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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 - 140주년 고급 벨벳 양장본 최신 원전 완역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가영 옮김, 최행규 해설 / 코너스톤 / 2020년 8월
평점 :
조시마 장로의 장례가 치러진다.
타인의 죽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은 몰려들고 기적을 바라지만 빨리 이루어지지 않자 슬슬 짜증을 낸다.
시체 썩는 냄새가 나자 성인이 아니었다며 죽은 사람까지 욕을 해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알료샤는 이 사건을 경망스럽고 현혹스러운 사건이라 기록하고 라키틴과 함께 그루셴카에게 향한다
그루셴카는 생전에 착한 일이라곤 양파 한 뿌리를 거지에게 준 일 밖에 없다는 할머니 이야기를 알렉세이에게 해주며 그 할머니가 자신이라고 말한다. 고해성사 비슷한 걸 하고 위로를 받고 싶었나 보다. 남들에게는 받지 못한 위로를 알료샤에게 받는 그루셴카.
드미트리는 좀도둑이나 비열한 인간은 되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든 3,000루블을 빨리 구해서 카테리나에게 돌려주어야만 한다는 생각뿐이다. 어렵게 마주한 쿠지마 영감 앞에서 마음과는 다르게 횡설수설 야단법석을 떨고 헤매며 자기 의견을 모두 이야기하는 데에는 뭔가 어리숙하고 모자라 보이기까지 하고 술 취한 사람 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그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한 이야기의 중점은 그냥 돈 빌려달란 거였는데..
영감은 랴가비를 소개해 주고, 순진함과 멍청함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드미트리는 쿠지마 영감이 자신을 진정으로 위해서 조언을 해주었다고 생각하며 영감의 속내는 눈치채지도 못하고선 무척 고마워하기만 한다.
볼로니야로 달려간 그는 자신이 속았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돌아와 호흘라코바부인에게 가서 돈을 빌리려고 하는데....
드미트리에게만 일이 안 풀리는 날들이다.
이렇게 안 풀리니 나중에 눈이 뒤집힌 드미트리가 이해가 조금~~아주 조금은 되려고 할 정도였다면 어느 정도일지 알까?
미친 사람처럼 그루셴카의 집으로 뛰어든 드미트리는 하녀들에게 그루셴카의 행방을 묻고 그런 드미트리의 표정은 무서운 데다 두 손은 피투성이다. 페냐가 보기에 그는 정신이 반쯤 나간 것 같아 보여 무섭기까지 하다.
갑자기 목돈이 생긴듯한 드미트리는 흥청망청 돈을 써버리고 관리인 표트르는 그런 그가 걱정된다. 아침까지만 해도 돈이 없어 구하러 다니느라 바빴던 그가 도대체 어디서 돈뭉치가 생긴 것일까?
드디어 사건이 벌어지고 드미트리는 범인으로 지목되어 심문을 받게 되는데.....
얼마 되지 않는 나의 독서 인생에 큰 산 같은 존재였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드디어 완독하였다.
왜 이렇게 도스토옙스키가 어려웠을까?
이번에 읽으면서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어렵구나..
그래도 좀 더 쉽게 손을 댈 수 있었던 건 이 책의 디자인도 한몫했던 듯하다. 양장본에 표지 컬러와 디자인이 너무 고급스럽다.
왠지 고전문학의 결정판이라는 느낌을 표지에서 받았다면 설명이 될 수 있을까.
톤 다운된 자줏빛과 그린 컬러 바탕에다 반짝이는 포인트까지 내 맘에 쏘옥 들었다.
'어머 이건 꼭 읽어야 해!!'라는 느낌적인 느낌. 더는 설명이 불필요하니 꼭 실물로 보시라!
인간의 모든 감정을 이 책 두 권에 다 적어 놓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그 감정들을 나의 작은 뇌와 몸으로 다 받아 낸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다 읽고 난 후에도 너무 지치고, 눈물 나고, 뿌듯함과 동시에 인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복잡 미묘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1권보다 2권이 훨씬 재미있었는데 아무래도 러시아 이름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사건 전개도 빨라진 데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내가 더욱 빠져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던 게 '여기 등장인물들은 다 정신병자야~' '다 미친 X들이야~'라고..
그렇지만 책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너무 재미있어서라고 말하면 믿을 수 있을까?
읽다 보니 말 많은 드미트리도 귀여워 보이고, 수다쟁이 호홀라코바 부인에게도 어느새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드미트리를 통해 작가가 보여준 인간이 가진 모든 감정들에 대해서 집중하게 되었는데 난폭함, 비열함, 갈등 증폭, 질투, 수치심, 분노, 증오, 복수심, 치욕스러움, 명예 중시, 미친 들뜸, 두근거림, 두려움, 부끄러움, 섬세함 등등...
그가 가진 충동과 악이 어디서 오는 걸까 자꾸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똑똑했던 지식인 이반은 신경쇠약에 망상과 헛것을 보는 병에 걸려 있다.
생각해보니 카라마조프가는 가족병력이 있는것이 아니었을까? 섬망증에 간질에 수다스러움까지.... 유전이 영향을 미친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이 집안에서 멀쩡한 사람은 이제 알료샤 밖에 남지 않았다.
등장인물의 모두가 알료샤에게 위로를 받는데 도대체 알료샤는 어떤 존재인 걸까?
재판의 결과는? 범인은 누구인 걸까?
내가 지금 읽는 책이 고전문학인가 추리소설인가? 반전은 있을까?
궁금증에 궁금증을 더하며 흥미진진하게 읽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권이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감정이 파도친 만큼 소진되는 에너지도 컸지만 왜 그렇게 다들 꼭 읽어봐야 하는 고전이라고 했는지 읽어보고 나니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처럼 많~이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마음 먹고 꼭 읽어보길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