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이다.
보이차의 담백한 맛을 좋아해서 자주 마시는데, 찻잔과 찻주전자를 씻다가 주전자 뚜껑이 깨져버렸다.
유리는 원래 잘 깨어지니까, 조심해서 버렸다.
빨래를 널다가 빨래가 하나 화분 위로 떨어졌는데, 활짝 피어있던 철쭉꽃이 그대로 목이 댕강 잘려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보는 순간 ' 내 주변에 무슨 일이 있을려고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잖아도 아들 친구들이 차례대로 다쳐서, 인대 수술을 한 아이, 알바하다 손가락이 잘려 수술 받은 아이, 축구하다 넘어져 다친 아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겁던 차였다.
패러글라이딩 하러 여수 간다는 아들에게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를 하고, 딸아이에게도 찻길 건널때 조심하라고 일렀다.
그 전날 엄마가 동생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셨는데, 엄마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일요일엔 부모님을 모시고 밀양으로 통도사로 드라이브를 다녀왔고, 아들도 잘 다녀와서 그런 생각조차도 잊어버렸다.
오늘 새벽, 4시에 눈을 떠서 누워서 뒤척이다가 5시에 일어났다.
절을 하다가 땀이 나서 베란다에 나가 화분을 보고 있자니, 목이 떨어져 있는 철쭉이 보였다.
그것을 보는 순간, 무언가 큰 일이 하나 내 옆을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 밤에 작은 아이가 넘어져서 얼굴과 무릎, 볼을 갈았는데 그 순간엔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는데 오늘 새벽 문득 작은 아이가 그정도로 다침으로써 무언가가 지나가버린 것에 대한 안도감이 올라왔다.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겠지만, 철쭉을 보는 순간 떠오른 직감이라 얼른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