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는 애쓰기다 책을 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작가의 인구와 독자의 인구가 역전될 수도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책쓰기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간혹 쉽게 쓰여진 책들도 보인다. 출판사의 기획이나 대중의 유행에 따라 만들어진 책들이다. 쉽게 읽히기 위해서라도 책은 쉽게 쓰여져서는 안된다. 생각을 정돈하고 문장을 쓰고 삶과 괴리되지 않은 진실한 메시지를 위해 책을 써야한다. 제목 그대로 책쓰기는 애쓰기다. 삶에서의 분투가 공들인 기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책을 보면 문장의 날카로움에 여러번 놀란다. 사유를 관통하는 섬세함과 예리함을 지금까지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조준한다. 그의 글은 그야말로 지적인 팩트폭격인 셈이다. 그가 전하는 당위는 어쩌면 나의 머릿속에서 문장으로 나오기 전의 문제들을 제기하는 것과 같다. 이전의 책들을 볼 때도 같은 생각을 했다. 이번 책은 ‘책쓰기’에 대한 책이지만 한 권의 책을 탄생시키기위해 살기, 읽기, 짓기, 쓰기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우선, 제대로 살아야한다고 말한다. 사소한 일상이 상상력의 터전이 되고 삶 자체가 거대한 하나의 텍스트가 되는 것이다. 나의 삶을 충족시켜 그대로 앎을 투영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으로는 읽어야 한다. 독서의 가치와 즐거움을 알고 읽기를 통해 남다른 지식을 창조한다. 읽으면서 쓰고 쓰면서 읽는 저자의 실행력은 누구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책쓰기의 시작이 된다. 이어서 짓기가 필요하다. ‘글은 삶이 남긴 얼룩과 무늬다’라고 주장하며 글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에 대해 말한다. 어쩌면 많은 독자들이 가장 구체적으로 글짓기의 방법론에 대해 귀기울이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앞서 제시된 살기와 읽기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면 짓기 또한 제대로 시도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이 장에서 통념을 뒤집어야 통찰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의 책들에서 꾸준히 지속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통념을 뒤집는 것, 그래야 삶이 반영되는 짓기가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쓰기의 과정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앞서 살기, 읽기, 짓기가 결국 한권의 책으로 압축되는 것이다. 한권의 책을 출판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책을 쓰는 사람의 자세를 점검하는 훌륭한 지침서가 된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나 역시 문장노트를 쓰며 문장을 모으고 글을 쓰거나 인용을 할 때 참조한다. 한권에 1000개의 문장을 적을 수 있다. 두권을 완성했는데 그 중 하나는 채우는데 반년이 걸렸고 또 하나는 8년이 걸렸다. 이제야 다시 읽고 쓰는데 익숙한 삶으로 진입하여 다시금 문장을 적고 있다. 문장노트를 보면 자신의 작은 역사가 보인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어떤 고민을 갖고 있었는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문장노트를 활용하는 대목을 읽으며 깊이 공감했고 앞으로 계속해서 꾸준하게 써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덱스를 수없이 붙였다. 좋은 문장들과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들 마다 붙였지만 저자 역시 좋은 문장을 수집해온 내공에 대해서 공감하게 되었다. 책쓰기의 비결을 전하며 책과 일치하는 삶을 살고있는 저자의 진정성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반드시 책을 쓰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여기며 완성해가는 자세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설계전문가들의정리법 버리면 공간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정리를 하다보면 뭔가 해치운다의 느낌으로 그러니까 어느 정도 됐을 때 해결사가 되어 정리를 한다. 애초에 이상적인 정돈된 상황을 생각하기보다는 엉망이 되면 치우는 편이다. 그러면 곧 어질러지고 또 치우는데 어딘가 소득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시지프의 돌처럼 끝나지 않은 일이 아닐까. 하지만 이 책을 만나 정리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정리법을 제안한 책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모두 건축설계 전문가였던 주부들이 비법을 공개한다는 특별한 점이 있다. 정리를 해나가기보다는 정리 전에 가장 완벽하고 편안한 상태를 생각하고 정리를 한다. 그러면 어지르고 치우는 데 있어서도 헤매거나 위치에 대해 방황할 일이 없다. 또한 에미코, 요시코, 마리코 세 사람은 건축설계 전문가였지만 주부로서 정리를 어려워했던 경험이 있다. 그렇기에 초보자도 공감하며 따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삽화와 그림으로 설명이 자세해서 어렵지 않게 정리법을 배울 수 있다. 공간에 따라서 부엌, 화장실, 거실, 현관 등 정리와 수납에 대해 꼼꼼하게 알려줘서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세사람은 '정리는 경제효과를 부른다' '정리는 시간을 만든다' '정리는 건강을 이끈다'라고 말하며 정리의 효과에 대해 말한다. 그들의 정리는 단순히 치우는 것 이상이다. 정리를 통해 삶이 정돈되는 것이다.
오늘도구하겠습니다 조이상 푸른향기 . . 평생에 한번 일어날수도 있는 위급하고 절박한 상황이 그들에게는 매일 일어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모두의 불안을 안심시키며 용감하게 해결해나간다. 그렇기에 그들은 영웅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지만 우리는 평화로운 일상에서 간혹 그들을 잊고 산다. 그리고 떠올리더라도 화재현장의 장면이지 그들의 노동의 생생한 현장, 아울러 애환과 노고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한다. 그들이 화재현장의 영웅이라는 건 알지만 그 이유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는 못했다. . . 오늘도 구하겠습니다는 화재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 소방관의 솔직한 이야기를 마치 그날의 우리처럼 담담하게 쓴 에세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소방관의 현실이 생생하고 그들의 화재진압이나 위급상황에 출동한 이야기들은 소방관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 특별하다. 피해자의 시선이나 혹은 방송 등의 제3자에게서 전달되던 사건이 사건을 전담하는 소방관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또한 그들이 출동한 현장은 가정폭력, 음독, 자살 등 사회문제와도 연관되어 진지한 질문을 마음에 던지게 한다. . . 현장이 나에게 가르쳐주는 첫번째 가르침은 목적만 생각하자 이다. (46쪽) 절박한 상황이다보니 피해자들의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않고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 비바람을 맞았다고 식물은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 당신은 식물보다 강한 존재다. 당신이 가진 그 강렬한 눈빛처럼 끈질기게 보란 듯이 살았으면 좋겠다.(85쪽) . . 현장의 위급한 순간에서 그는 최선을 다하고 진지하게 성찰한다. 그는 소방관으로 오랫동안 근무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풋내기소방관이었을 때부터 작은 실수담들도 있고 또 거기서 반성하고 배우는 자세 덕분에 그가 전하는 말들이 마음을 울린다. 제목 중 하나가 대한민국, 안전해요. 였는데 그의 진실한 이야기들이 귀를 기울이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자신만만수학괴물찰리와누메로 장영준 정미란 이진아 궁리 . . 어린시절 막막한 수학시험지 앞에서 요정이라도 나타나 풀어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정말 유치한 상상이지만 그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 답을 척척 알려준다면 그래도 조금은 수학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을까. 아니면 수학요정에만 의지해 결국 수학에 대해 자립심이 생기지 않을까? 하지만 이 책을 보면 확실히 전자라는 생각이 든다. 수학괴물 누메로를 만나 수학의 진정한 재미에 빠져드는 찰리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자신없는 시험을 볼 때는 성적 때문에 두렵지만 일단 시험 상황에서는 외로운 마음이 든다. 문제와 나,단둘이 있고 지는 싸움이 된다는 생각에 자신감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면 학년이 올라가거나 나이를 먹을수록 흥미를 잃게되어 결국 '수포자'가 되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수포자였음을 고백한다. 수학을 싫어했던 저자가 어른이 되어 수학의 재미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하니 믿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포자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수학의 즐거움을 알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으리라 확신이 들었다. . . 이 책은 초등학생 저학년를 대상으로 하는 수학동화다. 수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의도로 자연수, 분수, 무리수 등을 배운다. 하지만 문제로 확인하며 개념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 . "난 너와 우주를 여행하고 싶어. 수로 이루어진 끝없는 우주 말이야." . . 찰리와 누메로의 수학여행은 일상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누메로라는 수학괴물 덕분에 수학의 역사적 장면을 만나기도 한다. 주로 초등수학에 해당되는 내용이 많아서 초등학생에개 추천할만 하다. 하지만 단순히 학습을 목표로 하기에는 이 책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스토리텔링으로 수학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라기에는 가족과 생활을 중심으로 하는 동화이야기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안녕오늘도좋은하루 . . 특수교사로 근무하거나 지망한다고 하면 가장 처음에 드는 생각은 '대단하다'이다. 대단하다 혹은 힘들겠다. 그렇다면 장애를 가진 특수학교 학생들은 어렵고 힘든 존재들인걸까? 장애인이 나오는 서사에서는 언제나 삶의 고군분투를 보여줌으로써 독자에게는 연민을 기반으로 하는 감정을 이끄는 듯 하다. 그러나 순수한 연민 뿐만 아니라 어쩌면 스스로 자신의 삶과 견주는 이기심도 발동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희생해야하고 그것에 감사해야하는 것이 전형적인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것은 비장애인이 최대한 거리를 두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먼 거리에서 보기 때문에 편견 속에서 섣불리 판단하고 그들의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살핀 적이 없었기에 저지른 착각들이 아닐까. 안녕, 오늘도 좋은 하루! 웃으며 서로 인사하는 것, 누구에게나 일상적인 하루의 시작은 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특수교사가 직접 그리고 쓴 교단 에세이를 만화로 엮은 책이다. 특수학급에서 흔히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며 장애학생들과의 평범하지만 행복한 시간들이 그대로 전해진다. 장애인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들이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고 어떤 이유로 힘든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읽는 내내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과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단순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읽다보면 그런 평범을 만들어나가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모습이 행복감을 전한다. 어쩌면 연령대가 조금 낮은 유쾌한 아이들과 다정다감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읽는 동안은 순수한 즐거움을, 읽고나서는 뭉클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