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이다. 

보이차의 담백한 맛을 좋아해서 자주 마시는데, 찻잔과 찻주전자를 씻다가 주전자 뚜껑이 깨져버렸다. 

유리는 원래 잘 깨어지니까, 조심해서 버렸다. 

빨래를 널다가 빨래가 하나 화분 위로 떨어졌는데, 활짝 피어있던 철쭉꽃이 그대로 목이 댕강 잘려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보는 순간 ' 내 주변에 무슨 일이 있을려고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잖아도 아들 친구들이 차례대로 다쳐서, 인대 수술을 한 아이, 알바하다 손가락이 잘려 수술 받은 아이, 축구하다 넘어져 다친 아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겁던 차였다.

패러글라이딩 하러 여수 간다는 아들에게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를 하고, 딸아이에게도 찻길 건널때 조심하라고 일렀다. 

그 전날 엄마가 동생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셨는데, 엄마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일요일엔 부모님을 모시고 밀양으로 통도사로 드라이브를 다녀왔고, 아들도 잘 다녀와서   그런 생각조차도  잊어버렸다.

 

오늘 새벽, 4시에 눈을 떠서 누워서 뒤척이다가 5시에 일어났다. 

절을 하다가 땀이 나서 베란다에 나가 화분을 보고 있자니, 목이 떨어져 있는 철쭉이 보였다. 

그것을 보는 순간, 무언가 큰 일이 하나 내 옆을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 밤에 작은 아이가 넘어져서 얼굴과 무릎, 볼을 갈았는데 그 순간엔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는데 오늘 새벽 문득 작은 아이가 그정도로 다침으로써 무언가가 지나가버린 것에 대한 안도감이 올라왔다.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겠지만, 철쭉을 보는 순간 떠오른 직감이라 얼른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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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1-05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이란게,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합니다. 따로 떼어 생각하면 모두가 우연이고, 한데 모아 생각하면 또 그게 다 연기 법칙이고 그러니 말이지요. ^^
또 한 해가 우리 앞에 지나가고 있습니다. 우연히...
그렇지만, 닥쳐올 일들에도 어떤 인과율이 따르고 있겠지요.

혜덕화 2010-01-05 18:41   좋아요 0 | URL
동생이 가던 날 아침, 엄마가 설겆이를 하는데 큰 유리 그릇이 반으로 뚝 갈라지더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나봅니다. 우연한 일과 또 우연한 사건을 연관시키는 것을 보면......
그런데 세상사를 잘 관찰해보면, 인과의 법칙을 크게 벗어나는 일이 없더군요. 저는 눈도 나쁘고 마음도 크지 못해서 늘 저 자신만을 바라보게 되는데, 내게 일어난 어떤 일도 가만히 생각하면, 생각으로 심은 일이 많더군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씨앗을 심어 놓고 관리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결국 기다림이 사람의 몫입니다. 어떻게 싹이 나고 열매가 맺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것이 인과의 법칙이라면, 말로 행동으로 나타내지 않아도 생각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 씨앗인가를 느끼게 됩니다.
다만, 좋은 씨앗을 심으려고 노력할 뿐이지요.^^

바람돌이 2010-01-06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찮게 조짐같은게 보일때가 있지요. 그냥 마음이 어수선해서 그런거려니 한답니다.
혜덕화님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모두 건강조심하시고요.

혜덕화 2010-01-06 09:48   좋아요 0 | URL
님의 서재에서 아바타와 전우치를 하루에 다 보셨다는 글을 보고 놀랐답니다.
^^
저는 아바타 3시간 보는 것만으로도 중노동을 한 것 같았는데...
보는 동안은 재미있었지만 영화관 안의 소리가 너무 커서...
방학 잘 보내세요.

2010-01-06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6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6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7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0-01-0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din.co.kr/silkroad/3324333
리스트로 몇 권 뽑아본 책인데요. 한번 살펴 보시고 사주시면 잘 읽겠지요. ^^

혜덕화 2010-01-08 16:02   좋아요 0 | URL
'즐거운 한국 근현대사 공부2'가 재미있을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2010-01-15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