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게 무척 어렵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까?
지금의 나는 일기처럼 블로그를 하고 있지만 조선시대 이 일기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글이 훗날 이렇게 책이 되어 읽힐 거라 생각했을까?
제목부터 너무 재미있는 책이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이란다.
정말 책 내용도 제목 저대로다. 아니 몇 배 더 재미있다.
원래 훔쳐보는 일기가 가장 재미있는 법인데 이 책은 작가의 센스 넘치는 글까지 함께 읽을 수 있어 더욱 즐겁다.
난중일기처럼 위인의 역사기록 같은 일기가 아니더라도 그 시대를 살아간 개개인의 일기들을 보며 그들이 조선시대에 어떻게 살아갔는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그리고 이해 안 되는 많은 부분들도 그 시절의 특성이라 생각하며 읽어갈 수 있었다.
책의 시작인 차례와 등장인물의 소개 글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유쾌한지 알 수 있으리라.
총 9개의 큰 주제로 이야기들이 쓰여 있고 그 제목만으로도 흥미가 마구 솟구친다.
첫 장에서는 조선시대 그들의 과거시험에 대한 집착과 뒷거래들이 자세하게 적혀져 있는데 이건 뭐 아수라장이다.
평생을 공부해야 하는 양반들의 사명과 그렇다고 모두들 과거시험을 공정하게 통과하지는 않았다는 점, 부정행위와 편법이 난무하고, 지인 찬스, 신분제도의 차별성, 우리가 아는 위인 퇴계 이황의 시험문제 유출 등...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흥미롭고, 세상에 이런 일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조선시대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 당시도 명칭만 달랐지, 고시생과 고된 서울살이, 그리고 1타 강사 같은 것이 존재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렇게 광탈과 인고의 시간, 그 오랜 장기간 사투를 벌였던 과거시험을 합격한 그들에겐 또 다른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관직생활, 지금의 공무원들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상하관계와 딱딱한 업무 분위기, 쏟아지는 문서들 그리고 스트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