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첫 기도. 

추운 날씨 탓인지, 큰 기도 치른 후라 그런지 20명 남짓한 사람만 가게 되었다. 

초보가 아무도 없는데다 사람이 적어서인지 여태 다닌 중에 가장 평온하고 편안한 삼천배였다. 

마치는 순간까지 한 번도 숨 크게 내쉬는 사람도, 쉬는 시간 10분 준다고 투덜대는 사람도 없어서 마치 한 몸이 기도하는 것처럼 가볍고 편안했다. 

2년 정도 우리를 백련암에 실어다주던 봉고 기사가 부모님이 아프셔서 차를 팔아서 수술비를 마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분을 돕기 위해 은행 계좌를 알려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대영암보살이 한 마디 일침을 놓으셨다. 

아이가 고 3이거나 집안에 힘든 일 있을 때만 기도하는 것은 수행이 아니고 기복이라고. 

마음 닦는다는 사람들이 이래서 빠지고 저래서 빠지고 하면 그게 무슨 수행이냐고 하셨다. 

성철 스님께서는 "자기를 바로 봅시다"고 하셨다. 

자기를 바로 보는 것, 자기에게 속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절을 하면서  느끼게 된다. 

내가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가장 많이 속이는 것도 나 자신이다. 

자기에게 속지 말고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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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2-13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래서 더 죄스럽기도 합니다. 아쉬울때만 기도하게 되어요.....
요즘은 좀 더 크게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모태신앙이 아니었다면 불교를 믿어도 좋겠다는 생각 합니다.

혜덕화 2011-02-13 19:57   좋아요 0 | URL
모태신앙을 가진 분들은 부모님의 신앙 생활을 보고 자라서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교든 기독교든 진리는 하나이니까 궂이 무엇을 믿느냐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누구나 아쉬울 때 신을 찾지만, 그 아쉬움이 해결되면 주변이 보이게 보고, 주변이 보이면 남을 위해 기도하게 되니까 기복도 좋은 출발이라고 믿어요. 내가 힘들지 않으면 남의 힘듦도 보이지 않을테니까요.
_()_

순오기 2011-02-1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찰이나 교회에서 기도하는 사람, 기복이 아니라고 부인하진 못하겠죠...
그래서 연약한 인간이 종교에 귀의하거나 신께 의지하기도 하고요.
기복의 기도조차 안하는 저는 보살님의 말씀에 더 뜨끔하네요~ 마음에 새깁니다.^^

혜덕화 2011-02-13 19:58   좋아요 0 | URL
기복의 기도조차 안해도 님을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시니 그게 수행이 아닐까 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나와 남을 함께 아우러 생활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님의 열정에 감탄하는 제가 오히려 한 수 배워야겠지요.^^
늘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1-02-13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3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3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