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와 살림, 요리와 설거지, 쓰레기 분리수거나 쇼핑까지 전혀 다른 두 성격이 나타나게 되잖아요.
신혼 초엔 남편의 무관심한 듯 툭툭 내뱉는 경상도 남자의 말투가 그렇게나 서운하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울었습니다.
대략 10년 정도 살아보니 속내는 다른 츤데레가 살고 있구나를 알게 되었지만 지금도 서운하긴 해요.
기껏 잘해주고 고놈의 말이 다 까먹다니...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고마워 네가 너라서.'라는 문구를 읽고 뭉클했어요
저는 누가 남편의 어디가 좋아서 결혼했냐고 물으면 이러이러한 점들이 좋다고 명확히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제가 그러니 남들도 그런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생각하며 살다 데비의 한 문장이 가슴에 콱~하고 와 박혔답니다.
저희 부부는 장거리 연애를 했어요.
그래서 연애시절 그렇게나 헤어짐이 아쉽고 남들의 두 배는 더 애틋했다고 자부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결심하고 함께 살다 보니 언제 애틋하고 사랑했나 싶더라고요.
정말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야~'를 장난처럼 이야기하며, 그리고 좀 더 친밀한 친구처럼 살게 되었답니다.
데비의 임신 소식을 전하며 이 책은 끝이 나는데요. 책밖에 없던 데비의 세상이 이제 점점 구성원이 늘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데비 텅의 책은 처음 읽어보았는데 이렇게 제가 많이 공감하며 읽을 줄 몰랐습니다.
카툰 에세이라는 특성상 쉽게 읽고 지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저만의 생각이었어요.
그림도 심플하고 내용도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몇 번씩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읽었답니다.
육아하는 데비와 제이슨의 이야기도 책으로 나와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 둘의 육아 이야기가 나오면 또 한번 눈물 흘리며 공감하면서 읽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