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배를 내가 왜 하게 되었나를 가끔 생각하게 될 때가 있다.
첫 삼천배는 대영암 보살과 동학년이 되면서 여름 방학식 하는 날 참석하게 되었다.
사실 그 땐 삼천배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그저 삼천배를 하면 성철 스님께서 뒷사람들을 위해서 법명을 미리 많이 지으놓으셨는데, 그 법명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이름"이 탐이나서 참석하게 되었다.
첫 삼천배엔 정말 다리와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 때 나를 포기하지 않게 했던 것은, 다리 아픈 것은 일주일이면 낫는데, 첫 삼천배를 다 못했다는 기억은 영원히 갈 것이라는 일종의 오기였던 것 같다.
삼천배가 끝나고 내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 내 이제 다시는 삼천배 안 한다."였다.
그 날 내가 불명을 받았다면, 어쩌면 나는 정말로 예전에 나도 삼천배 한 번 해 봤다는 오만심만 보태어서 산을 내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그 땐 '무슨 이런 불행한 일이?'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는데- 스님이 절 밖에 일이 있어 나가시는 바람에 그 때 첫 삼천배에 도전한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두 불명을 받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9월에 두 번째 삼천배를 오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삼천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저녁, 꿈 속에 어떤 여자가 나타나 내 가슴 위에 손을 얹어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내 가슴 속에서 아주 무거운 돌덩어리 같은 것이 빠져나가는 순간 말 할수 없이 편안해지고 가벼워지는 꿈을 깨고나니 , 어제의 나와 무언가 다른 것이 느껴졌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매 달 하는 삼천배를 거의 빼먹지 않고 다니게 되었다.
또 한 번의 꿈은 이번 기도 가기 전에 꾸었는데, 한 남자가 나타나 종이 컵에 무언가를 부어서 먹으라고 내미는 거였다. 그 물을 마시는 꿈을 깨고 난 뒤, 새벽에 아이들을 깨워 나가느라 까맣게 꿈은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제 기도를 마칠 때 내 몸이 다른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햇수로 오년째 삼천배를 다니면서도 절 마치고 마직막 회향문과 발원문, 능엄주, 반야심경을 읽을때 나는 한번도 소리내어 따라 읽지 못했다.
절을 할때는 숨이 좀 차도 따라하는데 절을 마치고 서서 발원문을 읽거나 소리를 내면 삼천배할 때의 심장에 걸린 과부하때문인지 구토증이 나고 어지러워 그냥 서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다른 사람이 읽는 소리를 듣기만 했다.
그런데 어젠 처음부터 끝까지 능엄주에서 반야심경까지 모두 소리내어 읽는데도 그 동안 나타나던 모든 증상들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었다. 내 목소리를 내 귀로 듣는 것이 마치 처음 있는 일인양,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
집으로 돌아와 자려고 누웠는데도, 감사의 말이 마음 가득 흘러넘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다른 사람에겐 그냥 우연한 꿈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부처님이 손길이 내게 다녀가신 것임을......_( )( )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