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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 큰스님 2
남지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낮에 이 책을 사와서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두권을 단숨에 읽었다.
스님의 철저한 수행 이야기에 깊이 빨려 들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청화 스님의 법문집을 읽다가 너무 어려워 손에서 놓았던 적이 있는데,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았다. 내가 속한 차원이 너무 낮아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평생을 일종식을 하고 장자불와를 했다는 것을 들으면서도 "수행을 하면 그 정도 도력을 지니게 된다"는 의미 정도로만 받아들였는데, 오늘 스님의 생애를 읽으면서 스님의 자비와 원력에 감동을 받게 되고, 그것이 업식이 깊은 나로서는 얼마나 성취하기 어려운 경지인지, 이제사 느끼게 된다.
스님은 뭔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제자를 보면 "사는 건 정성일세"라고 경책하셨다는 대목에선 가슴이 뜨끔했다. 나는 과연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사는가. 입으로만 공염불을 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내 생활 하루하루를 정성을 다해 살고, 나와 함께 사는 가족에게 부모에게 도반에게 친구에게 우리반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정성을 들이는가. 설겆이 하나, 반찬 만드는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 하는가.
부끄럽게도 답은 "아니다"였다. 정말 불자라고 스스로 느끼고 살았던 것이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지는 스님의 말씀이었다.
"온갖 미혹은 아집에서 나왔고 아집이 사라지면 미혹이 사라진다," 는 말씀을 받들어 염불 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절을 하면서 왜 나는 화두가 들리지 않는가 의문이 생겼는데 별로 논리적이지 못하고 감성적인 나에게는 염불선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 저 세상을
오고 감을 상관치 않으나
은혜입은 것은 대천세계만큼 큰데
은혜를 갚는 것은 작은 시내 같음을 한스러워하노라.
스님의 게송이다. 조금 갚고 다 갚은 것 처럼, 마치 보시라도 하고 사는 것인양 마음 빚을 덜려고 했던 내 어리석음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같은 말씀이다.
숙세의 인연으로 부부와 자식으로 맺어진 인연의 이야기나 스님의 인간적인 모습이 비취는 대목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했다. 영하 80도라고 불리셨던 분이지만 자신과 맺어진 인연을 잘 정리하시고자 하는 모습에서 대자비를 느꼈다.
久久純熟(구구순숙)이라
익히고 익히면서 익어가는구나
이 생에 다 못닦으면 다음생에 다음 생에 다 못닦으면 그 다음 생에, 구구히 하면 원명하리라는 말씀을 믿고 닦고 닦을 일이다. 사람 몸 받아 왔을 때 닦지 않으면 어느 생에 다시 이렇게 발심이라도 하리요.
청화 큰 스님을 가깝게 만나게 인연 열어준 작가님에서 고마움의 합장 올립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