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베토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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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짧은 기간을 그와 함께 보냈던 미사키 요스케의 소식을 오랜만에 뉴스를 통해 알게 된 다카무라 요가 18세이던 그 시절을 다시 추억하며 어디선가 베토벤은 시작합니다.

 

신설 학교인 가모키타 고등학교 음악과에 전학생이 왔습니다.

그의 이름은 미사키 요스케.

호리호리한 몸매에 부잣집 도련님처럼 작고 잘생긴 얼굴의 우아한 그의 외모가 친구들은 미지의 생물처럼 느껴집니다.

잘생긴 데다 똑똑한 머리에 피아노까지 잘 치다니..

 

이제는 그냥 아니꼬운 수준이 아니다. 나는 미사키에게 또렷한 악의를 품기 시작했다” P.18

 

그렇지만 그도 역시 약점이 있었습니다. 자의식이 희박하고 악기를 연주하지 않는 여자들에게는 관심도 없고, 머리가 똑똑하지만 그건 이과 계열 한정이었고 사회나 국어는 엉망입니다.

 

홈즈를 관찰하는 왓슨처럼 미사키를 관찰하는 다카무라가 그의 부족한 점이 보이자 '저 애도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친구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미사키의 베토벤 [월광]’ 피아노 연주를 듣고 아이들의 시선이 달라졌고 다카무라가 해주는 이야기에도 자신의 이야기라 느끼지 못하는 미사키는 자신의 관심 분야인 음악과 피아노 말고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옆의 다카무라는 그런 미사키 덕분에 공감 능력이 뛰어난 배려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네요. [제 기준입니다^^]

미사키를 괴롭히고 폭력도 사용하는 이와쿠라 때문에 다친 상처 치료를 위해서 미사키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는 다카무라와는 가정사를 통해 조금씩 더 친해집니다.

 

여름방학 중 음악과 학생들은 9월에 있을 발표회 연습으로 방학 기간의 절반 이상을 학교에 나와야 했고 등교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폭우와 강풍까지...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확인할 것이 있다며 비가 내리치는 밖으로 무작정 나서는 미사키와 그를 따라나서는 다카무라....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걸까요? 이번 사건은 또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모든 사건이 해결되고 다카무라에게 비창을 다시 연주해 주는 미사키....

이 행복한 시간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겠지요?

 

어디선가 베토벤은 나카야미 시치리 소설을 처음 접하게 해준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지금까지는^^)

안녕, 드뷔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까지 읽고 어디선가 베토벤으로 넘어오는데 아쉬움, 서운함, 더 보고 싶은 갈망 뭐 이런 감정들이 같이 몰려오더라고요.

끝나는 게 아쉬운 거겠지요?

시리즈를 읽으면서 정말 많은 클래식 음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 들어본 음악인데 드뷔시 곡인지, 라흐마니노프가 어떤 곡을 작곡했는지 저는 구분하지 못했거든요.

이제는 조금씩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시리즈보다 미사키의 개인적인 부분이 많이 나와있어서 그동안 잘생긴 얼굴일 거야라고 상상만 했던 미사키 요스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가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출간 예정인 [다시 한번 베토벤]도 빨리 보고 싶군요. 기다리는 시간이 짧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억 속 그 문장-


이라크 전쟁 때 바그다드를 폭격한 파일럿 이야기, 바로 아래에 수만 명이 있어서 폭탄을 떨어뜨리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죽는 상황. 하지만 폭탄을 투하할 때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되니 아무 망설임도 없이 버튼을 누른다. 그 행위는 너무도 쉽고 간단해 양심의 가책조자 느끼지 못한다.” p.60

 

"넌 어떤 악기를 연주해?"

"기타, 그건 왜 묻냐?"

"그럼 손가락만 무사하면 되겠네." ----- P.95

시라이시 형사는 의자에 앉은 채로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훑어봤다.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척하는 어른과 대화할 때 자주 느껴 본 시선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치고 정말 제대로 아는 어른은 거의 없다. 그저 아는 척만 할 뿐이었다. ---P.177

 

"나더러 도와 달라고 했지? 왓슨 역할이라도 맡아 달라는 거야?" p.208

 

우리는 불의를 싫어하고 부조리한 것을 보면 불평불만을 내뱉는다. 정의를 대단히 좋아하고 부패한 자를 한껏 비웃는다. 그러나 나와 내 친구가 특별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 나는 어떤 양심의 가책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대체 얼마나 이기적인 걸까.

아니,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은 혹시 나뿐일까. --- P.249

"소리를 즐기니 음악이라. 과연 그것이 바로 음악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지. 그런데 그런 말을 해도 괜찮은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걸 알아야 해.

바로 자기 자신도 즐기면서 관객을 모을 줄 아는 연주자와, 자기 돈으로 취미 삼아 연주를 즐기는 사람이지. 너희는 그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 "

 

"그렇게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성적만으로 한 인간의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거나, 어떤 인간에게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배웠겠지. , 기왕 말이 나온 김에 확실히 설명해 주마.

그런 말이 통하는 세계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노력을 내팽겨쳐버린 녀석과 근거도 없는 자신감을 가슴속에 소중히 품고 있는 녀석들에게 신은 절대 미소 지어 주지 않는다.

신이라는 단어가 미덥지 못하면 기회라고 바꿔 말해도 되겠지.

아무런 노력도 발버둥도 치지 않는 녀석이 성공할 정도로 이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아." -----------P. 260

 

"머리가 좋지 않고 재능도 없어. 그러니까 미사키처럼 재능있는 사람을 질투해. 너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손에 넣지 못한 것을 미사키는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데 미리 말해 두는데, 너희가 아무리 미사키를 시샘하고 미워해도 앞으로도 신이 너희에게 미소 지어 줄 리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해. 너희는 앞으로도 계속, 영우너히 재능 없는 자신을 마주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소리야." ---- P.331

 

"인간은 원래 내가 맞서는 상대의 정체를 제대로 알지 못할 때 공포를 느껴. 지금 나를 덮치려는 것의 정체만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면 그렇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야. 물론 신중함과 각오는 필요하겠지만."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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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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