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역에 남편을 마중나갔다.
아들의 부산대 수시 불합격에 의기소침해져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서.
라디오에선 마침 불교방송의 7시 음악 프로그램이 끝나가는 중이었다.
아나운서의 말.
"그도 나와 똑 같이 인생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그래 맞아. 정말 그래.
어둠이 내린 차 속에서 눈물을 닦으며 운전을 했다.
아이가 여러 군데 수시를 넣어 다 떨어졌다.
아이도 나도 인생을 배우는 과정일 뿐이다.
아이는 아이의 방식대로 세상과 인생에 대해 배워가고 있을 것이다.
아이와 나의 원이 있고
부처님의 가피가 있어도
법계의 힘이 없으면 안된다고 입보리행론에서 배웠다.
아이가 그렇게 원하던 대학이 있었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거나, 부모가 수시 모집에 무지했거나
법계에 뿌려놓은 인과 연이 없으면, 열매는 거둘 수 없는 것이다.
아이가 어느 대학을 가든
탐, 진, 치의 거친 물결에 휩싸여 살지 않기를
부처님의 지혜를 비추어 살기를,
오늘 아침 기도에서 간절히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