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4
귄터 그라스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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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대가 큰 말케의 이야기다

화자는 그의 친구이자 추종자였던 필렌츠.

고양이 사건으로 시작하는 말케와의 에피소드들이 필렌츠의 시점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책 표지의 고양이 그림은 작가인 귄터 그라스가 직접 그린것이라 한다.

문학 뿐만이 아니라 미술에까지 능력자였던 작가의 능력에 새삼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전쟁을 배경으로 군대와 학교간의 관계, 그리고 아이들의 심리에 전쟁은 어떻게 작용했을지 계속 생각하며 책을 읽게 된다.

배경이 되는 2차세계대전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별로 없어서인지 관련자료를 찾아보며 읽어야 했고 그만큼 시간이 걸렸지만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말케는 유난히 큰 울대뼈를 필사적으로 가리고자 했고 온갖 물건들을 울대를 가리기 위해 이용한다.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말케는 잠수실력을 연마해서 아이들 사이에서 칭송받는 대상이 되는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말케를 우러러보는 듯 하면서도 외면하고, 무서워하고 뒤에선 수근거린다. 말케는 늘 광대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는 광대가 아닌 전쟁영웅이 되어 훈장을 목에 걸고 학교로 되돌아오게 된다. 입대하고 훈장을 받는것이 말케가 원한 일이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필렌츠의 감정이 말케의 울대뼈를 쫓으며 계속 변화하고 그 자신도 혼란스러워한다. 울대뼈가 쥐고 자신이 고양이가 되어 말케를 쫓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시선은 늘 본능적으로 말케를 바라본다.

 

학창시절 이상하게도 학교에 몇 명 씩 아이들의 우상이 되는 학생들이 있었다

숏커트에 남들에게 무신경한데 멋짐이 흘러넘치는 그런 애들 말이다

여고시절 나 보다 한 학년 위에 연극부를 하던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는 우리 학교 후배들이 모두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그때는 그 언니가 마냥 멋졌다. 하얀 피부에 숏커트 그리고 무신경한 듯 하지만 세심하게 배려해주던 어른스럽고 쿨함에 후배들은 모두 쓰러졌었다.

그 언니의 울대는 숏컷과 흰 피부가 아니었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본다

난 별로 관심없어~라고 티를 내지만 속내는 나도 저 언니랑 친해지고 싶어~뭐 이런거라고나 할까? 물론 그 언니가 졸업하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사라진 이야기가 되었지만 말이다.

 

고양이와 쥐 이 이야기 속에 말케를 보면서 무려 23년 전 그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밀케에게 느끼던 필렌츠의 감정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좋은데 싫기도 하고 시샘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치던 10대였으니까 말이다

 

밀케의 울대뼈는 왜 쥐로 묘사가 되는걸까? 제목은 왜 고양이와 쥐일까? 밀케는 어디로 간걸까? 필렌체는 어떤 마음으로 밀케를 쫓았을까?

책을 읽으며 온갖 의문들이 들었다.

최근에 머리 아픈거 싫다며 즐거운 책만 읽다가 오랜만에 굉장히 어려운 독서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자꾸 들춰보게 된다. 200페이지도 안되는 책을 보름 가까이 붙들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들은 어떤 감정이었을지, 그렇다면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그들이 입대를 택한건 자의였을지, 타의였을지... 온갖 의문과 생각들로 가득한 독서가 되었다.

그런 많은 생각들이 힘들다기 보단 즐거웠다.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자꾸 다시 보게 되는 그런 책이라 늘 가지고 다녔다. 책을 보면 속상하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읽었단 생각도 들어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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