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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 2021 개정판
김훈 지음 / 푸른숲 / 2021년 4월
평점 :
개 - 김훈 / 푸른숲
책을 읽기 전 표지가 먼저 내 눈을 끈다
개 한 마리 삽화와 띠지에 적혀있는 글귀 - 인간의 아픔과 기쁨과 그리움을 함께 하는 세상의 모든 '보리'에게 -라고..
이야기는 수놈 진돗개 보리의 시선을 따라간다.
우리는 고통과 슬픔보다 기쁨과 자랑을 먼저 말하려 한다는 보리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개로 태어나 고향은 없지만 태어나 엄마젖을 빨던 기억과 형제들과 먼저 엄마젖을 차지하려고 싸우던 기억이 보리의 첫 공부였다
엄마의 슬픈 이야기인 다리 다친 맏형, 엄마가 삼켜버린 맏형. 다시 엄마 뱃속으로 돌아간 맏형의 이야기를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자기 자식 잡아먹은 미물이라고 주인 할머니에게 두드려 맞은 엄마의 마음을 어찌 알 것인가!
열 달 만에 어른이 된 보리는 세상과 부딪치고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살아가야 하는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하는데 괜히 웃음이 나온다. 이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이 선생님이라고 말하는 보리의 생각이 인간에게도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보리라는 이름은 단지 보리밥을 잘 먹어서 지어진 거라는데 둥이나 누렁이보다 자신의 이름이 멋지다고 말하는 보리가 너무 귀엽다
손자를 부르는 주인 할머니의 강아지 이리 온~ 소리에 달려가 머쓱함을 느꼈을 보리를 상상하며 미소 짓게 된다
댐에 물이 차기 전에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보리는 사람이 불쌍하다고 느낀다.
누런 털에 까만 코를 가진 장난기 많은 보리가 같은 종의 진돗개 외모를 평가한다. 들창코는 모자란 놈들이고 수염은 싱싱하고 꼿꼿해야 한다고 ㅋㅋㅋ 엄마와 막내는 개 장수에게 팔려가고 인부들에게 형제 둘이 딸려가고 보리는 주인집 작은 아들 집으로 가게 된다.
나는 외톨이가 되었지만 수염이 다 자라고 이빨도 다 돋아났고 주둥이의 무는 힘도 세져서 세상이 무섭지는 않았다. p.58
주인에게 충성하는 진돗개지만 보리는 현재의 주인에게 충성할 줄 아는 기회주의견이다. 새로운 환경도 주인도 모두 새로 적응해야 하지만 행복하다. 젊고 힘센 개였던 보리는 뱀과 싸우기도 하고 아이들을 따라 학교생활도 하다가 잡종견 흰순이를 만나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악돌이와 혈투도 벌인다.
책은 이렇게 보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읽다 보면 개도 사람과 별다르지 않음을 그리고 나쁜 놈이 세상을 차지하는 것은 개도 인간과 비슷하구나 느끼게 된다
사랑하는 암컷을 차지하지도 못했고 원수 같은 악돌이의 새끼를 낳은 흰순이를 바라만 봐야 하는 보리의 삶이 너무 마음 아프다
나도 반려묘를 키운지 이제 한 달 정도 되었다.
그 녀석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말 우리 집에 오고 싶었을지 솔직히 나는 모른다.
이 책을 읽은 시점과 나와 반려묘의 공동생활 시점이 비슷해서인지 더욱 보리에게 감정이입하며 읽었다.
평생을 함께 하자며 데리고 와서는 사람들은 너무 쉽게 동물들을 내다 버린다. 물론 아닌 사람들이 더 많지만 말이다.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보리의 마음처럼 우리 집 고양이 레오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서로 시점을 바꿔가며 배려하고 함께 사는 반려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 해당 도서를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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