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없음 경

4. ”도반이여, 그 중에서 흠이 있으면서도 ‘내 안에 흠이 있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 흠을 제거하기 위해서 의욕을 일으키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고 정진을 시작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이 예상됩니다. 그는 탐욕을 가지고 성냄을 가지고 어리석음을 가지고 흠을 가지고 마음이 오염된 채로 죽을 것입니다.

도반이여, 예를 들면 시장이나 대장간에서 가져온 청동 그릇이 먼지에 뒤덮이고 녹이 슬어도 주인이 그것을 사용하지도 않고 닦게 하지도 않고 먼지 구덩이에 던져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도반이여, 그러면 그 청동 그릇은 나중에 더 더러워지고 더 녹슬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도반이여.“

”도반이여, 그와 같이 흠이 있으면서도 ‘내 안에 흠이 있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 흠을 제거하기 위해서 의욕을 일으키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고 정진을 시작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이 예상됩니다. 그는 탐욕을 가지고 성냄을 가지고 어리석음을 가지고 흠을 가지고 마음이 오염된 채로 죽을 것입니다.“

5. ”도반이여, 그 중에서 흠이 있으면 ‘내 안에 흠이 있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아는 사람은 그 흠을 제거하기 위해서 의욕을 일으키고 노력하고 정진을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 예상됩니다. 그는 탐욕 없이 성냄없이 어리석음 없이 흠 없이 마음이 오염되지 않은 채로 죽을 것입니다.

도반이여, 예를 들면 시장이나 대장간에서 가져온 청동 그릇이 먼지에 뒤덮이고 녹이 슬면 주인이 그것을 사용하고 닦게 하고 먼지구덩이에 던져버리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도반이여, 그러면 그 청동 그릇은 나중에 더 깨끗해지고 더 광이 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도반이여,“

”도반이여, 그와 같이 흠이 있으면 ‘내 안에 흠이 있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아는 사람은 그 흠을 제거하기 위해서 의욕을 일으키고 노력하고 정진을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 예상됩니다. 그는 탐욕 없이 성냄없이 어리석음 없이 흠 없이 마음이 오염되지 않은 채로 죽을 것입니다.“

 맛지마 니까야 1권 p.227 ~229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내 속에 어떤 것들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행위를 볼 때 예전엔 '저 사람은 이런 면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었고, 그게 단지 그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성품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이의 행위나 말이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사람들이 나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이다.

그들을 통해 보게되는 나의 말과 행위들에 대해, 그것이 오랜 기간 형성된 무의식적인 행위의 표현임을 알게 되니 말도 행동도 한 번 더 알아차리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의식으로 알아지면 무의식이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겠지.

가끔씩 나도 모르게 발현되는 무의식적인 말과 행동에서 나는 엄마, 아버지, 남편, 아들, 딸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나를 만난다.

다행히 내가 업의 폭류에 떠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가끔은 알아차린다.

설령 그것이 1분일지라도 내게 있는 것을 있다고 알게 된 것만도 감사하다.

그러면 풀뿌리라도 잡고 그 떠내려감에서 잠시 멈출 수 있으니.

설령 다시 떠내려가더라도 니까야라는 뿌리를 잡고 나는 자주 멈출 것이다.

이런 멈춤이 반복되면, 그것이 수행의 기초가 되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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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피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

19. ”비구들이여, 무엇이 피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비구들이여, 여기서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여 사나운 코끼리를 피하고, 사나운 말을 피하고, 사나운 소를 피하고, 사나운 개를 피하고, , 나무등걸, 가시덤불, 협곡, 낭떠러지, 더러운 물구덩이, 더러운 웅덩이를 피한다. 적합하지 않은 자리에 앉고, 갈 곳이 아닌 곳에 다니고, 저열한 도반을 사귀어서 지자인 동료 수행자들이 저열한 곳에 믿음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적합하지 않은 자리, 영역이 아닌 곳, 저열한 도반들을 지혜롭게 숙고하여 피한다. 비구들이여, 그것을 피하지 않으면 그에게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피하면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피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라 한다.“

(6) 버림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

20. ”비구들이여, 무엇이 버림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여 이미 일어난 감각적 욕망에 대한 생각을 품지 않고 버리고 제거하고 끝내고 없앤다. 지혜롭게 숙고하여 이미 일어난 악의에 찬 생각을 품지 않고 버리고 제거하고 끝내고 없앤다. 지혜롭게 숙고하여 이미 일어난 해코지하려는 생각을 품지 않고 버리고 제거하고 끝내고 없앤다. 지혜롭게 숙고하여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삿되고 해로운 법들을 품지 않고 버리고 제거하고 끝내고 없앤다. 비구들이여, 그것을 버리지 않으면 그에게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버리면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버림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라 한다.“

(7) 수행으로 없애야 할 번뇌들

21. ”비구들이여, 무엇이 수행으로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여 떨쳐버림을 의지하고 탐욕의 빛바램을 의지하고 소멸을 의지하고 철저한 버림으로 기우는 마음챙김의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닦는다. 법을 간택하는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닦는다. 정진의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닦는다. 희열의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닦는다. 편안함의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닦는다. 삼매의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닦는다. 평온의 깨달음의 구성요소를 닦는다. 비구들이여 수행하지 않으면 그에게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수행하면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이를 일러 수행으로 없애야 할 번뇌들이라 한다.“

맛지마니까야 187~191


업대로 살아왔다.

어쩌면 내가 지금 발현하고 사는 업은 더 많은 생을 지고 다녔던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 십년, 이십년 수행한다고 뭐가 크게 달라질까 싶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겠지.

아무 것도 못가져 가지만 업은 가지고 간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수행하면 그 수행의 맑은 업도 나와 함께 가겠지.

그런 의미에서 니까야를 만난 것은 고마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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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비구들이여, 무엇이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여 눈의 감각 기능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문다. 비구들이여, 눈의 감각 기능의 단속을 잘 단속하지 못하면서 머무는 자에게는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눈의 감각 기능의 단속을 잘 단속하면서 머무는 자에게는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 …

(3)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

13. 비구들이여, 무엇이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옷을 수용하나니 오직 추위를 물리치고, 더위를 물리치고, 날파리, 모기, 바람, 뙤약볕, 파충류에 닿음을 물리치고,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기 위해서이다.“

그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음식을 수용하나니 즐기기 위해서도 아니고 취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치장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장식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단지 이 몸을 지탱하고 유지하고 잔인함을 쉬고 청정범행을 잘 지키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나는 오래된 느낌을 물리치고 새로운 느낌을 일어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잘 부양될 것이고 비난받을 일이 없고 안온하게 머물 것이다라고.“

… …

(4) 감내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

18. ”비구들이여, 무엇이 감내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감내한다. 추위와 더위와 배고픔과 목마름과 날파리, 모기, 바람, 뙤약볕, 파충류에 닿음과 고약하고 언짢은 말들과, 몸에 생겨난 괴롭고 날카롭고 거칠고 찌르고 불쾌하고 마음에 들지 않고 생명을 위협하는 갖가지 느낌들을 감내한다. 비구들이여, 그것을 감내하지 않으면 그에게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감내하면 그러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감내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라 한다.“

맛지마 니까야 1권 모든 번뇌 경 183` 186


 심리상담 관련 유투브를 보면 갈등이 생겼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도망가거나 싸우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번뇌가 단지 회피나 싸움이 아닌 이렇게 다양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니! 

 갈수록 감내, 수용, 단속이란 말도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아이들이 결혼을 한 후에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다.

 내 또래의 친구들은 당연하게 참고 살았던 일상의 어떤 부분들을 아이들은 '왜?'라고 질문을 하고 자기들 나름의 질서를 정립하며 사는 것을 보면 요즘 아이들 참 현명하구나 하는 것을 배운다. 불편한 것을 감내하지 않고 수용하지 않고 질문하는 힘, 그게 나에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이 참 대견하다.

하지만 삶이 언제나 내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기에 때론 내가 감내하고 수용했던 부분이 결국 내 편이 되어 돌아오는 시기가 있다는 것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통해 배우게 되겠지.

수용한다는 것은 경계를 허물고 나를 확장하는 것이었음을, 그래서 그것이 번뇌라는 이름으로 내게 온 스승이라는 것도 니까야의 글귀를 다시 쓰다보니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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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이여. 봄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 있다.

 단속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 있다.

 수용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 있다.

 감내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 있다.

 피함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 있다.

 버림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 있다.


무엇이 봄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인가?

마음에 잡도리하지 말아야 할 법들을 마음에 잡도리하고 마음에 잡도리해야 할 법들을 마음에 잡도리하지 않는다. 지혜없이 잡도리한다. 

 

이것이 괴로움이다. 이것이 괴로움의 일어남이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도닦음이다라고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하면 세 가지 족쇄가 제거되나니 불변하는 존재가 있다는 견해, 의심과 계행과 의례의식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다.

이것이 봄으로써 없애야 할 번뇌들이라 한다.


맛지마 니까야 1권  <모든 번뇌경> p175 ~ 182


잡도리란 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단속하는 일을 뜻한다. 마음이 삿된 견해로 빠지지 않도록 수행자가 번뇌를 어떻게 단속하는지를 여섯 가지로 설하신 문장 중  첫번째 봄으로써 단속할 번뇌를 읽었다.

우리가 고민하거나 생각하거나 오감으로 받아들여 생기는 번뇌가 많다. 그런데 그것을 자세하게 버리는 법까지 설하신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봄으로써 버리는 번뇌는 마음에 담지 말아야 할 생각이나 존재를 잡고 있으면 일어나지 않은 감각적 욕망에 기인한 번뇌가 생기고 이리 일어난 욕망의 번뇌는 증가한다고 한다. 

마음에 담으면 일어나지 않은 감각적 욕망은 일어나지 않고 이미 일어난 감각적 욕망도 사라지는 것은 마음에 잘 잡도리해야 한다고 설한다.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야동을 많이 봤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다. 그가 본 것이 일어나지 않은 욕망을 일어나게 하고 이미 일어난 욕망을 증가시켜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닐까?


예전에 트라피스트 수도원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다. 단순한 식사와 기도, 노동으로 살아가시는 신부님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그 분들이 마음에 잡도리한 신앙이 일어나지 않은 감각적 욕망을 일어나지 않게 하고 , 이미 일어난 욕망을 절제하고 사라지게 해서 청빈한 삶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니까야 읽기 시작한 지 4년이 조금 넘었다.

맛지마로 시작해서 상윳따 니까야, 디가 니까야로 병행해서 읽고 있는데, 처음에 너무 어렵게 생각되던 것들이 자꾸 읽다보니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오는 문장들이 많다.

감동 받았던 문장들이 시간이 지나면 생각조차 나지 않아서 조금씩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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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하루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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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는 피할 수 없는 첫번째 화살이다. 그 고통을 자책, 원망, 과장하거나 스스로 연민이 지나쳐 두 번째 화살을 스스로 쏘고 산다. 두번째 화살을 마음으로 잡은 듯한 글, 담담하고 아름답다.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건강과 평온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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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0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혜덕화님 정말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저 기억하시죠? 오랫만에 혜덕화님 잠언같은 글 보니 좋네요. 건강과 평온이 함께하길 저도 기원합니다

혜덕화 2021-02-10 19:27   좋아요 0 | URL
예, 바람돌이님도 잘 계시죠? 코로나 시대, 이런 책이 있어 감사하고 이렇게 인사 해 주는 이웃이 있어 감사해요. 오랫만에 서재 마실 나왔는데 딱 마주쳤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