찍했다

정신질환과 사이코패스는 다르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알려주는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차이의 점이 무척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 공감 가고 충격적인 사건은 바로 내가 알고 있었던 방화사건이었다.

세계 최다 희생자를 낳은 방화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나왔다. 뭐야? 이런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우리나라라니,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한다. 이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대한민국뿐만 아니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낸 방화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방화범이었던 전직 택시 기사 김대환 씨는 자살을 하고 싶었지만 혼자 외로이 죽고 싶진 않다는 생각으로 화염 물질이 들어있는 우유팩 두 개를 가지고 지하철 역사로 갔다고 한다. 방화를 저지르기 전에 말리려는 어떤 승객과의 실랑이 도중 우유팩 한 개가 엎질러지고, 그 한 개의 우유팩에 불이 붙으면서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늘 뉴스에서 나오는 단골 문구 같은 '초기 화재 대응에 실패했다'라는 말이 이 사건의 많은 사상자를 낸 이유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기관사와 상급자의 교신 중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기관사만 키를 뽑아서 탈출을 시도했다니 갑자기 세월호 사건이 떠올랐다.

대구 지하철 기관사도 승객들을 지하철에 가두어 질식사하게 만들었고, 세월호의 선장도 아이들을 죽음 속에 놔두고 혼자 빠져나갔으니 말이다. 정말 분노가 치솟았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희생자는 최대인데 형량은 최저인 재판으로도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도망가 버린 기관사는 겨우 5년형을 받았다니 그 수많은 목숨을 어찌 위로할까.

우리나라의 뉴스를 보면 늘 생각하는 게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다.

이 참사를 통해서 그 수많은 목숨을 바탕으로 지하철역의 방화 기준이 상향되었다 하니 이건 잘했다 할 수도 없고 너무 슬픈 일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최장기 징역형 순위라는 게 있었는데 1위가 태국의 14만 1,078년형이란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저지른 범죄 중 가장 형량이 높은 범죄 하나로 형량을 매기는데 이 나라는 더하고 더하고 더하고 더해서 정말 살아 있거나 말거나 최장기 형량을 매기는 것 같다. 이걸 보는데 우리나라도 이래야 된다는 생각과 함께 괜히 내가 통쾌함을 느낀다.

범죄 이야기를 계속 읽다 보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범죄들을 저지르고 장기 수감되는 죄수들, 탈출하는 죄수들, 탈출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죄수들의 이야기를 보는데 내가 이해를 못 하겠으니 이건 뭐 글로 설명하기가 참 힘들다.

그나마 이런 책을 통해서 죄의 종류나 죄수들의 특성들을, 그리고 교정 시설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더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책의 사이사이 그려진 피에로 삽화는 저자의 아내가 그렸다고 하는데, 피에로의 표정이 범죄자들의 모습인 것 같아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뭔가 저 웃음 뒤에 잔인함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기네스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한 범죄 기록들을 읽으면서 정말 그동안 나는 행복한 세상(나만의)에서 살고 있구나라는 안도감과 더 이상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동시에 품게 된다.

나처럼 꼬꼬무, 그것이 알고 싶다, 표리부동 등등... 다양한 범죄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분명 재미있을 테니 살며시 추천해본다.


*출판사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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