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비라고 쓰고 나는 갈대빗자루라고 읽는다.
비 보다는 빗자루가 내겐 더 친근하다.
눈 보다는 마음이 본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여태 그렇게 돌아다녀도 빗자루 파는 집을 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의 영향으로 청소기 대신 비를 쓰기로 하고
정전기 없는 천연비를 사야겠다고 결심하고 나니, 내 눈에 비를 파는 집이 보이는거다.
갈대빗자루를 사서 집에 오자마자 쓸었다.
정전기 없이 깨끗하게 쓸리는 것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하다.
냉장고까지 없앤 저자에 비하면
커피머신에 하루에도 몇 번이나 커피 내려먹고 라떼 만드느라 전기 쓰면서
겨우 '청소기 대신 빗자루?'
스스로 생각해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같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니까.
조민기 자살 뉴스를 보았다.
그 뉴스를 듣고 아이가 하는 말 '참 책임감 없네' 한다.
책임감 없으니 남의 딸한테 그런 짓을 하지, 대답하면서도 씁쓸하다.
한 어리석은 인간의 말로가 가엾기도 하고, 그럴 독한 마음으로 자신의 욕정이나 다스리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