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암 도반들의 이야기가

토요일에 방송되었다.

보고 나니 마음에 울컥하는 감동이 일었다.

만 배 한다고 할 때 '독한 년들'이라는 애칭으로 놀려먹으며 동참할 생각도 못했다

십분에 백 배씩, 똑같은 리듬으로 만 번을 일어났다 앉았다 하기도 힘든데

실제로 하는 장면을 보니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깊은 소리로 울리는 것 같았다.

 

한 번 씩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너는 왜 삼천배를 다니니?'

내가 생각한 답이 도반의 입에서 나왔다.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건 마음 속에 굳건한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고 영선화가 말했다.

그리고 대영암보살도 말씀하셨다.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거 입고 하는 거 너무 일시적인 행복 아니냐고

 

남은 이기려고 그렇게 애 써서 살면서

정작 자신의 마음은 평생을 모르고 살다 죽는다.

비록 몸은 일어났다 앉았다 움직이지만

결국 삼천배나 만 배가 몸으로 하는 명상이라는 대영암보살님의 말씀에 공감했다.

 

다른 사람에게서 무언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보게 되면

나 자신을 보게 된다.

내 마음의 어떤 것에 걸려서 저 사람의 행동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까 하고...

잘 생각해 보면 쉽게 남을 비난하는 그 손가락 끝에

상황과 강약만 다르지 나도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손에 자식을, 남편을 쥐고서

서로 고통을 주고 미워하면서 이 삶을 지옥으로 만들며 사는 사람들을 본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상대가 내 마음대로 해 주지 않는다고

상대 때문에 내가 고통받는다고 하면서도

그 상대를 놓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렇게 남 탓만 하다 이 생에서 무엇을 배워갈까?

죽으면 일시에 놓아버릴 무언가를

왜 지금 이 순간, 나 자신과 상대를 위해 미리 놓지는 못하는 걸까?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통도사를 다녀왔다.

온 세상에 초록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가족 등을 올리면서

세월호 아이들을 위한 등도 올렸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5월에 가득한 초록빛으로 사람들의 가슴에 물들기를 바란다.

좋은 도반을 만난 인연에 감사드리며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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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5-0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천배, 저는 감히 꿈도 못 꾸지만 세월호 아이들 생각하며 백팔배라도 해야겠어요. 그건 할 수 있겠어요.

혜덕화 2017-05-01 20:51   좋아요 0 | URL
예, 나인님
세월호도 오늘 사고난 삼성 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도
높은 건물에서 단식하며 농성중인 노동자들도
가슴 아픈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한 배 한 배 마음을 낮추고 몸을 낮추다보면
스스로에게도 위로가 된답니다.
세상이 아프니 개인도 행복할 수가 없네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