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로 산다는 것 -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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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태어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는 박노자 교수의 ‘미아로 산다는 것’은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라는 부재를 함께 달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20여 년을 살고 있지만 한국에 돌아와야 집에 온 것 같다는 작가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굉장히 날카롭다. 나는 분명 이 나라에서 낳고 자란 토종 한국이지만 그렇기에 못 보고 지나쳤던 현실들을 하나하나 장단점을 비교하며 짚어준다.

귀화했으니 작가도 분명 한국인이겠지만 그렇다면 박노자 교수도 나처럼 그냥 일본이 싫을까? 운동경기에서 일본과의 대결이라면 무조건 우리나라가 이겨야 나처럼 행복을 느낄까?

아무리 귀화해서 한국인이라지만 나랑은 다르지 않을까? 물론 이것도 나만의 편견일 수 있겠지만 왠지 자꾸 다를 거란 전제를 바닥에 깔고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작가는 우리 사회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누구보다 더 우리 사회가 바뀌어 가길 바라는 우리나라 국민 중 한 사람으로 보였다.

병역 문제 자본주의의 문제점, 젊음의 열정을 잃어버리고 사는 요즘 20대 젊은이들의 현실, 권력과 계급사회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던져주던 작가는 자세한 답안이나 대안보다는 약간 열린 결말을 내어주는 듯했다.

그 길은 아니라고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주장하지만 읽다 보면 내 삶을 되돌아보고 나는 어떻게 생각하지? 내 생각도 그런가?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글이라고나 할까?

250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책을 다 읽고 나니 무척 우울하다.

내가 대한민국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한 번도 심각해 본 적이 없었구나.

단지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을 보면서 혀만 쯧쯧 차고 지나가기 바빴구나 싶어 가슴이 콕콕 찔리고 아프다.

그러면서 나이 먹었다고 나름 꼰대 노릇도 간간이 해가면서 살아가는 어른이 중의 하나였다니...

우리나라가 더 커다란 퇴보를 하지 않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

박노자 교수가 애정어린 시선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단점을 바꾸자고 소리내어 말하고, 장점은 칭찬하는 것처럼 제대로 보고 직면하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더 많은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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