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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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받이의 아이로 태어나 사랑도 못 받고 자란 재이와 그런 누이도 좋다고 쪼르르 쫒아 다니던 귀하디귀한 이복동생 홍랑이 돈왕이라 불리는 거상 심열국의 자녀들이다.

갑자기 사라진 홍랑으로 인해 재이는 감금살이를 하게 되고 양아들로 왔지만 대접도 못 받는 양반집 장남 무진은 이집에서는 없는 존재나 다름없다.

10년이 흐르고 갑작스레 홍랑이 나타났다.

어린 시절 그 맑은 눈빛이 아닌데. 아니라 믿고 싶은데 맞는 것 같기도 한 홍랑이 재이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10년은 강산도 변하게 한다지만 이렇게 사람이 바뀔 수 있는가?

하지만 둘만의 추억을 알고 있는 홍랑에게 자꾸 마음이 쓰인다.

그런 재이를 바라보는 무진은, 재이밖에 없는 무진은 어떡하라고…….

이 소설 분명 미스터리라 하였는데. 가슴 아픈 사랑이 구구절절이다,

 

작가님 필력이 장난이 아니다

내킬 때만 글을 쓰고 외국생활을 오래했다는 작가님이 어찌 이렇게 시대물을 잘 표현한단 말인가?

 

재이의 삶이 불쌍하고 안되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나의 맘은 홍랑에게 홀딱 넘어가있었다.

쥐똥이었다가 신묘였다가 홍랑이 된 그 사내의 삶이 너무 가슴 아팠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여인에게 모두다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이 한 구석에 남아있던, 그 사내다움이 찌르르 슬픔으로 다가왔다.

생각해보니 내내 읽으면서 오라비인 무진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구나.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가? 오히려 한결같이 그의 곁을 지키던 부영이 더 멋스러웠으니 취향은 한결같은가보다

 

탄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중 사연 없는 사람이 없고, 사연으로만 따지면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하지만 어떻게 그 사연을 잊고 다시 현실을 살아가는지가 사람을 그리고 그들의 삶을 달라지게 한다.

복수의 칼을 가느냐, 과거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느냐, 탐욕과 물욕만 쫒느냐에 따라 달라진 그들의 삶이 보인다. 광인으로 살다 간사람, 자신의 욕심을 위해 그 뒷배를 봐준 사람, 복수를 위해 달려온 사람.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그들이 얽혀있던 관계가 풀어지는 스토리는 정말 긴박하고 숨이 막혔다가 또 한숨을 내쉬게 했다

 

조선땅 작디작다 하지만 저렇게 얽힐 수도 있단 말인가? 싶어서.

역시 사람은 죄짓고 살면 편하게 못 죽는 다는 나름의 교훈도 주는 책이다.

제일 무섭고 잔인한 것은 사람이었다.

자신의 욕심만을 쫓고 득이 되지 않으면 쳐내고 득이 되는 이에게는 간이며 쓸개며 다 빼줄 것처럼 구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

마지막까지 씁쓸하면서 여운이 짙게 남는 결론을 가진 책이다.

 

인생을 바꾼 단 한권의 책을 만나지 못했다는 작가는 책장을 덮은 후에도 문득 주인공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작가의 말에 적었다. 그렇다면 성공한 듯하다

책을 다읽고 나서 나는 재이의 훗날이 궁금하였고 홍랑이 어딘가에 살아있지는 않을까 상상하게 되었고 혹여 이 책이 후속편이 나오진 않을까 기대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시대물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흐름이 굉장히 빠르면서 가볍지 않다. 읽는 내내 두근거렸고 가슴 아팠고 설레었고 미안했다.

심장의 두근거림을 확인하고 싶을 때 꼭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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