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베토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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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을 좋아하는 아모가 꿈꾸는 미래는 거대악과 맞서 싸우는 검사다.

사법연수원 입소식을 마치고 각자 소개를 하는데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법조인을 희망하는 모습 속에서 호리호리하고 잘생긴 외모의 수석 합격자인 23살 미사키 요스케를 처음 만나게 된다.

미사키는 금수저에 천재, 순조로운 인생 등 다양한 소문을 가지고 있다.

바로 옆방을 쓰게된 미사키를 옆에서 보며 아모는 자신의 노력이 헛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미사키의 천재적인 능력을 마주할 때마다 말문이 턱 막힐 정도다.

 

베토벤을 좋아하는 아모는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웠고 자연스레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전국 대회에 모인 다른 이들의 기량에 기가 죽고 만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천재와 노력가의 차이가 뚜렷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사법연수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모는 피아노에 대한 의지가 한 풀 꺾여버렸는데 부모는 괜한 기대와 욕심을 계속 보여주니 아모에게 피아노는 괴로움으로 남았다. 결국 아모는 피아노를 포기하게 된다.

미사키의 연수원 시절도 재미있었지만 나는 아모에게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의 평범함이 내게서 공감을 불러일으킨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모의 미사키에 대한 감정이 초반에는 질투와 부러움 그리고 얄미움이 섞여있었다면 조금씩 친해지고 난 뒤에는 미사키의 아이 같은 순수함에 답답함을 느끼거나 어느 정도 체념한다고 할까? 그냥 원래 저런 애~라며 타인들에게서 지켜주는 아모의 모습이 꼭 좋아하는 여자친구 괴롭히는 초등학생 같다.

 

아모는 내 기준으로 영재고 수재고 노력가다. 그리고 미사키는 천재다.

그들의 부모들이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네 뜻을 존중한다며 격려해 주고 관심과 노력이 더해졌다면 아모는 좀 더 자신감이 생겼을 테고 미사키의 사회성이 또 달라졌을 거라 생각하게 된다.

 

하반기가 되어 실무 연수가 시작되고 운명처럼 그림책 작가 살인 사건의 피의자 대면조사에 참관할 기회를 얻게 되는 네 사람과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피의자. 미사키는 죽은 작가의 [붉은 토끼 로큰롤]을 읽어보기로 한다

붉은 토끼 로큰롤의 내용이 3페이지 정도 나오는데 남과 다른 토끼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필명을 쓰던 작가가 갑자기 본명을 쓰게 된 이유에 집착하는 미사키와 심술궂지만 그럼에도 미사키를 걱정하고 챙겨주면서 숨기지 않고 솔직한 아모가 곁에서 함께 한다.

요즘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는 것 같은 미사키를 아모가 미행하고 미사키의 콩쿠르 준비과정을 알게 된다. 까고 까고 자꾸 까보아도 양파 같은 미사키는 매력남이지만 연수생활 도중인 상황에 콩쿠르를 준비하는 미사키를 아모는 이해할 수가 없다.

기다리던 세오 형사님의 연락을 받고 예선 1위로 통과한 미사키는 본선을 베토벤 소나타 21[발트슈타인]으로 준비한다.

그 누구도 미사키를 이해할 수 없다. 성공이 보장된 사법인의 생활을 버리고 피아니스트라니 아모도 결코 미사키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연주를 듣고 난 후의 반응은 하나같이 모두 같다.

미사키는 피아노도 사법인으로서도 모두 천재였던 것이다. 그의 연주가 클래식 문외한들도 빠져들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시간들에 사건을 잠시 잊고 있었나 보다. 밝혀지는 진실들의 반전에 반전인 결론들에 소름이 돋는다

 

미사키가 예선에서 연주한 베토벤 소나타 32번과 본선에서 연주한 21번 발트슈타인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정말 글과 음악이 하나가 되는 것 같았다. 생전 잘 모르는 클래식을 이해하는게 수월할 정도로 작가님이 음악을 글로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도서 덕분에 나는 본의 아니게 클래식 교양을 함께 쌓았다. 드뷔시, 쇼팽, 라흐마니노프, 베토벤까지 두루두루 음악을 찾아 들으며 즐거운 독서였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는 너무 무겁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사람과의 관계, 법과 도덕, 인간의 변화,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선과 악과 더불어 예술이 함께 버무려진 미스터리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속편이 [합창]이라는 제목이라는데 모든 캐릭터가 함께 나오는 콘셉트인 듯 해서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https://cafe.naver.com/readingtoday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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