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을유세계문학전집 112
요시야 노부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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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시절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모습은 늘 볼 수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파가 나누어져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이다

[물망초] 이 책의 시작은 한 반의 여학생들을 유형별로 나누는 것이다.

온건파와 강경파 그리고 자유주의자와 개인주의자들로 학급은 이루어져 있다.

시작과 동시에 여고시절로 돌아가버린 나는 그 시절 친구들이 어땠었는지 회상해보게 되었다.

 

각 유형을 대표하는 요코와 카즈에 그리고 마키코의 이야기다.

갑작스레 자신의 생일파티에 마키코를 초대한 요코가 마키코는 이상하게 느껴진다.

별로 안 친한데 왜 나를?? 이란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결국 참석한 생일파티에서 미처 생일선물도 준비 못 한 마키코에게 요코는 지니고 있던 물건들 중 하나를 달라고 요구한다.

격의 없고 애교 많고 눈치 보지 않는 듯한 요코의 말투와 행동에, 그리고 그녀의 물망초 향기에 마키코는 점점 빠져들게 된다

 

가즈에의 아버지는 돌아가시며 많은 것을 가족에게 남기고 그것들은 아이들을 무겁게 짓누른다

시대 배경이 1900년대 초반의 일본이니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읽는다 해도 이 사람들 여자를 뭐 개똥으로 아나!!

장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착오적인 유언이 나를 화나게 했다. 읽으며 순간순간 발끈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매해 아버지 제삿날마다 가족이 둘러앉아 그 유언장을 재독하며 억지로 마음가짐을 다잡는 건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름휴가에 수영부에 든 마키코를 따라 요코도 수영부에 들어가고 부잣집 아가씨의 변덕은 날이 갈수록 이해하기 힘들어지지만 마키코는 의외로 그런 요코를 다 받아준다. 왜 받아주고 따라가는지 자신도 모르지만 어느새 요코가 자신의 삶에 스며들고 있었다. 요코와 함께 하는 일탈들은 마키코에게 약간의 희열과 의문을 함께 느낀다

 

요코와 함께 지내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마키코는 아빠에게 전보 한 통을 받아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엄마의 상태를 설명해 주는 아빠는 마키코에게 뭔가 마음을 다잡으라는 의미인듯하다

어머니의 존재만으로 따뜻했던 집은 이제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외로운 집이 되었다

힘든 일을 겪은 마키코에게 요코는 마약이었다.

혼자서는 절대 못할 일들을 하거나 마키코를 슬픔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주는 건 요코밖에 없었다.

마법을 부리는 마녀 요코와의 일탈은 마키코의 일상을 잊게 만들었다.

 

와타루와 아버지의 갈등과 그 해결 사이에 가즈에가 있었고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눈 아버지는 무언가를 깨닫게 되고, 마키코는 가즈에를 보며 좋은 누나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마약 같은 요코와의 헤어짐을 고하는 마키코에게 상처받은 요코는 아파서인지 슬픔 때문인지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결말이 뭐 이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 여고시절도 그랬었다. 별것 아닌 일에 꺄르르 웃고 토라지고 싸우고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하고 단짝처럼 함께 다니고 그런 일들이 일상이었다.

절대 홀수로 그룹을 만들지 않는 것이 우리 사이의 불문율 같은 것이었다. 친한 그룹은 4명 아니면 6명이지 3명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꼭 누구 한 명이 서운해하게 되고 다툼이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가즈에, 마키코, 요코는 셋이서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읽으며 오랜만에 나의 소녀 시절을 떠올렸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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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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